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연예인들은 '군(軍)백기' 이후 큰 부담을 느낀다. 금세 대중의 곁에 너무 멀어지지 않았을지, 다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집' 준호는 보란 듯이 해냈다. 심지어 '대박'을 터뜨렸다.
2008년 보이 그룹 2PM 멤버로 데뷔해 연기자로 활동 영역을 넓힌 이준호(33). 지난해 1월 종영한 MBC 금토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 연출 정지인, 이하 '옷소매')으로 안방극장에 컴백한 그는 정조 이산 역으로 분해 더할 나위 없는 열연을 펼쳤다. '옷소매'는 지난 2021년 3월 소집해제 후 이준호의 첫 작품이었다. 그간의 공백기가 무색한 호연으로 '클래스'를 증명한 셈이다.
'옷소매'의 최고 시청률은 17.4%. 이준호는 이 작품으로 '2022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인 재팬'(2022 Asia Artist Awards IN JAPAN, 이하 '2022 AAA') 대상과 핫트렌드상 트로피를 품에 안고 '올해의 배우'로 우뚝 섰다. 지난달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이준호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JYP 후배들에 좀 듬직해 보일까요?" -5년 전에 '2017 AAA' 마치고 못다 한 수상 소감을 여쭤봤는데 '부모님 얘기를 못 했다'고 했어요. 이번에도 못 한 것 같아요.
▶네. 이번엔 하려고 했는데 무대에서 시간이 별로 없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하하. 정말 큰 상을 받게 돼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배우로서 제 모습을 많이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어요. '옷소매'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늘 활동할 때 힘이 되어주는 가족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AAA에서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2PM이 아닌 배우 이준호로 받은 첫 대상이라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제 이름으로 처음 상을 받은 시상식도 AAA였어요. 2017년도였는데, 그 이후로 2번을 더 왔고 그때마다 제게 좋은 상을 많이 주셨어요. 이번엔 대상이란 큰 상을 받아 굉장히 뿌듯하고 기뻤어요.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 배우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느낌이 들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대상 수상 소감 들어보니까, '초심'에 대해 강조하더라고요. 이준호가 생각하는 배우로서 초심은 뭔지 궁금해요.
▶배우로서 처음부터 갖고 있던 건, 자연스럽게 '그 인물'이 되는 거였어요. 그동안 많은 역할을 해봤지만 '옷소매'의 정조는 간접 체험을 할 수 없는 역사적 인물이라 캐릭터를 구현하기까지 많이 고민했어요. 감독님과 많이 상의하고 정조에 대한 책도 많이 읽으면서 왕으로서 갖고 있어야 할 자질들, 없어야 할 버릇들... 계속 새기면서 촬영했죠. 아무래도 많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고 감정신이 많다 보니까, 후반부 찍을 때는 거의 탈진하다시피 했어요. 상상 속에서라도 어떻게든 이 인물과 가까워지기 위해 정신적으로 몰아붙였죠.
제가 '그냥 사랑하는 사이' 찍을 때도 많이 힘들었어요. 그런 과정이 많이 힘들고 지쳐도 나중에 그 결과물을 보고 주위 분들이나 팬들에게 시청 소감을 들으면 '나를 몰아붙이면서 노력하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초심을 지키려 한 노력들이 잘 전달된 것 같아서요. 언제나 그런 마음으로 연기하려고 하고 있어요.
-수상 소감을 전하면서 JYP 소속사 후배들에 대해 언급도 했어요.
▶고맙게도 그 친구들이 상을 받을 때 제 얘기를 먼저 해주더라고요. 그것에 대한 보답 차원이었어요. '이제 소속사에서 내가 가장 큰 선배가 됐구나'라는 감정을 처음 느껴봤어요. '멋진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도 솔직히 있었죠. 혹시 도움이 필요하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잘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도 들더라고요.
-이제 후배들 대할 때 세대 차이도 좀 느끼고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죠?
