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서
◆'간신' 이후 생긴 트라우마 극복.."박준우 감독 만난 건 행운"
차지연은 TV나 영화 같은 매체 연기는 영화 '간신'(2015) 이후 한동안 거리를 뒀었다. 음악 예능 '불후의 명곡'에서 음악극 형태로 꾸민 송대관의 '네 박자' 무대를 계기로 '간신' 섭외를 받았다는 차지연은 "모두가 보는 야외 연회장에서 연산군의 한을 풀어주는 장면을 마치 제를 지내는 것 같은 느낌으로 찍고 싶어서 날 캐스팅했다고 하더라"면서 "당시 뮤지컬 일정도 안 맞고 한 겨울에 찍어서 정작 그 장면은 촬영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제 존재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신이 날아간 거예요. 감독님도 저도 많이 아쉬워했죠. 당시 몸도 많이 아파서 콘트롤도 잘 안되고 신체도 계속 붓고…엄청 힘들었어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환경의 리듬을 전혀 모른 채 현장에 갔어요. 모든 스태프분들이 잘 해주셨지만, 그럼에도 저는 너무 다른 나라에 있는 것처럼 겁도 많이 났고, 정서적으로 힘들었죠. 한동안 카메라 앞에 서면 안 되겠다 생각해서 마음의 문을 확 닫아버렸죠."
트라우마에 갇힌 차지연을 꺼내준 건 '모범택시'를 연출한 박준우 감독이었다. 차지연은 박 감독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박 감독님을 만난 건 정말 큰 행운이었어요. 정말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현장을 컨트롤 하시는 분이었요. 지도를 받는 입장에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죠. 굉장히 존경하고 사랑하는 감독님이에요. 낯선 현장에서 편안하고 쉽게 익숙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지도해 주신 분이라 절대 잊을 수 없죠. '2021 AAA' 상 받고 나서도 감독님께 연락드렸더니 감독님이 너무 좋아해 주셨어요. 이제 조금씩 카메라에 익숙해지고,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작품에서 뵙고 싶어요."
'모범택시'는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노동착취, 학교폭력 등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범죄 사건들을 사실감 있게 녹여냈다. 드라마니까 가능한 스토리였지만, 실제 복수 대행 업체가 있다면 어떤 걸 의뢰하고 싶을까. 차지연은 지난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아동 학대 범죄 '정인이 사건'을 떠올렸다.
"상상해 보면 몸이 시려요. 말할 수 없을 만큼 얼마나 고통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남편이랑 되게 많이 울었어요. 학폭 때문에 세상을 등지고 떠나는 친구들도 그래요. 저도 자식이 있기 때문에 피부로 와닿아요. 그런 사건들을 만날 때마다 심장이 움찔움찔하고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심정이에요. 내가 더 올바른 어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동서양 아우르는 매력.."가장 큰 무기"
차지연의 외할버지는 판소리 고법 인간문화재 고(故) 박오용이다. 차지연도 어릴 적부터 북을 두들기며 국악을 익혔다. 차지연은 "국악인 집안에서 태어나 베이스는 동양이지만 체형은 서구적이다"며 "동서양을 변화무쌍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점이 나의 가장 큰 무기"라고 고백했다. 172cm의 큰 키와 긴 팔다리는 한때 차지연에게 큰 콤플렉스였다.
"개성을 존중해 주는 분위기가 아니었을 땐 '선머슴 같다', '보이시하다', '남자 같다'고 했어요. 그런 반응들이 자존감을 낮게 하고, 그로 인해 스스로를 가두기도 했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오히려 이런 신체적 조건들이 좀 더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얘길 들으면서 콤플렉스가 아니라 장점이자 무기로 바뀌었어요. 예전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 늘 부족한 것만 찾아내고 괴롭히는 성격이었는데, 이젠 스스로를 믿어주고 잘했다고 칭찬도 해요. 하지만 절대 자만하지 않아요. 스스로 자만하는 순간 배우로서 생명력을 잃는다고 생각해요. 항상 감사함으로 죽을힘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어요."
