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결혼, 가정, 사랑, 자녀를 간접 경험하면서 차세리 같은 여자가 있으면 당장 결혼하고 싶다고 했어요. 결혼과 사랑에 대해 더 긍정적이 됐죠. 예전부터 저한테 데이트 프로그램 섭외가 많이 들어왔는데 아직까진 못했어요. 그렇다고 비혼주의자는 아니에요."
배우 김형묵이 KBS 2TV 주말드라마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극본 박지숙, 연출 한준서, 이하 '사랑처방')를 통해 '남편'이자 '아빠'를 간접 체험했다.
"동료들이 '빨리 결혼 안 하냐'라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을 정말 사랑할 것 같다고. 저는 지금 생각해도 인생에서 제일 아름다운 모습은 가정, 사랑인 것 같아요."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는 30년 동안 악연으로 얽혔던 두 집안이 오해를 풀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결국 하나의 가족으로 다시 태어나는 패밀리 메이크업 드라마.
김형묵은 극 중 양지바른 한의원 양동익 원장으로 분해 두 번째 아내 차세리(소이현 분)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보인 애처가로 활약했다. 양동익은 어렵게 재회한 친딸 최민서(박리원 분)가 미국으로 돌아간 뒤 공허해하는 차세리를 위해 아들 양현빈(박기웅 분)에게 당부하며 차세리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기 위해 노력했다.
1999년 뮤지컬 '캣츠'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김형묵은 무대와 매체를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 '폭군의 셰프', '빈센조', '열혈사제', 영화 '군체', '어쩔수가없다', 뮤지컬 '슈가' 등에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사랑처방' 종영 소감은?
▶'사랑처방'으로 삼행시를 지을 정도였는데, 너무 사랑했던 드라마다. 주기적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 아직도 있는 좋은 작품이었다. 감독님, 작가님, 선후배님들이 특히 좋았다. 나중엔 극중 상황이 진짜 가족처럼 느껴졌다. 요즘 가족 얘기가 많지 않은데, 저희는 끝까지 사랑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 게 감사했다. 주말극도 꼭 해보고 싶었다. 처음 회식 자리에 갔는데 캐릭터들이 바로 앉아있더라.
-긴 호흡의 드라마는 처음 하는 것이지 않나.
▶긴 세트 촬영도 처음이었다. 연극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세트 촬영은 특히 연극처럼 쭉 끌고 가는 게 있더라.
-양동익은 속물 한의사였고, 애정결핍에서 비롯된 열등감과 인정 욕구가 있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상처 있는 역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그런 역을 맡게 됐다. 일단 저를 많이 돌아봤다. 그간 센 캐릭터가 많았는데 사실 저는 섬세한 사람이어서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양동익은 저와 닮은 부분도 많아서 저를 많이 투영했다. 상상과 관찰과 내가 조합돼서 나왔다. 첫 회식 때부터 김승수 형이 '너는 양동익이 돼 있다'라고 해주셨다. 제가 나중에 성장해서 공정한 역처럼 된다. 양동익이 상처 받으면 욱하고 한없이 따뜻하고 정 많고 개구진 부분이 저와 닮았다.


-MBTI가 어떻게 되는지.
▶ENTJ, ISFP 다양하게 나온다. 남들은 제게 E라고 하지만, 굉장히 I이면서 직관적이기도 하고 경험을 중시하며 논리적이기도 하다. 여행 갈 때와 연기할 때는 J이지만 상황에 맞게 하기도 한다.
-'사랑처방'에서 소이현 배우와 연기 호흡은 어땠나.
▶이현이를 만난 건 기적이다. 이현이가 제게 '(인)교진 오빠랑도 잘 통할 것 같은데?'라고도 하더라. 너무 긍정적이고 예쁘고 성격까지 좋더라. 승수 형과 함께 저는 이현이와 베스트 커플상을 연말에 받아보고 싶다. 너무 좋은 파트너를 만난 것 같아 감사하다. 인교진 씨는 제가 'SUGAR' 공연을 할 때 잠깐 오셔서 뵌 적이 있는데 너무 좋은 분 같았다.
-김승수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승수 형을 만난 건 축복이다. 기웅이, 세연이 등 다른 배우들을 만난 것도 축복이다. 승수형은 정말 공정한 같았고 친구처럼 저를 대해주셨다. 제가 연기할 때 복잡한 생각이 들면 형이 조언을 많이 해줬다. 기웅이랑 세연이가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에서 형이랑 저랑 '우린 아직 미혼인데 여기 있네'라고 했다.(웃음)


-전작 '폭군의 셰프', '언더커버 미쓰홍' 등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보여줬다.
▶다행히 작품들이 잘됐다. 제가 연기한지는 오래됐는데 매체 연기로 넘어와서 연기한 건 10년이 됐다. 제가 연기할 때 제 안에 누가 들어와서 연기를 하는 게 느껴질 때가 많다. 늘 준비하고 있으면 어떤 운과 기운이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항상 겸손하게 살려고 한다. 저는 치열하게도 살고 있다.
-결혼은 아직인 것 같다고 했는데, 아직도 커리어에 목이 마른지.
▶거짓말이 아니라 저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생각한다. 아직 저를 많이 모르신다고 생각한다. 저는 작품을 살리는 배우가 되고 싶은데, 그런 걸 잘하면 좋은 배우가 되지만 잘하지 않으면 좋은 배우가 되기 힘들다. 어떤 관계자는 '할리우드를 가봐라'라고도 하시던데 가보고 싶다. 저는 아직 뮤지컬, 연극, 영화, 드라마, 예능, 콘서트, 무용 등에서 보여줄 게 많다고 생각한다. 북미 투어처럼 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제가 '캣츠'의 악마 고양이 출신이다.(웃음) 피아노, 춤 등 다양하게 할 수 있는데 '중년 아이돌'이 되고 싶다.
-춤을 잘 춘다는 점에서 가수 박진영과 궤를 같이 한다.
▶박진영 선배님은 제가 데뷔 때부터 좋아했다. 예능 때 제가 따라했더니 박진영 선배님이 연락을 주셨고 지금도 종종 연락하면서 콘서트도 가고 있다. 제가 재즈, 한국무용, 아크로바틱 등 다양하게 할 수 있는데 그걸 해야 뮤지컬을 할 수 있던 시기가 있었다. 성악 오페라도 오래 했다.

-'라디오스타', '미운 우리 새끼' 등에 출연했을 때 반응이 좋았다. 다른 예능 출연에도 욕심이 있는지.
▶예능하는 분들을 정말 존경한다. 예능을 하면 연기에 도움이 된다. 너무 재미있다.
-가수 박진영을 잇는 패러디 캐릭터가 있을지?
▶저는 박진영 씨 닮았다는 말이 싫지 않다. 제 안에 많은 제가 있다. '복면가왕' 심사위원들의 표정도 잘 따라한다. '한블리'에서 자동차 뒷모습을 따라하기도 했다.(웃음) 어릴 때부터 뭘 따라하는 걸 좋아했다.
-하반기 활동 계획은?
▶잠깐 짬이 날 때 집을 다 뒤집어 엎어서 바꾸고 대청소를 하려고 한다. 제가 집 앞에 사무실 아지트를 얻었는데, 책 보고 대본 연습을 하려고 한다. 하반기에 단막극 두 개 정도 출연할 예정이고 뮤지컬 등 제안 받은 작품을 보고 있다. 연기로 일하고 연기로 스트레스 풀고 연기로 행복하다. 저는 아직 유럽, 하와이 여행도 못 가봤는데 일로 쉬는 편이다. 저는 연기가 진짜 너무 좋다. 관객은 물론,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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