▶물론 있죠. 어렸을 때는 늘 선배들에게 예쁨만 받고 지내다 보니까 후배들을 어떻게 챙기는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동생들을 대하는 마음이 익숙하진 않아요. 그래도 제가 동생이었을 때 형들한테 듣고 싶었던 말이나 궁금했던 것들이 있으니까, 누군가 물어보면 얘기해 주는 편이에요. 사실 소속사 후배들도 자주 못 보는데 그나마 친분 있는 팀이 스트레이 키즈에요. ITZY 예지는 방송 때문에 안면이 있는 정도고요. 선배로서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이 많아지더라고요. 모범이 돼야 하고 대외적으로 실수하면 안 되고요. 얼마 전에 영화 '감시자들' 모임이 있어서 갔는데 딱 10주년이 됐더라고요. '나도 이제 좀 후배들한테 듬직해 보이려나,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옷소매' 종영 후 1년.."이세영과 재회하면 시트콤?" 이준호가 2PM 멤버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한 지도 어느덧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2PM은 그동안 '10점 만점에 10점', 'Again & Again', 'HEARTBEAT', 'Hands Up', '미친 거 아니야?' 등의 여러 히트곡을 배출하며 명실상부 K팝 대표 그룹으로 성장했다. 이준호는 그사이 차곡차곡 배우 경력도 쌓았다. 그의 연기 데뷔작은 2013년 영화 '감시자들'이다. 당시 그는 정우성, 설경구, 한효주, 진경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감시자들' 팀은 아직도 만나는군요.
▶유일하게 자주 보는 편이긴 해요. 그래봤자 1~2년에 한두 번 정도이긴 한데 꾸준히 연락 주고받으면서 번개로 보는 느낌이에요. 선배들도 바쁘실 텐데 자리를 해주시니까 그때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는 걸 다시 상기하게 돼요. 저도 '후배나 동료들에게 이런 분위기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라는 걸 생각하는 나이가 된 것 같아요.
-'감시자들' 팀에선 누가 이런 분위기를 잘 전달하는 편이었나요?
▶모두가 그랬어요. 그때 다들 엄청 선배들이고, 저는 배우로서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어요. 선배들이 농담도 많이 해주시면서 긴장감을 많이 풀어줬어요. 촬영이 2~3번 밀릴 때가 있었는데, 정우성 선배님이 장문의 문자를 보내주셨어요. '대기하는 게 힘들고 어려울 텐데 묵묵히 잘 적응해 나가는 게 보기 좋다'고 응원해 주셨어요. 선배들의 응원이 현장에서 긴장을 풀게 된 계기가 됐어요. '옷소매' 촬영할 때, 저도 다른 배우들과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계속 노력했어요. 워낙 다들 좋은 분들이라 큰 노력은 필요 없더라고요. 좋은 분위기 속에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2018년에 JYP와 재계약하면서 대외협력 이사로 선임됐어요. 여전히 그 자리를 맡고 있나요?
▶네. 대외협력 이사로서 역할은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임원진이 하는 역할과 거리는 꽤 있지만, 제가 JYP에 속해 있을 때 할 수 있는 역할인 것 같아요. 책임감을 가지고 저를 잘 가꾸고 있습니다. 하하. 명함도 잘 갖고 있고요.
-명함은 좀 돌려봤어요?
▶못 주겠더라고요. 쑥스러워서, 하하.
-'옷소매'가 종영한 지도 1년이 지났어요. 시간이 흘러 지금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을까요?
▶모든 남자 배우들이 병역 의무를 마치고 다음 작품에 대한 고심을 많을 거라 생각해요. '옷소매'는 저도 '복귀하면 더 열심히 달려야지', '모든 기운을 쏟아부어야지' 했을 때 만난 작품이었죠. 촬영할 때 굉장히 즐거웠고 성장한 느낌을 받았어요.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그땐 실감을 못 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 감사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더 들어요. 현장을 지휘하신 정지인 감독님을 만나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해요. 정말 좋은 감독님, 작가님과 작업했고, 현장에서 저도 모르는 모습이 나올 때 희열감을 많이 느꼈어요. 여러 가지로 굉장히 의미 있고, 앞으로 작품 할 때도 큰 힘을 되어줄 작품이에요.