-인터뷰③에 이어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간신' 이후 생긴 트라우마 극복.."박준우 감독 만난 건 행운"
차지연은 TV나 영화 같은 매체 연기는 영화 '간신'(2015) 이후 한동안 거리를 뒀었다. 음악 예능 '불후의 명곡'에서 음악극 형태로 꾸민 송대관의 '네 박자' 무대를 계기로 '간신' 섭외를 받았다는 차지연은 "모두가 보는 야외 연회장에서 연산군의 한을 풀어주는 장면을 마치 제를 지내는 것 같은 느낌으로 찍고 싶어서 날 캐스팅했다고 하더라"면서 "당시 뮤지컬 일정도 안 맞고 한 겨울에 찍어서 정작 그 장면은 촬영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제 존재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신이 날아간 거예요. 감독님도 저도 많이 아쉬워했죠. 당시 몸도 많이 아파서 콘트롤도 잘 안되고 신체도 계속 붓고…엄청 힘들었어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환경의 리듬을 전혀 모른 채 현장에 갔어요. 모든 스태프분들이 잘 해주셨지만, 그럼에도 저는 너무 다른 나라에 있는 것처럼 겁도 많이 났고, 정서적으로 힘들었죠. 한동안 카메라 앞에 서면 안 되겠다 생각해서 마음의 문을 확 닫아버렸죠."
트라우마에 갇힌 차지연을 꺼내준 건 '모범택시'를 연출한 박준우 감독이었다. 차지연은 박 감독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박 감독님을 만난 건 정말 큰 행운이었어요. 정말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현장을 컨트롤 하시는 분이었요. 지도를 받는 입장에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죠. 굉장히 존경하고 사랑하는 감독님이에요. 낯선 현장에서 편안하고 쉽게 익숙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지도해 주신 분이라 절대 잊을 수 없죠. '2021 AAA' 상 받고 나서도 감독님께 연락드렸더니 감독님이 너무 좋아해 주셨어요. 이제 조금씩 카메라에 익숙해지고,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작품에서 뵙고 싶어요."
'모범택시'는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노동착취, 학교폭력 등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범죄 사건들을 사실감 있게 녹여냈다. 드라마니까 가능한 스토리였지만, 실제 복수 대행 업체가 있다면 어떤 걸 의뢰하고 싶을까. 차지연은 지난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아동 학대 범죄 '정인이 사건'을 떠올렸다.
"상상해 보면 몸이 시려요. 말할 수 없을 만큼 얼마나 고통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남편이랑 되게 많이 울었어요. 학폭 때문에 세상을 등지고 떠나는 친구들도 그래요. 저도 자식이 있기 때문에 피부로 와닿아요. 그런 사건들을 만날 때마다 심장이 움찔움찔하고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심정이에요. 내가 더 올바른 어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동서양 아우르는 매력.."가장 큰 무기"
차지연의 외할버지는 판소리 고법 인간문화재 고(故) 박오용이다. 차지연도 어릴 적부터 북을 두들기며 국악을 익혔다. 차지연은 "국악인 집안에서 태어나 베이스는 동양이지만 체형은 서구적이다"며 "동서양을 변화무쌍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점이 나의 가장 큰 무기"라고 고백했다. 172cm의 큰 키와 긴 팔다리는 한때 차지연에게 큰 콤플렉스였다.
"개성을 존중해 주는 분위기가 아니었을 땐 '선머슴 같다', '보이시하다', '남자 같다'고 했어요. 그런 반응들이 자존감을 낮게 하고, 그로 인해 스스로를 가두기도 했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오히려 이런 신체적 조건들이 좀 더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얘길 들으면서 콤플렉스가 아니라 장점이자 무기로 바뀌었어요. 예전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 늘 부족한 것만 찾아내고 괴롭히는 성격이었는데, 이젠 스스로를 믿어주고 잘했다고 칭찬도 해요. 하지만 절대 자만하지 않아요. 스스로 자만하는 순간 배우로서 생명력을 잃는다고 생각해요. 항상 감사함으로 죽을힘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어요."
-인터뷰③에 이어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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