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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원, 과연 완전 해체만이 정답일까 [문완식의 톡식]

  • 문완식 기자
  • 2021-03-10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걸그룹 아이즈원(IZ*ONE·권은비, 미야와키 사쿠라, 강혜원, 최예나, 이채연, 김채원, 김민주, 야부키 나코, 혼다 히토미, 조유리, 안유진, 장원영)이 '마무리'를 얘기했다.

Mnet과 스윙엔터테인먼트/오프더레코드 등 아이즈원 관계사들은 지난 10일 아이즈원의 프로젝트 종료를 앞두고, 12명 멤버들의 최선의 활동을 위해 각 소속사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청취하며 논의를 해왔다며 지난 2018년 COLOR*IZ 앨범으로 데뷔해, 한국은 물론 세계 무대서 큰 사랑을 받으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걸그룹으로 성장한 아이즈원의 프로젝트 활동은 예정대로 오는 4월 마무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을 통해 지난 2018년 8월 31일 결성된 아이즈원은 그해 10월 29일 공식 데뷔했다. 프로젝트를 마치는 날은 2021년 4월 29일이다.

권은비(울림), 강혜원(에잇디), 최예나(위에화), 이채연(WM), 김채원(울림), 김민주(얼반웍스이엔티), 조유리(스톤뮤직), 안유진(스타쉽), 장원영(스타쉽) 등 7개 소속사에 소속된 9명의 한국인 멤버들과 미야와키 사쿠라(머큐리/HKT48), 야부키 나코(머큐리, HKT48), 혼다 히토미(DH/AKB48 Team8) 등 2개사 2개팀에 속한 일본인 멤버 3명으로 '복잡하게' 구성된 아이즈원은 결성 당시부터 프로젝트 종료 이후에 대한 관심이 컸다.

앞서 선보였던 아이오아이, 워너원 등 '프로듀스'를 통해 결성됐던 그룹들이 한창 인기 상승 가도에서 프로젝트가 종료되며 허망하게 팬들 곁을 떠나갔기 때문. 아이즈원은 그런 팬들의 아쉬움을 고려해 활동 시기를 좀 더 늘렸지만 '마무리'를 얘기한 지금 시점에서 팬들이 허망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특히 K팝을 대표하는 걸그룹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상태라 더욱 아쉬움을 안긴다.

12명 멤버 개개인이 팬들의 사랑을 받고, 팬들의 지지도 크지만 아이즈원을 떠난 그들은 결국 아이즈원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의 아이즈원 만큼의 폭발적인 반향을 얻기는 힘들 것이다. 앞선 프로젝트 그룹들의 해체 후 멤버들은 원 소속사로 돌아가 다른 그룹의 멤버가 되거나 아니면 솔로 활동에 나섰지만 반응은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할 때와 다르게 나타났다. 원소속사로 돌아가 합류한 그룹이 해체되는 비운을 맞은 멤버들도 많다.

강다니엘, 청하 등이 솔로 활동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이는 이례적으로 봐야한다. 말 그대로 고군분투, 스스로 노력의 결과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워너원이나 아이오아이 이력은 솔로 초반 유리한 지명도의 문제였을 뿐 이후 솔로 활동 결과의 직접적인 요인이 되지는 않았다. 홀로서기에 피, 땀, 눈물을 흘린 강다니엘과 청하가 이뤄낸 결과물이다.



다시 아이즈원 얘기로 돌아가서, 이들이 원소속사의 기존 걸그룹이나 새 걸그룹의 멤버로 활동한다면 과연 아이즈원 만큼의 파급력이나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기존 걸그룹은 당연히 아이즈원보다 인기나 지명도가 떨어질 것이고, 아이즈원 출신 멤버의 영입은 인기나 지명도를 높이는 작용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 멤버들이 아이즈원 출신 멤버에 가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기존 멤버들의 지명도 자체가 없는 신인 걸그룹 참여는 자칫 아이즈원 출신 특정 멤버만 부각시켜 다른 멤버들이 손해 보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득보다 실이 많은 것. 아이오아이 센터 출신 전소미가 복귀한 가운데 새롭게 론칭한 걸그룹 IZTY에 전소미를 참여시키지 않았던 JYP엔터테인먼트의 선택은 이런 것과 무관하지 않다. 어느 걸그룹에 가더라도 센터감이었던 전소미는 결국 JYP를 나와 솔로로 활동 중이지만 예전 '아이오아이 전소미'만큼의 아우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다양한 매력을 지닌 각양각색의 멤버들로 퍼즐처럼 이리저리 맞춰진 게 프로젝트 그룹인데 그 퍼즐들을 다른 판에 끼우려 하니 그림 만드는 게 쉽지 않다. 퍼즐 하나만으로 그림 만드는 건 더욱 힘들다.

일본인 멤버들도 아이즈원의 '마무리'가 반가울 수 없다. 기존 소속됐던 AKB48이나 HKT48이 일본 현지나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유명 걸그룹이라고는 하지만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지금의 아이즈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사쿠라, 나코, 히토미로서는 '다 버리고' 돌아가는 느낌일 테다. 빅히트는 부인하고 있지만 사쿠라의 빅히트 계약설은 아이즈원에서 활동 중인 일본인 멤버들의 고민을 엿보는 듯하다.

아이즈원의 약속된 시계는 얼마 남지 않았다. '마무리' 공식 발표 이후 일부에서 유닛설 등 아이즈원 이후에 대한 얘기들도 나오는 걸 보면 기존 프로젝트 그룹들의 활동 종료 후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성명권 등 여러 권리관계가 얽혀 '아이즈원'이라는 이름으로 12명이 활동할 수는 없겠지만, 결성부터 지금까지 그들의 활동을 응원했던 팬들을 위해 멤버들과 소속사, CJ ENM의 조금 다른 결정을 기대해보고 싶다.

이대로 보내기엔 너무 아쉽지 않은가.

문완식 기자 | munwan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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