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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 "분량 적은 '왕사남'..왜 선택했냐고요?"[★FULL인터뷰]

  • 김나연 기자
  • 2026-01-25
배우 전미도가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를 통해 다시 한번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연극에서 뮤지컬, 드라마, 영화까지 전미도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 전미도는 단종 이홍위를 보필하는 궁녀 매화 역을 맡아 특유의 포근한 미소와 강단 있는 눈빛까지 섬세한 감정을 오가며 극에 풍성함을 더한다.

전미도는 매화의 분량이 더 적은 상태에서 출연을 제안받았다. 그는 "사실 제 캐릭터보다 스토리가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영화 경험이 없다 보니까 역사적 기록 한 두줄을 가지고, 두 시간짜리 영화를 만들어내는 게 신기하더라. 근데 이 이야기가 너무 인간적이면서 따뜻했다. 제가 공교롭게 그 시기에 받았던 대본이 다 잔인하거나 자극적인 대본이었는데, 따뜻한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대본을 받았을 때는 이 역할의 마무리가 없었다. 그런데도 마지막 장면을 읽고 눈물이 나더라. 감독님은 제가 만나자고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감독님이 만나자고 해서 나간 거였다. 거기서 5시간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감독님이 '매화의 비중이 갑자기 커질 순 없지만 조금씩 다듬어갈 예정이니까 생각해 보지 않겠냐'고 하시더라. 그때 (유) 해진 선배님을 비롯해서 주요 배역이 캐스팅된 상태였고, 이 선배님들과 첫 영화에 함께하게 된다면 배울 게 많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겠다는 생각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대에서 주로 활동했던 전미도는 "매체 연기에서 제일 어려운 게 표정을 짓는 거다. 무대에서는 1열에 계신 분들 아니고서는 쉽게 제 표정을 볼 수 없다. 매체하면서 고민되는 부분인데 몸을 쓰지 않고 표정만으로 감정을 담아볼 수 있어서 저에게도 공부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전미도는 캐릭터에 대해 "단종을 위해 묵묵히 서 있는 인물이고, 목숨까지 걸고 자처해서 유배길을 따라나선 궁녀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모든 상황에서 단종보다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먼저 상황을 판단하고, 사람을 만나서 경계하거나 방어하는 태도를 취해야 했고, 대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행동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유해진 선배님과 첫 만남 신에서 '네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다 시도해봐'라고 하시고, 실제로 다 받아주시더라. 그런 액션과 리액션이 쌓이고 쌓이며 만들어졌는데 감독님이 대단히 좋아하셨다"고 덧붙였다.

또한 단종 역의 박지훈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첫 촬영 때 도착했는데 이미 (박) 지훈이가 집중해있었다. 보기만 해도 안쓰러워서 눈물이 날 것 같더라. 유지태 선배님도 등장하자마자 압도가 되더라. 저도 단종 못지않게 한명회라는 인물이 두려운 존재이기 때문에 복잡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표현됐다"고 말했다.

이어 박지훈에 대해서는 "몰입도가 굉장히 좋은 배우였다. 나이가 많지 않은데도 제가 그동안 접한 그 나이대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태도, 온도와는 다른 친구였다. 단종에 집중하려고 평소에도 들떠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늘 말수도 없고, 묵묵하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봐서 말 걸기도 어려웠다"며 "매화 역이 단종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사이도 아니다 보니까 옆에서 묵묵히 지켜봤다"고 전했다.

이렇듯 작품을 통해 첫 사극 연기에 도전한 전미도는 "막상 해보니까 쉽지 않더라. 현대의 말과 어미가 다르니까 거기서 작은 뉘앙스를 살리는 게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여배우가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연기하는 게 쉽지 않다. 저는 궁녀이기 때문에 거의 화장기 없이 나오는데 그래도 한번 부딪히고 싶었다. 치장된 모습이 아니라 날것 그대로 연기하며 더 '배우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장항준 감독은 전미도가 매화 역에 출연을 결정하며 역할의 분량이 늘고, 풍성해졌다고 밝혔다. 전미도는 "촬영 들어가기 전에 촬영 감독님이 제가 출연한다는 걸 의아해하시면서 매화의 마무리가 없는 게 아쉽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어느 날 실제 기록에 기반한 매화의 마지막 장면을 제안하셨는데 감독님이 본인 아이디어인 것처럼 말해주시면서 '나 잘했지?'라고 하시더라"라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그래도 저는 너무 감사했다. 그런 마무리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여운이 남았다"고 말했다.

전미도는 '왕과 사는 남자'로 진짜 영화 현장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그는 "이번에 영월에서 숙식하며 촬영하다 보니까 연극 작업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감독님, 배우들과 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도 많았다. 근데 드라마는 아무래도 당일에 만나 연기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번에는 모든 배우들과 두루두루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가 참 가족적이고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굉장히 낭만 있는 현장이더라"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번 작품의 촬영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면서 "제가 지금까지 참여했던 매체 작품의 분위기가 다 좋았다. 같이 했던 배우들이 다 인성도 좋고, 긍정적인 분들이었다. '서른, 아홉'의 손예진 선배님, '커넥트'의 지성 선배님도 그렇고 현장에서 리더격인 선배님들이 솔선수범하는 분들이라서 현장마다 너무 좋았다. 저도 제가 복이 많은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면서 "근데 다음을 생각하면 복인지, 독인지 헷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무대와 매체를 오가며 여러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전미도다. 그는 "슬럼프 시기가 있었다. 공연을 다 고사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던 시기가 있었고, 아이가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쉽게 생기지 않았다. 그러다가 '슬기로운 의사생활' 오디션 제안이 들어와서 에피소드 주연이라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했다. 어쩌다 보니 송화를 맡게 돼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다. 뜻하지 않게 기회가 열려서 여기까지 왔다는 게 신기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 연기에 대해 평가하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고,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있는 것 같다. 이 영화에서 비중이 적은데 왜 선택했냐는 분들도 계시는데 저에게는 이 영화가 첫 영화기 때문에 이런 시작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미도는 "제가 이렇게까지 다양한 곳에서 연기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연극부터 시작해 뮤지컬도 하게 되고, 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하게 돼서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메커니즘을 다 경험하고, 할 수 있게 된다면 배우로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하고 싶은 작품을 스스로 선택하며 연기할 수 있다면 그보다 감사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그에 따른 고민 또한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는 뜻일 터. 전미도는 "시기를 정하는 게 참 어렵다. 공연은 대관 문제가 있어서 내후년의 공연도 지금 시기에 제안이 들어온다. 드라마나 영화는 잘 모르겠지만, 미리 캐스팅하는 경우도 있고, 촬영이 임박해서 캐스팅하는 경우도 있다. 미리 얘기가 돼 있어도 상대 배우의 스케줄에 따라 언제 들어갈지 모르다 보니까 기다리는 시기가 생긴다. 그럼 계속 공연 쪽에 양해를 구해야 하고, 기다리게 만드는 일이 생기면서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됐던 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하고 싶은 공연이 있으면 미리 공연하고, 그 시기에 들어오는 매체 작품은 거절하려고 한다. 좋은 작품이라도 나와 인연이 아닌 걸로 생각하자는 마음"이라며 "지금도 공연을 미리 잡아둔 상태다. 그렇지 않으면 이리저리 끌려다닐 것 같더라"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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