-'군백기' 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요?
▶저는 2년 동안 시간을 공부하는 데 썼어요. 거짓말 같나요? 하하. 다들 안 믿더라고요. 유일하게 뭔가 집중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했어요. 삶과 일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 했던 시간이었어요. 데뷔 후 온전히 '나'로 있었던 시간이었으니까요. 마음이 허할 때, 여러 분야의 책들을 보면서 채우고 싶었어요. 굳이 밖에 나가서 누군가를 만나지도 않았어요. 밥도 되게 많이 먹었어요. 그동안 못 먹었던 거 한꺼번에 많이 먹어서 살이 많이 찌기도 했어요. 그래서 더 누군가를 못 만났죠.
-'군백기'가 지나고 어떻게 활동할지도 고민했을 텐데요.
▶저는 소집 해제하자마자 바로 활동할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몸을 만들려고 운동기구를 구입해서 계속 운동하고 책도 보고 하면서 일과를 보냈어요. 제가 있던 연예계에 너무 동떨어지지 않은 모습이 되고 싶어서 뉴스도 많이 보고 책도 많이 보고 영화도 보고 노래도 들으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냈어요.
-트렌드에 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군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하니깐요. 아~ 군인분들이 이제 아저씨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슬펐어요. 이제 저보다 다 어리잖아요.
-주로 어떤 공부를 했나요?
▶여러 가지 분야를 다 읽었어요. 소설도 보고 자기개발서도 보고... 심리, 미술, 경제 분야도요. 영어 공부도 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하루에 1시간씩 영어 선생님이랑 통화로 했어요. 영어는 잘하고 싶었는데 조금은 어렵더라고요. 하하. 저는 지적인 모습이 되게 섹시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러고 싶었나 봐요. 많이 알고 싶고 공부하고 싶고 그래요. 어렸을 땐 공부가 그렇게 싫었는데 공부할수록 재밌다는 걸 그때 느꼈어요. 요즘 뉴스도 그렇게 봐요. 옛날에 아빠가 왜 뉴스를 틀었는지 이제 알겠더라고요.
-'옷소매'가 소집해제 이후 첫 작품이라 부담도 됐겠어요.
▶작품을 고르기 전까진 여러 생각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작품을 고르고 촬영이 들어간 후부턴 그런 생각이 사라지더라고요. 작품을 하고 있을 땐 다른 것에 집중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부담감이 생각보다 없었어요. 오히려 군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진 부담이 있었고, 다녀오고 나니까 부담이 덜했어요. 이렇게 작품이 잘 되거나 많은 사랑을 받을 거라곤 생각 못 했어요. '이 인물을 잘 표현하면 나의 목표는 이뤘다'고 생각했죠.
-'옷소매'에서 이세영과 호흡에 대한 극찬도 많았어요. 나중에 또 작품에서 만난다면 어떤 장르를 해보고 싶어요?
▶살다 보면 언젠가 또 만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땐 같이 촬영하면서 '다음에 기회 되면 또 보자'라고 얘기한 적은 있어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흘러가는 대로 가다 보면 모르죠. 저희 메이킹 영상이 재밌고 웃겨서 '시트콤 찍으면 재밌겠다'는 얘기는 했어요.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나요?
▶가끔 '작품 잘 들어갔지?' '잘 찍고 힘내라' 안부 물어요. 작년 말에 'MBC 연기대상' 마치고 '옷소매 붉은 끝동' 모임이 있었는데 세영 씨가 개인 사정으로 불참해서 아쉬웠어요.
-첫 주연작 '그냥 사랑하는 사이' 때는 자신의 연기 점수에 대해 10점 만점에 5점을 줬는데, 이번엔 몇 점을 주고 싶나요?
