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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 갑질 논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지만[김노을의 선셋노트]

  • 김노을 기자
  • 2025-12-20
방송인 박나래가 갑질, 횡령, 불법 시술 논란에 휩싸이며 연예계 생활 일생일대 위기에 봉착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지만, 너무도 치명적인 먼지 더미가 드러난 탓에 대중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KBS 21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숱한 개그 프로그램과 예능을 거쳐온 박나래는 2019년 MBC 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인기의 정점에 섰다. 거기에는 MBC 간판 예능 '나 혼자 산다'가 있었고, 오랜 시간 동고동락하며 웃음을 만들어낸 동료들이 함께였다. 박나래의 대상 수상 비결은 거창하지 않았다. 대중은 인간적이고 소탈한 성격, 정 많고 베풀 줄 아는 인성, 여기에 말재간까지 갖춘 박나래를 좋아했다.

그런 박나래가 회사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니, 대중이 느낀 충격과 배신감이 이만저만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박나래와 갈등의 골이 깊은 전 매니저들은 박나래가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술과 안주를 제공하는 술 파티, 일명 '나래바'의 실체를 폭로했다. 방송에 비춰진 나래바는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박나래가 인심을 베푸는 곳이지만 그 내막에는 소위 '갑질'이 도사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전 매니저들의 주장은 이렇다. 박나래가 나래바를 위한 안주 심부름, 파티 뒷정리 등을 두 여성 매니저들에게 시켰고, 안주 혹은 재료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쑤였다. 또, 술자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이유로 24시간 대기를 지시하고, 심지어 술자리까지 강요했다. 술을 거부할 경우 박나래로부터 폭언을 듣거나 그가 던진 술잔에 맞아 신체 일부를 다쳤다는 주장도 나왔다.

갑질 논란의 연장선에서 4대 보험 문제도 제기됐다. 전 매니저 중 한 명은 "지난해 9월 12일부터 박나래와 일했는데 계약서를 안 쓰고 세금 3.3%만 떼고 월급을 받았다. 원치 않는 프리랜서 형태였다. 박나래에게 '4대 보험에 가입시켜달라'고 요청했으나 해주지 않았다. 박나래와 그의 어머니, 전 남자친구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 일도 하지 않은 전 남자친구에게는 매월 400만 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니까, 인심 좋은 사람 이미지를 구축한 바로 그 나래바에서 온갖 갑질과 폭력, 비상식적인 사고가 난무했다는 말이다. "지금 시대가 어느 땐데"라는 시쳇말처럼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은 물론 그 누구에게도 해선 안 될 행동만 골라서 한 셈이다. 그리고 폭로 속 그의 행동들은 대중 정서와 정확히 대척점에 있다. 나아가 방송에선 그토록 정 넘쳐 보이던 박나래가 정작 현실에선 상대적 약자인 직원들에게 횡포를 부렸다는 폭로 자체가 대중에게 큰 배신감으로 작용했다.

전 매니저가 요구한 4대 보험 가입은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근로 계약 의무 사항이다. 반면 근무 시간 외 사적인 일을 지시하고 강요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 행동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흔히 '악덕 업주', '갑질 업주'라고 부른다.

대중 정서와 시류를 읽어내지 못한 박나래는 해명마저 처참했다. 한 현직 변호사는 박나래의 입장문 속 '가족처럼 지냈던 매니저 두 분이 갑작스레 퇴사를 했다', '얘기할 기회가 없어서 오해가 쌓였다', '저희 사이의 오해와 불신들은 풀 수 있었지만' 같은 표현들을 짚으며 "아직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거다. (전 매니저들의) 퇴사 원인을 '오해가 쌓였다'고 판단한 거다. 이렇게 인식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뇌의 기능이 멈췄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일갈할 만큼, 박나래는 초점이 엇나간 해명문을 비장하게 내놨다. 이후 내놓은 2분 24초 분량의 영상은 더 가관이었다. 일련의 논란들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법적 절차'만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박나래와 전 매니저들간 공방은 한동안 이어질 모양새다. 이들에게 어떤 과거가 있었길래 이 지경까지 온 것인지 제3자들은 속속들이 알 수 없다. 다만 어느 과거로 인해 누군가는 지금까지도 상처받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논란 이후 매번 악수(惡手)만 두는 박나래의 다음 수는 조금 더 현명하고 지혜로운 처신이길 진심으로 바란다.
김노을 기자 | kim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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