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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이 밝힌 '호프'의 시작.."한반도 전쟁 날 것 같은 불길함"[31회 BIFF]

  • 부산=김나연 기자
  • 2026-10-08
나홍진 감독의 영화 세계는 '불길함'에서 출발했다. 그는 '호프'의 출발점도 전쟁에 대한 불안함이었다고 밝혔다.

8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마스터 클래스 '나홍진 그가 곧 장르'가 열렸다. 이날 나홍진 감독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나홍진 감독은 "인간은 굉장히 다층적이고 복잡한 존재라서 어떤 하나의 유형으로 나누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인물이 한 작품 안에서 두세 명, 네 명씩 늘어나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거미줄처럼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며 "처음에는 너무 복잡한 구성이 생긴다고 느꼈지만, 오히려 그 복잡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 중 인물들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 그 거미줄 안에 집어넣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이야기를 깔끔하게 정리하려 하기보다는 관객들과 함께 그 안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싶었다"고 밝혔다.

나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서 중요한 또 다른 요소로 '불길함'을 꼽았다. 그는 "저에게 불길함은 어떤 현상이나 상황을 바라볼 때 느끼는 감각에 가깝다"며 "이 역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다. 그런 불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웬만해서는 영화의 소재로 사용하지 않고, 작품 자체를 시작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프'를 언급하며 "당시 한반도에 전쟁이 날 수도 있겠다는 강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2017년쯤 여러 뉴스들이 이어졌고,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전쟁이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크게 불길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 감정이 결국 '호프'를 쓰게 만든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며 "저에게 불길함은 시나리오를 쓰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요소들을 넣다 보면 자연스럽게 미스터리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이어 "불안함이나 불길함을 느끼게 되는 원인이 복잡하거나 다층적이고,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것일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낀다"며 "그 두려움이 커지면 결국 답을 찾고 싶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그 답을 쉽게 찾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은 답을 구하기 위해 영화에 더 집중하게 되고, 결국 '이 영화 안에 분명 답이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된다"고 밝혔다.

또 "저는 영화를 만들 때 관객이 그렇게 계속 답을 찾도록 만드는 과정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산=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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