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 Killa 너를 깰 ae 아직도 가리고 환각을 펼친 너" "네 환각들이 점점 너를 구축할 이유가 돼" 난해한 가사와 복잡한 세계관. 언뜻 대중성과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그래서 더 많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메타버스 세계를 선보이며 대중을 사로잡은 걸그룹 에스파(aespa)의 이야기다.
에스파(카리나, 윈터, 지젤, 닝닝)는 지난 5일 첫 번째 미니앨범 'Savage'(새비지)를 발매하고 돌아왔다. 전작 'Next Level'(넥스트 레벨)로 대히트를 기록한 이들이 약 5개월 만에 발매한 신보다.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해세계관 스토리를 담은 곡 'ænergy'(아이너지), 파워풀한 댄스곡 'I'll Make You Cry'(아윌 메이크 유 크라이), 긍정적 메시지 담은 'YEPPI YEPPI'(예삐 예삐), 톡톡 튀는 댄스곡 'ICONIC'(아이코닉), 서정적 멜로디의 팝 곡 '자각몽 (Lucid Dream)' 등 총 6곡이 수록됐다. 다양한 곡을 통해 에스파의 본격적인 세계관의 시작을 알린다.
◆ SMCU의 본격 전개..더 강해진 SMP의 향기
동명의 타이틀곡 'Savage'는 데뷔곡 'Black Mamba'(블랙 맘바)와 직전에 발표한 'Next Level'(넥스트 레벨)을 잇는다. 전작들이 악의 세력 블랙맘바와 광야, 아바타 아이(ae)의 개념에 대해 소개했다면, 이번 곡은 에스파와 아이가 조력자 조력자 나비스(naevis)의 도움으로 광야(KWANGYA)로 나아가 블랙맘바와 맞서는 스토리를 담았다.
개곡의 성 있는 랩과 파워풀한 애드리브, 에너지 넘치는 베이스리프는 대히트를 기록한 전작 'Next Level'(넥스트 레벨)과 비슷한 결을 지닌다. 멜로디 측면에서는 한층 더 SM엔터테인먼트대표 프로듀서 유영진과 SMP(SM Music Performance)의 색깔이 짙어졌다.
본격화된 세계관을 보여주기 위해 뮤직비디오는 SM엔터테인먼트가 만들어낸 새로운 영상 장르인 카우만(CAWMAN)을 활용했다. 카우만이란 카툰(Cartoon)·애니메이션(Animation)·웹툰(Webtoon)·모션그래픽(Motion Graphic)·아바타(Avatar)·소설(Novel)을 합친 혼합 영상 콘텐츠 장르다. 이는 SM엔터테인먼트가 지향하는 미래 콘텐츠 SMCU(SM Cultuer Universe)가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 난해한 세계관, 그래서 더 재밌는 에스파
메타버스 세계관을 내세운 에스파는 데뷔 초부터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따랐다. 아바타와 함께라는 8인조 개념, 싱크(SYNK), 광야 등 어려운 용어 등은 꾸준히 "낯설다" "난해하다"는 반응을 낳았다.
하지만 앞서 SM엔터테인먼트가 초능력을 앞세운 엑소, 무한 확장 개념을 도입한 NCT 등을 선보인 것처럼, 이번에도 촘촘한 설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고퀄리티 콘텐츠로 대중을 이해시키고 있다. 그 덕분에 광야를 배경으로 하는 복잡하고 광활한 스토리 역시 에스파만의 독보적 색깔로 인정받았다.
어려운 세계관을 대신해 퍼포먼스에서는 대중의 눈높이에 맞췄다. 일례로 후렴구 '김이 김이 나 김이 김이 나 Zu Zu Zu Zu'의 따라하기 쉬운 포인트 안무는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숏폼 콘텐츠에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한 영리한 전략이다.
◆ 음반·음원차트 석권.. 'Savage'로 또 한 번 돌풍
'Next Level'로 4세대 대표 걸그룹에 올라선 만큼, 에스파의 컴백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신곡은 지난 5일 공개 이후 멜론, 지니, 벅스 등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다.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일본, 호주, 브라질, 뉴질랜드, 러시아, 덴마크, 베트남, 필리핀, 인도, 페루, 말레이시아, 오만, 인도네시아, 대만, 카자흐스탄, 라오스, 몽골 등 전 세계 17개 지역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뮤직비디오도 에스파의 화제성을 입증했다. 'Savage' 뮤직비디오는 공개 당일 유튜브 전 세계 트렌드 차트에서 1위에 올랐고, 공개 2일 7시간 만인 8일 오전 1시 30분께 5000만뷰를 돌파했다. 이는 공개 3일 10시간 20분 만에 유튜브 조회수 5천만 뷰를 넘겼던 'Next Level'보다 빠른 속도다.
팬덤 크기의 척도라는 음반판매량도 에스파의 높아진 인기를 짐작케 한다. 발매 전 선주문량은 40만을 돌파하며 신인으로서 이례적 성과를 보여줬다. 발매 첫날 판매량은 한터차트 기준 14만7000여 장, 이틀 차에는 20만 장을 넘어섰다. 초동 30만장도 노려볼만하다. 업계에서는 총 판매량 60만장을 내다보고 있다. 'Next Level'에 이은 또 한 번의 돌풍이 시작되고 있다.
공미나 기자 mnxoxo@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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