▶그때 너무 짜게 줬네요. 하하. 이번엔 7점이요. 가장 부담스럽지 않은 행운의 숫자인 거 같아요. 그래도 그때보다 조금은 성숙해지지 않았나 생각도 들어요. 요즘엔 제가 옛날에 연기했던 영상도 새로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우리집' 직캠 역주행 덕 '군백기'에도 일한 기분" 요즘 이준호에게 가장 많이 붙는 두 개의 수식어를 꼽자면 '우리집 준호'와 '잊산'이다. '우리집 준호'는 2PM 정규 5집 타이틀곡 '우리집' 활동 당시 무대 모습을 담은 준호의 직캠 영상이 뒤늦게 큰 사랑을 받으면서 불린 애칭이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만 700만 조회 수를 넘어섰다. '잊산'은 '옷소매'에서 이산을 연기한 이준호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집 준호'와 '잊산'은 '군백기'를 마치고 새로운 전성기를 연 이준호를 대표하는 수식어가 됐다.
-'군백기' 동안 '우리집' 직캠 영상도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정말 좋았어요. 덕분에 '군백기'가 거의 없었던 거 같아요. 그 영상을 사랑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려요. 덕분에 '군백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나 열심히 알차게 일한 기분이 들어서 뿌듯해요.
-'우리집 준호'라는 수식어도 생겼어요.
▶원래 팬분이 '우리집 준호'라고 인터넷에 올린 영상이었는데, 그 영상과 비슷한 다른 영상들이 인기가 많이 생겼어요. 노래 제목도 '우리집'이니까 정말 심플했어요. 팬분은 뭘 노리고 쓴 게 아니었는데, 다른 팬들이 재밌는 '밈'으로 사랑해 주셔서 좋았죠.
-'옷소매'로 '잊산'이란 별명도 얻었어요.
▶마음에 무척 들죠.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새로운 작품에서도 새로운 별명으로 불러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아요. 그렇게 하기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역대 가장 섹시한 왕'이라는 평가도 봤어요.
▶너무 감사한 말이에요. 그것만큼 칭찬이 없는 거 같아요. 그렇게 하려고 한 건 아닌데 그렇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고요. 그게 계속 유지가 되면 좋을 거 같아요. 하하.
-2PM은 올해 15주년이잖아요. 어떤 계획이 있나요?
▶올여름을 목표로 2PM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아직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에 대해선 정해진 건 없어요. 멤버들 얼굴 본 지 오래됐어요. 최근에 골든디스크 시상식 때 태국에 가서 닉쿤 형을 잠깐 만났어요. 멤버들이 너무 바쁘고 저도 촬영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아마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만날 것 같아요.
-개인 활동이 많아지면 서로 소원해질 수도 있는데, 2PM은 계속 팀 활동이 있으니까 관계가 잘 유지되는 것 같아요.
▶참 감사한 건, 이렇게 2PM 활동을 사랑해 주는 팬들이 계시니까 지속이 되는 거거든요. 우리끼리야 사석에서 만나도 2PM인데, 실제로 2PM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그 활동을 지지해 주는 팬들의 역할이 커요. 물론 저희의 의지도 있고요. 앞으로 어떻게 활동하고 살지 모르겠지만, 유연하게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사이 막내 찬성은 결혼하고 딸 아빠가 됐어요. 격세지감을 느끼겠어요.
▶네. 찬성이가 가끔 사진 보내는데 너무 귀여워요. '부럽다' '행복해 보인다'고 말했죠. 시간이 참 빠르다는 걸 느껴요. 무서워요. 시간들이 하루하루 그냥 지나가지 않게 정신을 잘 잡고 있어야겠더라고요. 작년 한 해 진짜 바빴거든요. 많은 사랑을 받았고요. 이제는 제가 사랑하는 일과 개인적인 시간을 밸런스 있게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코로나19 이후 이제 자유롭게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됐잖아요. 여러 도시들을 경험하면서 견문도 쌓고 싶고, 그걸 양분 삼아서 나중에 작품 할 때 색다른 느낌도 내고 싶어요. 단기 유학도 하러 가고 싶어요.
