배우 나문희(84)가 25일 별세한 고(故) 이순재를 향한 깊은 그리움과 각별한 동료애를 드러냈다. 나문희는 이날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선생님은 우리 문화의 역사 그 자체인 분"이라며 "충무로에 '이순재로'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문희는 2006년 11월부터 2007년 7월까지 인기리에 방영된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고 이순재와 부부 호흡을 맞추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극 중 나문희가 며느리로 나온 박해미와 음식 이름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다 "호박고구마"라고 화를 내는 장면은 여전히 후배 연기자들이 패러디할 정도로 회자되고 있다. 고 이순재도 당시 '야동 순재'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코믹 캐릭터를 찰떡 같이 소화했다.
나문희는 고 이순재에 대해 "연기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늘 열정을 잃지 않았던 분"이라며 "'하이킥'을 할 때도 한 번을 쉬거나 빠진 적이 없다"고 회고했다. 이어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후배들 연극을 챙겨 보러 다니시곤 했다"고 덧붙였다.
나문희와 고 이순재는 2014년 9월 연극 '황금연못'에서 재회했다. 이들은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8년 만에 노부부로 다시금 무대에 서며 주목을 받았다. 나문희는 '황금연못' 제작발표회에서 "우리집 영감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이순재 선생님이 내 남편 같고 편하다"며 "'하이킥' 때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마음 놓고 같이 의지하며 연기했다"고 고 이순재를 향한 굳은 신뢰를 나타낸 바 있다. 나문희는 당시를 떠올리며 "나중에 또 같이 작품하고 연기하자는 꿈 같은 얘기를 했었는데"라며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현재 둘째 딸과 부산 해운대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는 나문희는 "호텔 지배인에게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 편찮으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나도 이제 힘이 없으니까 그동안 자주 뵙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고 이순재는 이날 새벽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국민 배우였던 그의 타계 소식에 연예계는 큰 슬픔에 빠졌다. 생전 그와 작품으로 인연을 맺은 동료 배우들은 SNS 등을 통해 애도의 글을 남기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이날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6시 20분이며, 장지는 경기 이천 에덴낙원이다. 상주에는 아내 최희정 씨와 아들, 딸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출생한 고 이순재는 4세 때 조부모를 따라 서울로 내려왔으며, 호적상으로는 1935년생이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데뷔한 후 1965년 TBC 1기 전속 배우로 활동하며 생전 100편이 넘는 드라마에 출연했다. 또한 방송뿐만 아니라 영화와 연극을 넘나들며 한국 대중문화에 있어 큰 획을 그었다.
1970~80년대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을 세 차례 역임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민자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민자당 부대변인과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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