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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남주 후보 골든글로브 불참..美셀럽들도 보이콧 [종합]

  • 전형화 기자
  • 2022-01-05
배우 이정재가 한국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불참한다. 이정재 뿐 아니라 할리우드에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대한 보이콧이 대대적으로 진행돼 이번 시상식은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영화계에 따르면 이정재는 오는 9일로 예정된 2022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정재는 이번 시상식에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한국배우 최초로 TV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오징어게임'은 최우수 텔레비전 시리즈 후보와 '깐부' 오영수가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한국드라마가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으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당초 이정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 뿐 아니라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가 같은 날 미국에서 개최돼 현지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된데다 넷플릭스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보이콧하면서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는 최종적으로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가 주관하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히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전초전으로 불렸다. 골든글로브 노미네이트와 수상은 상당한 영예로 여겨졌다. 그랬던 골든글로브는 '기생충'과 '미나리' 등의 수상으로 아이러니하게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2020년 '기생충'이 한국영화로는 사상 처음으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으며, 2021년에는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기생충'은 당시 골든글로브에서 감독상과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으나 외국어영화상만 수상했다.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휩쓴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여서 골든글로브가 백인 위주 시상식이기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나리'는 미국 제작사에서 미국 자본으로 만들었는데다 한국계 미국 감독이 연출했는데도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니면 외국어영화상으로 분류되는 골든글로브 규정에 따라 외국어영화로 분류되자 미국 영화계의 큰 반발이 일었다. 그 전 해에 중국계 미국인인 룰루 왕 감독의 '페어웰'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미나리'와 똑 같은 이유로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됐지만 당시는 '미나리' 때 만큼 대대적인 비판이 일지는 않았다.

이후 지난해 2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의 부패 스캔들이 폭로되고, 협회 회원 중에 흑인이 단 한명도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넷플릭스 '브리저튼' 등 흑인배우들이 주요 역할을 맡은 작품들의 기자회견을 거부해왔다는 내부 사실도 공개돼 인종 차별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그간 골든글로브 중계를 해온 미국 NBC가 중계를 취소했으며, 넷플릭스를 비롯한 아마존 스튜디오, 워너미디어 등이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 같은 보이콧에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는 13명의 흑인 회원을 포함해 신규 회원 20명을 추가하고 다양성과 성희롱 교육을 담은 새 행동강령을 추가하는 등 쇄신 방안을 내놨지만 미국 영화계 반응은 차가왔다.

할리우드의 냉소적인 반응은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 발표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13일 진행된 골든글로브 후보 발표는 과거에는 주요 방송사에서 생중계했지만 이번에는 유튜브 중계에 그쳤다. 후보 발표를 그간 할리우드 스타들이 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영화,드라마와는 무관한 래퍼 스눕독 한 명만이 등장해 발표한 것도 이런 현지 분위기를 반영했다.

이와 관련해 4일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유명 배우들과 셀럽들이 대거 불참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골든글로브 측에서 이번 시상식에 참석할지 확인하는 메일을 여러 배우들과 셀럽들에 보냈으나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버라이어티는 해당 메일에 이번 시상식이 어떤 장소에서 열리며, 어떤 방식으로 중계되는지에 대한 소개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NBC가 중계를 취소한 뒤 아직 중계방송을 어떤 방송사에서 할지조차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백신 접종 자료와 PCR 결과 등을 제출해야하며 제한된 인원이 참석할 수 있다는 정도가 설명됐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할리우드의 대대적인 보이콧으로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파행이 예상된다. '오징어게임'이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지만 수상을 해도 현지에서 기쁨을 누릴 한국 관계자들은 없을 것 같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전형화 기자 |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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