"임윤아, 내적 친밀감 높아..걸그룹 아닌 배우" 이준호는 올해 JTBC 새 드라마 '킹더랜드'로 시청자와 만난다. '킹더랜드'는 웃음을 경멸하는 남자 구원(이준호 분)과 웃어야만 하는 천사랑(임윤아 분)이 호텔리어들의 꿈인 VVIP 라운지 킹더랜드에서 펼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2세대 대표 아이돌 2PM와 소녀시대의 만남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준호와 임윤아는 2021년부터 2년 연속 'MBC 가요대제전' MC로 함께 하며 특별한 무대로 남다른 케미를 이미 확인한 바 있다.
-얼마 전에 차기작 '킹더랜드' 촬영 때문에 해외 다녀왔죠?
▶영국이랑 태국에 다녀왔어요. 지금 국내에서 계속 찍고 있어요. 제주도도 다녀왔고요. 이동이 많은데 배우들과 감독님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자'는 의견에 다 동의해서 재밌게 촬영하고 있어요. 같이 나오는 배우들이 거의 다 또래라 맘 편하게 찍고 있어요. '옷소매'가 워낙 무거운 느낌의 드라마였고 연기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엔 밝고 편하게 볼 수 있는, 행복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임윤아와 케미에 대한 기대가 높아요. 호흡은 어땠어요?
▶'MBC 가요대제전' MC를 같이 할 때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셔서 그런 기대감이 있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가수다 보니까 편안해요. 내적 친밀감은 높은데 오히려 이 작품을 선택할 때는 그분을 온전히 배우로만 인식했어요. 우리 드라마와 이미지가 잘 맞는 것 같고, 저 역시도 상대 배우로서 '연기를 잘 해야지' 생각했어요. 케미도 잘 맞고 좋아요. 보시는 분들이 재밌게 보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가볍게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 같아요.
-솔로 음반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도 있을 것 같아요.
▶정말 할 수 있는, 보여드리고 싶은 노래와 퍼포먼스가 있어야만 가능할 것 같아요. 실제 곡들을 만들어 보고, 받아서 써보기도 하고 있어요. 뭔가 계획에 쫓겨서 내는 앨범보다는 어느 정도 완성이 되어 있을 때 '짠'하고 나타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요. 지금은 팬들에게 '언젠가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하기에도 애매하지만, 뭔가 구체적인 게 있을 때 확 놀라게 하면서 나오고 싶어요.
-'군백기' 동안 공부한 것들이 곡 쓰는 데도 도움이 되죠?
▶잘은 모르겠지만 좀 더 성장하고 성숙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니까, 가사를 쓰거나 안무를 짤 때 좀 달라지는 것 같긴 해요. 예전엔 단순히 노래 듣고 즐기고 춤만 췄다면 요새는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뚜렷했으면 좋겠고, 그걸로 인해 확실한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싶어요. 더 깊이 있게 생각하니까 더 어려워지긴 해요.
-점점 성숙해지면서 내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네요.
▶30대 초반엔 되려 나이 얘기를 피했어요. 지금은 피하지 않는 편이에요. 저한테 있어선 딱 제 나이가 좋은 나이인 것 같아요. 정신적으로 조금 성숙해진 이후에 '옷소매'를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앞으로 어떤 모습을 그리고 있나요.
▶잘하는 배우, 잘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옛날엔 '믿고 보는', '믿고 듣는'이란 표현을 많이 썼는데요. 물론 당연히 그것도 그렇고요. 좀 더 욕심을 내서 꼭 보고 싶은 배우, 꼭 듣고 싶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끝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2008년 보이 그룹 2PM 멤버로 데뷔해 연기자로 활동 영역을 넓힌 이준호(33). 지난해 1월 종영한 MBC 금토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 연출 정지인, 이하 '옷소매')으로 안방극장에 컴백한 그는 정조 이산 역으로 분해 더할 나위 없는 열연을 펼쳤다. '옷소매'는 지난 2021년 3월 소집해제 후 이준호의 첫 작품이었다. 그간의 공백기가 무색한 호연으로 '클래스'를 증명한 셈이다.
