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 왕의 귀환이라 부를 만하다.
보이 그룹 빅뱅(BIGBANG)이 데뷔 20주년을 맞아 세 배 더 강력해진 존재감을 과시하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역대급 무대를 완성했다.
빅뱅(지드래곤, 태양, 대성)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데뷔 20주년 월드투어 'BIGBANG 2026-2027 WORLD TOUR < XX : COSMOS > IN GOYANG'을 개최했다.
이날 무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늦여름의 날씨였지만, 공연장 주변은 일찍부터 빅뱅의 상징인 노란색 왕관 야광봉을 든 다국적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또한 아이돌인데다가 보이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세대를 초월한 팬들이 모여 빅뱅이 왜 국민 아이돌인지 실감케 했다.



세 멤버는 빅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무대로 완벽하게 증명했다. 빅뱅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전 세대를 관통하는 셋리스트였다. 2006년 데뷔 이래 수많은 히트곡 '판타스틱 베이비', '루저', '하루 하루', '거짓말', '뱅뱅뱅', '천국', '마지막 인사', '꽃 길', '봄여름가을겨울' 등을 쏟아낸 빅뱅은 전주 단 1초만으로도 약 4만 관객의 떼창을 이끌어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멤버들의 목소리를 덮어버릴 만큼 거대한 떼창 역시 관전 포인트였다. 가수와 팬이 온전히 하나 되는 감동적인 순간은 물론, 빅뱅 데뷔 초 히트곡이 나올 땐 수많은 팬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그 시절의 청춘을 떠올리는 장관이 연출됐다.
또한 빅뱅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층 더 성숙해진 멤버 개개인의 음악적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솔로 무대로 자신들의 현재를 대변했다. 무엇보다 이번 투어에서 최초로 공개된 신곡 '빅(BiiiG)'의 무대를 통해 여전히 트렌드의 최전선에 서 있음을 증명, 빅뱅이 나아갈 미래의 청사진까지 완벽하게 제시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노하우가 집약된 공연 프로덕션은 월드클래스의 품격을 입증하기 충분했다. 세계적인 마스터 와우 존스가 이끄는 최상급 밴드 세션이 전곡을 라이브로 연주하며 폭발적인 사운드를 구현했다. 여기에 마이크 카슨과 에스 데블린 등 세계적 거장들이 연출과 무대 디자인에 합류, 시시각각 변하는 압도적인 시각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원래부터 실력파로 정평이 난 빅뱅이지만, 이번 무대에서 보여준 보컬 역량은 명불허전이었다. 태양과 대성은 각각 독보적인 음색과 폭발적인 가창력을 무기 삼아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선보이며 '라이브 최적화 아티스트'라는 수식어를 다시금 입증했다. 태양의 유려한 그루브와 대성의 시원한 고음이 터질 때마다 객석에서는 감탄이 섞인 탄성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사실 대중과 팬들이 가장 예의주시했던 요주의 인물은 리더 지드래곤이었다. 그는 지난해 열린 솔로 월드 투어 당시 공연 중 일부 구간을 허밍으로 때우거나 가사 숙지가 덜 된 듯 머쓱한 웃음으로 넘기고, 찢어지는 발성과 피치 불안정으로 멜로디 라인을 무너뜨리며 데뷔 이래 보기 드문 라이브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하지만 1년 만에 무대에 선 지드래곤은 과거의 논란을 비웃기라도 하듯 전성기 시절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완벽한 폼으로 돌아와있었다. 흠잡을 데 없는 라이브 실력과 지드래곤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유의 힙한 무대 매너와 카리스마로 공연장을 장악하며 관객들을 완전히 홀렸다. 지드래곤의 완벽한 래핑과 라이브가 이어지자 관객들은 안도의 한숨 대신 열광적인 환호로 그의 화려한 귀환을 반겼다.

결과적으로 이번 20주년 콘서트는 단순한 음악 공연을 넘어 세대를 통합하는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매김했다. 빅뱅의 음악과 함께 10대와 20대를 보낸 동세대 관객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아련한 청춘의 추억을, 1020 젊은 세대에게는 대체 불가능한 신선함과 충격을 선물했다. 객석 곳곳에서는 오랜 시간 빅뱅을 지지해 온 골수팬부터 새롭게 유입된 10대 팬들까지 한데 어우러져 거대한 노란 불빛의 파도를 만들어냈다.
과거의 향수, 현재의 완벽함, 그리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감까지 모든 것을 쏟아부은 20주년 콘서트의 성공적인 개최는 빅뱅이 왜 현재 진행형 전설인지 스스로 증명해 낸 최고의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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