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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억지로 짜맞춘 10주년..씁쓸한 생일잔치 [★FOCUS]

  • 이승훈 기자
  • 2026-08-08

8월 8일, K팝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온 걸 그룹 블랙핑크(BLACKPINK)가 마침내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마의 7년'을 가뿐히 넘어 글로벌 톱스타의 자리에 오른 블랙핑크에게 10년이라는 세월은 가요계 안팎의 뜨거운 축복 속 대대적인 축제가 펼쳐져야 마땅한 순간이다. 하지만 막이 오른 10주년 당일의 풍경은 씁쓸하기 짝이 없다. 쏟아지는 팬들의 비난과 우여곡절 끝에 '어쨌든 행사를 열긴 여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깔끔한 구석이라곤 찾을 수 없는 10주년이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아무런 행사 공지조차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팬덤 블링크의 분노가 극에 달하자, 10주년을 단 이틀 앞둔 지난 6일 밤에야 기습적으로 '밋앤그릿' 행사를 공지했다.

그러나 기습 공지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전 세계 수천만 팬을 거느린 아티스트의 10주년 행사에 초청되는 인원이 고작 40명에 불과했던 데다,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조차 명시되지 않았다. 심지어 '스케줄상 가능한 일부 멤버만 참석한다'는 반쪽짜리 공지까지 더해지며 "팬들을 대놓고 우롱한다"는 비판의 화살이 쏟아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YG는 7일 "멤버 4명 전원이 참석하기로 최종 확인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극적으로 '4인 완전체' 모양새는 갖췄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아름다운 미담으로 포장될 수는 없다.


이번 10주년 행사의 막전막후에는 소속사와 멤버들 사이의 삐걱거리는 불통과 씁쓸한 속사정이 숨어있다. 연예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실 YG는 오래전부터 블랙핑크의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기획안을 멤버들에게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멤버들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스케줄과 행사 방향성을 둘러싼 난맥상이 이어졌다.

결국 10주년이라는 거대한 이정표를 앞두고도 소속사의 안일함과 멤버들의 미온적인 태도가 맞물리면서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온 셈이다. 소속사도, 멤버들도 누구 하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4인 전원 참석 역시 허둥지둥 이뤄졌다. 멤버 2명이 갑작스럽게 참석 의지를 피력했고, 이에 나머지 2명도 급하게 기존 일정을 조정하며 가까스로 자리가 마련됐다는 후문이다. 4명의 멤버가 한자리에 모이는 최소한의 시간조차 사전에 조율되지 않았을 만큼, 이번 행사가 얼마나 급박하고 조잡하게 추진됐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우여곡절 끝에 개최되는 10주년 행사의 장소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알려졌다. K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상징적인 공간에서 팬들을 만난다는 명분은 그럴싸하다. 그러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거대한 박물관 한구석에 고작 40명의 팬을 모아놓고 소통을 나누는 어처구니없는 풍경이 연출되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이번 10주년 행사가 기쁨의 자축이 아닌, 불안한 미래의 복선처럼 읽힌다는 점이다. 현재 YG와 블랙핑크의 그룹 전속 계약은 또다시 만료를 앞두고 있다. 가요계에 따르면 양측의 재계약 관련 논의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각자의 길을 걸으며 개별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멤버들과 이들을 한데 묶어둘 동력을 잃어가는 소속사. 1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날마저 서로 간의 원활하지 않은 소통으로 얼룩진 채 40명 급조 행사로 때우는 지금의 현실은 향후 블랙핑크의 재계약 전선에도 짙은 먹구름이 끼어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여곡절 끝에 8일 블랙핑크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40명의 팬을 만난다. 10년을 함께해 온 전 세계 팬들이 바란 것은 억지로 시간을 짜내어 모인 40명 앞에서의 촌극이 아니었다. '어쨌든 행사는 열었다'며 안도하고 있을 소속사와 멤버들이 오늘이라는 날이 전 세계 블링크에게 어떤 아쉬움과 씁쓸함으로 기억될지 가슴 깊이 되새겨볼 일이다.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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