'옷소매'의 최고 시청률은 17.4%. 이준호는 이 작품으로 '2022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인 재팬'(2022 Asia Artist Awards IN JAPAN, 이하 '2022 AAA') 대상과 핫트렌드상 트로피를 품에 안고 '올해의 배우'로 우뚝 섰다. 지난달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이준호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JYP 후배들에 좀 듬직해 보일까요?" -5년 전에 '2017 AAA' 마치고 못다 한 수상 소감을 여쭤봤는데 '부모님 얘기를 못 했다'고 했어요. 이번에도 못 한 것 같아요.
▶네. 이번엔 하려고 했는데 무대에서 시간이 별로 없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하하. 정말 큰 상을 받게 돼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배우로서 제 모습을 많이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어요. '옷소매'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늘 활동할 때 힘이 되어주는 가족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AAA에서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2PM이 아닌 배우 이준호로 받은 첫 대상이라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제 이름으로 처음 상을 받은 시상식도 AAA였어요. 2017년도였는데, 그 이후로 2번을 더 왔고 그때마다 제게 좋은 상을 많이 주셨어요. 이번엔 대상이란 큰 상을 받아 굉장히 뿌듯하고 기뻤어요.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 배우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느낌이 들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대상 수상 소감 들어보니까, '초심'에 대해 강조하더라고요. 이준호가 생각하는 배우로서 초심은 뭔지 궁금해요.
▶배우로서 처음부터 갖고 있던 건, 자연스럽게 '그 인물'이 되는 거였어요. 그동안 많은 역할을 해봤지만 '옷소매'의 정조는 간접 체험을 할 수 없는 역사적 인물이라 캐릭터를 구현하기까지 많이 고민했어요. 감독님과 많이 상의하고 정조에 대한 책도 많이 읽으면서 왕으로서 갖고 있어야 할 자질들, 없어야 할 버릇들... 계속 새기면서 촬영했죠. 아무래도 많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고 감정신이 많다 보니까, 후반부 찍을 때는 거의 탈진하다시피 했어요. 상상 속에서라도 어떻게든 이 인물과 가까워지기 위해 정신적으로 몰아붙였죠.
제가 '그냥 사랑하는 사이' 찍을 때도 많이 힘들었어요. 그런 과정이 많이 힘들고 지쳐도 나중에 그 결과물을 보고 주위 분들이나 팬들에게 시청 소감을 들으면 '나를 몰아붙이면서 노력하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초심을 지키려 한 노력들이 잘 전달된 것 같아서요. 언제나 그런 마음으로 연기하려고 하고 있어요.
-수상 소감을 전하면서 JYP 소속사 후배들에 대해 언급도 했어요.
▶고맙게도 그 친구들이 상을 받을 때 제 얘기를 먼저 해주더라고요. 그것에 대한 보답 차원이었어요. '이제 소속사에서 내가 가장 큰 선배가 됐구나'라는 감정을 처음 느껴봤어요. '멋진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도 솔직히 있었죠. 혹시 도움이 필요하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잘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도 들더라고요.
-이제 후배들 대할 때 세대 차이도 좀 느끼고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죠?
▶물론 있죠. 어렸을 때는 늘 선배들에게 예쁨만 받고 지내다 보니까 후배들을 어떻게 챙기는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동생들을 대하는 마음이 익숙하진 않아요. 그래도 제가 동생이었을 때 형들한테 듣고 싶었던 말이나 궁금했던 것들이 있으니까, 누군가 물어보면 얘기해 주는 편이에요. 사실 소속사 후배들도 자주 못 보는데 그나마 친분 있는 팀이 스트레이 키즈에요. ITZY 예지는 방송 때문에 안면이 있는 정도고요. 선배로서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이 많아지더라고요. 모범이 돼야 하고 대외적으로 실수하면 안 되고요. 얼마 전에 영화 '감시자들' 모임이 있어서 갔는데 딱 10주년이 됐더라고요. '나도 이제 좀 후배들한테 듬직해 보이려나,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옷소매' 종영 후 1년.."이세영과 재회하면 시트콤?" 이준호가 2PM 멤버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한 지도 어느덧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2PM은 그동안 '10점 만점에 10점', 'Again & Again', 'HEARTBEAT', 'Hands Up', '미친 거 아니야?' 등의 여러 히트곡을 배출하며 명실상부 K팝 대표 그룹으로 성장했다. 이준호는 그사이 차곡차곡 배우 경력도 쌓았다. 그의 연기 데뷔작은 2013년 영화 '감시자들'이다. 당시 그는 정우성, 설경구, 한효주, 진경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감시자들' 팀은 아직도 만나는군요.
