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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연 "꿈인지 생시인지..AAA 수상 이후 상복 우르르~" [인터뷰①]

  • 윤성열 기자
  • 2022-01-24
몽글몽글 순두부처럼 부드럽고 순하다. 세상 여리고 겁도 눈물도 많단다.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속 살벌한 대모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맹순이 같다고들 하세요. 세상 허당에 빈틈도 많거든요. 하하."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짙은 화장을 지우고 '순한 맛'으로 돌아온 배우 차지연(40)을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스타뉴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밝고 따스한 에너지가 인터뷰 공간을 가득 메웠다.

"실제 만난 분들은 '그분이 맞으신가요?'라며 의아해하실 때가 많아요. 평소엔 노 메이크업에 머리를 질끈 묶고 다녀서 잘 못 알아보세요. 동네서 운동화 신고 트레이닝복 입고 아이 데리고 편하게 다니거든요. 가끔 알아보는 분들이 '아유~ TV에서 그렇게 무섭게 생긴 양반이, 어쩌면 이렇게 수수해요' 말씀해 주세요."

지난해 차지연은 제대로 '상복'이 터졌다. 지난해 12월 '2021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이하 '2021 AAA') 신스틸러 상을 수상한데 이어 'SBS 연기대상'에서 미니시리즈 장르·판타지 부문 여자 조연상을 거머쥔 것. '모범택시'에서 선보인 임팩트 있는 연기로 일궈낸 성과였다. 최근엔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뮤지컬 '레드북'으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살면서 이렇게 많은 상을 받은 적이 없는데... 꿈인가 생시인가 싶어요. '감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네요. 2022년 시작이 좋아요. '이제 더 열심히 달릴 일만 남았구나' 생각해요."

'모범택시'에서 차지연은 낙원신용정보 백성미 회장 역을 맡아 강렬한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랄한 백성미로 분해 밀도 높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차지연은 "촬영 내내 너무 행복하고 즐겁고 신이 났다"며 "스태프분들과 얼굴 보고 얘기 나누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끝까지 촬영 현장에 남아서 집에 잘 안 갔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호철과 빌런 케미 "둘 다 겁 많은데..."

극 중 구비서 역의 이호철과는 '빌런 케미'가 돋보였다. 이호철도 차지연처럼 작품 속 거칠고 무시무시한 악역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다고. 차지연은 "(이)호철씨랑 첫 촬영을 나이트클럽에서 했는데 얘기를 나눠보니 출연자 중 가장 겁 많고 여린 두 사람이 제일 센 악역을 하고 있더라"며 웃었다. 이호철은 대표적인 '노안 배우'로 꼽힌다. "감독님과 첫 미팅할 때, 제가 '어머, 대선배인가 보다. 잘 모시겠습니다'고 했더니, 연출부에서 '지연 씨보다 후배'라며 막 웃더라고요. 저도 못지않게 노안이라 얘기하기 되게 편했어요. 하하."

'모범택시'에 함께 출연한 김의성은 차지연을 촬영 현장에서 군기가 바짝 들어있던 배우로 기억했다. 드라마 '여인의 향기'(2011) 이후 무려 10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라니, 그럴 만도 했다. 뮤지컬 무대에선 이미 최고의 스타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아직은 어색한 카메라 앞에선 신인이나 다름없었다.

"제가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긴장을 많이 해요. 겁보에요. 처음엔 너무 무서웠나 봐요. '열심히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라고 외치며 허리 굽혀 인사했죠. 하하. (김)의성 선배님이 저희 안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셨어요. 그 무게감이 없었으면 후배들도 한 마음 한 호흡으로 모이기 어려웠을 거에요. 선배님의 숨소리, 그 눈커풀의 떨림 하나까지 직접 바로 앞에서 보면서 연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

-인터뷰②에 이어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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