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깜짝 1위'라고 해도 될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략적으로도 성공한 케이스라고 봐야 할것 같다. 아이돌그룹 스트레이키즈(방찬 리노 창빈 현진 한 필릭스 승민 아이엔)의 빌보드 200 차트 1위 등극을 순전히 운으로만 봐선 안되는 이유다.

스트레이키즈는 새 미니앨범 'ODDINARY'(오디너리)로 2022년 4월 2일 자 빌보드 200 차트 정상에 사상 처음으로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방탄소년단과 슈퍼엠에 이어 K팝 그룹으로는 사상 3번째 달성이라는 점에서 한동안 뜸했던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의 K팝 존재감이 다시금 분위기를 가져오게 됐고, 미국 현지 시장에서의 더욱 적극적인 진출에도 가속도를 붙일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특히나 'ODDINARY'가 한국어 가사로 이뤄진 순수 K팝 앨범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했을 당시 비영어권 앨범으로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고 현지에서 이미 짚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방탄소년단의 2020년 앨범 'BE'를 소환한 셈이 됐다.

스트레이키즈는 'ODDINARY' 타이틀 곡 'MANIAC'을 통해 기존의 파워풀한 사운드와 퍼포먼스의 조화 속에 조금씩 힘을 빼가면서 성숙함과 절제함을 가미하는 느낌으로 그림을 완성해나갔다. "잠재적인 에너지"라는 스트레이키즈의 이번 포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세부적인 집계에서 'ODDINARY'는 해당 주차 피지컬 앨범 판매량 10만 3000장 포함 총 11만 포인트를 기록, 2022년 발매된 앨범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 수치가 물론 역대 레벨에 들어가는 않는다. 참고로 최고 기록까지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방탄소년단 앨범 MAP OF THE SOUL:7은 빌보드 200 차트 1위 등극 당시 현지에서 총 42만 2000장의 앨범 판매 포인트를 기록한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스트레이키즈가 일궈낸 성과 그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트레이키즈의 이번 성과가 갑작스럽지만은 않은 이유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2018년 빌보드 '주목할 K팝 아티스트 톱5' 선정을 거쳐 미국 타임지 '올해 최고의 노래 10' 선정, K팝 트위터 2020 월드맵 '가장 빠르게 성장한 K팝 아티스트' 1위 등 의미 있는 지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대박의 조짐은 보이고 있었다. 빌보드 월드 디지털송 세일즈 차트 등 빌보드의 여러 리얼타임 차트를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만큼 여러 차례 장악하고 있기도 했다.

여기에 자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공개 트레이닝 시스템의 전략적 홍보로 일찍이 해외 팬덤을 확보한 점도 빌보드 200 차트 정상을 빠르게 가져온 요인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ODDINARY' 역시 빌보드 200 차트 정상을 위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국내에서만 85만장 앨범 판매고를 찍었고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도 56개 지역 1위에 도달했으며 스포티파이 글로벌 톱200 K팝 역대 3번째 전곡 차트인, 영국 오피셜 차트인까지 성공했다.

2021년 밀리언셀러에 도달하며 JYP 대표 보이그룹으로 성장한 스트레이키즈에게 이번 빌보드 200 차트는 미국 진출의 또다른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오는 4월 2번째 월드투어 'Stray Kids 2nd World Tour 'MANIAC''이 예정돼 있다. 서울을 시작으로 일본 고베 도쿄를 거쳐 미국 뉴어크 시카고 애틀랜타 포트워스 LA 오클랜드 시애틀 등을 거친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