▶유일하게 자주 보는 편이긴 해요. 그래봤자 1~2년에 한두 번 정도이긴 한데 꾸준히 연락 주고받으면서 번개로 보는 느낌이에요. 선배들도 바쁘실 텐데 자리를 해주시니까 그때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는 걸 다시 상기하게 돼요. 저도 '후배나 동료들에게 이런 분위기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라는 걸 생각하는 나이가 된 것 같아요.
-'감시자들' 팀에선 누가 이런 분위기를 잘 전달하는 편이었나요?
▶모두가 그랬어요. 그때 다들 엄청 선배들이고, 저는 배우로서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어요. 선배들이 농담도 많이 해주시면서 긴장감을 많이 풀어줬어요. 촬영이 2~3번 밀릴 때가 있었는데, 정우성 선배님이 장문의 문자를 보내주셨어요. '대기하는 게 힘들고 어려울 텐데 묵묵히 잘 적응해 나가는 게 보기 좋다'고 응원해 주셨어요. 선배들의 응원이 현장에서 긴장을 풀게 된 계기가 됐어요. '옷소매' 촬영할 때, 저도 다른 배우들과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계속 노력했어요. 워낙 다들 좋은 분들이라 큰 노력은 필요 없더라고요. 좋은 분위기 속에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2018년에 JYP와 재계약하면서 대외협력 이사로 선임됐어요. 여전히 그 자리를 맡고 있나요?
▶네. 대외협력 이사로서 역할은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임원진이 하는 역할과 거리는 꽤 있지만, 제가 JYP에 속해 있을 때 할 수 있는 역할인 것 같아요. 책임감을 가지고 저를 잘 가꾸고 있습니다. 하하. 명함도 잘 갖고 있고요.
-명함은 좀 돌려봤어요?
▶못 주겠더라고요. 쑥스러워서, 하하.
-'옷소매'가 종영한 지도 1년이 지났어요. 시간이 흘러 지금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을까요?
▶모든 남자 배우들이 병역 의무를 마치고 다음 작품에 대한 고심을 많을 거라 생각해요. '옷소매'는 저도 '복귀하면 더 열심히 달려야지', '모든 기운을 쏟아부어야지' 했을 때 만난 작품이었죠. 촬영할 때 굉장히 즐거웠고 성장한 느낌을 받았어요.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그땐 실감을 못 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 감사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더 들어요. 현장을 지휘하신 정지인 감독님을 만나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해요. 정말 좋은 감독님, 작가님과 작업했고, 현장에서 저도 모르는 모습이 나올 때 희열감을 많이 느꼈어요. 여러 가지로 굉장히 의미 있고, 앞으로 작품 할 때도 큰 힘을 되어줄 작품이에요.
-'군백기' 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요?
▶저는 2년 동안 시간을 공부하는 데 썼어요. 거짓말 같나요? 하하. 다들 안 믿더라고요. 유일하게 뭔가 집중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했어요. 삶과 일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 했던 시간이었어요. 데뷔 후 온전히 '나'로 있었던 시간이었으니까요. 마음이 허할 때, 여러 분야의 책들을 보면서 채우고 싶었어요. 굳이 밖에 나가서 누군가를 만나지도 않았어요. 밥도 되게 많이 먹었어요. 그동안 못 먹었던 거 한꺼번에 많이 먹어서 살이 많이 찌기도 했어요. 그래서 더 누군가를 못 만났죠.
