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고은이 쉼 없이 이어지는 작품 활동 속에서도 매번 자신을 돌아보고, 다음 기회를 위해 끊임없이 증명해야 한다는 배우로서의 태도를 밝혔다. 8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배우 김고은의 '액터스 하우스'가 진행됐다. 김고은은 다양한 캐릭터와 함께했던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관객과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이날 김고은은 최근 근황에 대해 "요즘은 정말 숨 돌릴 틈 없이 지내고 있고, 계속 촬영 중"이라며 "현재 찍고 있는 작품도 11월 중순에서 말쯤이면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거의 1년 가까이 촬영하고 있는 작품이라 이 작품이 끝나면 조금은 숨을 돌릴 틈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김고은은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속 재희를 떠올리며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재희는 굉장히 날것의 인물, 말하자면 날생선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이어 "겉으로는 거칠고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자기방어가 보였다. 갓 성인이 된 20대가 겪게 되는 많은 시행착오와 불안도 담겨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재희를 보면서 오히려 제가 무언가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인물이 좋았다"며 "이야기 자체도 너무 재미있어서 대본을 한 번에 쭉 읽어 내려갔다. 그렇게 단숨에 읽히는 작품은 배우에게도 굉장히 귀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출연을 결정하고도 실제 촬영까지 2년 반 정도 기다려야 했다"며 "그래도 이렇게 귀한 작품,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면 꼭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희라는 인물을 꼭 세상 밖으로 꺼내고 싶었고, 그 역할을 하는 사람이 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고은은 '유미의 세포들'에 대해서는 자신의 30대를 열어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시즌1 촬영이 끝났을 때 제 챕터가 새롭게 열리는 느낌이 들었다.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제 안의 여러 가지가 달라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미의 세포들'은 제 30대를 열어준 작품이기도 하다"며 "처음부터 시즌3까지 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시즌3 제작에는 처음에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고. 김고은은 "시즌2까지 좋은 반응을 얻었으니 여기서 그만하는 게 맞지 않겠냐고 했다. 시즌3를 했다가 '괜히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속상할 것 같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시즌3 촬영을 마친 뒤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다 찍고 나니까 비로소 완전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며 "체력적으로는 많이 벅찬 상태였지만, 정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오랜 시간 함께한 제작진과의 관계가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김고은은 "감독님과 5년 동안 호흡을 맞추다 보니 이제는 눈만 봐도 서로 알 수 있을 정도가 됐다"며 "그런 관계성이 주는 힐링이 있더라"고 전했다.
이어 "약 3개월 동안 '유미의 세포들3'을 촬영한 시간이 오히려 제게는 힐링이었다"며 "나에게도 이렇게 오랜 시간 관계를 쌓아온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 대견하기도 했고, 기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고은은 작품을 선택하고 촬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그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스스로에게 '어쩌라고'라는 식으로 말하는 편"이라며 "준비하는 동안에는 제 자신을 많이 몰아붙이지만, 막상 현장에 가면 오히려 저를 풀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 가기 전까지는 충분히 고민하고 괴로워하지만, 촬영에 들어가면 그 스트레스를 내려놓으려고 한다"며 "주변에서 제가 스트레스가 없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실제로 현장에서는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고은은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는 어릴 때부터 힘들다는 말을 잘 못했다. '뭐가 힘들어'라면서 스스로를 계속 몰아붙였고, 어떻게 보면 미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제 힘듦을 조금은 봐주려고 한다"며 "힘들다는 감정을 느끼고, 충분히 받아들인 뒤 털어내는 방식으로 바뀐 것 같다"고 밝혔다.
자신의 작품을 보는 방식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김고은은 "작품이 공개되는 시기에는 보통 두 번 정도 본다"며 "처음 볼 때는 사실 저밖에 안 보인다. '왜 저렇게 했지?' 싶고 아쉬운 점만 눈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보고 나면 저에 대한 것들을 조금 털어낸다. 두 번째 볼 때는 비로소 작품 자체가 보이는지 확인하는 것 같다"며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혹시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없는지를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고은은 매 작품이 끝날 때마다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는다고도 했다. 그는 "촬영이 끝난 뒤에는 반성을 더 많이 한다. 내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그 시기의 내 상태 때문에 어떤 식으로 대처했던 건 아닌지, 이 인물에게 정말 최선을 다했는지를 돌아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고은은 "작품이 나왔을 때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때는 제가 잘한 부분을 다시 돌려보기도 한다"며 "그런 식으로 제 자신을 칭찬해주는 시간도 가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고은은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작품을 하는 것이 한 번도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며 "계속해서 새로운 얼굴을 찾고 싶어지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더 많이 찾아주시고 기회를 달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이에 대해 김고은은 "저는 늘 당연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잘해내야 하고, 일적으로 계속 증명해야 한다"며 "그 증명이 결국 다음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발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계속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저에게도 아직 보여드리지 않은 새로운 얼굴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저를 궁금해해주셔야 그런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다"며 "앞으로도 저라는 배우에 대한 궁금증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장르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김고은은 "제가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하나도 없다"며 "그런데 어릴 때부터 드럼을 치는 여성분들이 너무 멋있어 보여서 몇 시간씩 영상을 찾아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통해서라면 음악 영화나 뮤지컬 영화에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뮤지컬 무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김고은은 "뮤지컬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건 제 영역은 아닌 것 같다"며 "라이브로 무대를 소화한다는 건 굉장한 전문성이 필요한 일이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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