-'군백기'가 지나고 어떻게 활동할지도 고민했을 텐데요.
▶저는 소집 해제하자마자 바로 활동할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몸을 만들려고 운동기구를 구입해서 계속 운동하고 책도 보고 하면서 일과를 보냈어요. 제가 있던 연예계에 너무 동떨어지지 않은 모습이 되고 싶어서 뉴스도 많이 보고 책도 많이 보고 영화도 보고 노래도 들으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냈어요.
-트렌드에 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군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하니깐요. 아~ 군인분들이 이제 아저씨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슬펐어요. 이제 저보다 다 어리잖아요.
-주로 어떤 공부를 했나요?
▶여러 가지 분야를 다 읽었어요. 소설도 보고 자기개발서도 보고... 심리, 미술, 경제 분야도요. 영어 공부도 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하루에 1시간씩 영어 선생님이랑 통화로 했어요. 영어는 잘하고 싶었는데 조금은 어렵더라고요. 하하. 저는 지적인 모습이 되게 섹시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러고 싶었나 봐요. 많이 알고 싶고 공부하고 싶고 그래요. 어렸을 땐 공부가 그렇게 싫었는데 공부할수록 재밌다는 걸 그때 느꼈어요. 요즘 뉴스도 그렇게 봐요. 옛날에 아빠가 왜 뉴스를 틀었는지 이제 알겠더라고요.
-'옷소매'가 소집해제 이후 첫 작품이라 부담도 됐겠어요.
▶작품을 고르기 전까진 여러 생각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작품을 고르고 촬영이 들어간 후부턴 그런 생각이 사라지더라고요. 작품을 하고 있을 땐 다른 것에 집중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부담감이 생각보다 없었어요. 오히려 군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진 부담이 있었고, 다녀오고 나니까 부담이 덜했어요. 이렇게 작품이 잘 되거나 많은 사랑을 받을 거라곤 생각 못 했어요. '이 인물을 잘 표현하면 나의 목표는 이뤘다'고 생각했죠.
-'옷소매'에서 이세영과 호흡에 대한 극찬도 많았어요. 나중에 또 작품에서 만난다면 어떤 장르를 해보고 싶어요?
▶살다 보면 언젠가 또 만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땐 같이 촬영하면서 '다음에 기회 되면 또 보자'라고 얘기한 적은 있어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흘러가는 대로 가다 보면 모르죠. 저희 메이킹 영상이 재밌고 웃겨서 '시트콤 찍으면 재밌겠다'는 얘기는 했어요.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나요?
▶가끔 '작품 잘 들어갔지?' '잘 찍고 힘내라' 안부 물어요. 작년 말에 'MBC 연기대상' 마치고 '옷소매 붉은 끝동' 모임이 있었는데 세영 씨가 개인 사정으로 불참해서 아쉬웠어요.
-첫 주연작 '그냥 사랑하는 사이' 때는 자신의 연기 점수에 대해 10점 만점에 5점을 줬는데, 이번엔 몇 점을 주고 싶나요?
▶그때 너무 짜게 줬네요. 하하. 이번엔 7점이요. 가장 부담스럽지 않은 행운의 숫자인 거 같아요. 그래도 그때보다 조금은 성숙해지지 않았나 생각도 들어요. 요즘엔 제가 옛날에 연기했던 영상도 새로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우리집' 직캠 역주행 덕 '군백기'에도 일한 기분" 요즘 이준호에게 가장 많이 붙는 두 개의 수식어를 꼽자면 '우리집 준호'와 '잊산'이다. '우리집 준호'는 2PM 정규 5집 타이틀곡 '우리집' 활동 당시 무대 모습을 담은 준호의 직캠 영상이 뒤늦게 큰 사랑을 받으면서 불린 애칭이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만 700만 조회 수를 넘어섰다. '잊산'은 '옷소매'에서 이산을 연기한 이준호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집 준호'와 '잊산'은 '군백기'를 마치고 새로운 전성기를 연 이준호를 대표하는 수식어가 됐다.
-'군백기' 동안 '우리집' 직캠 영상도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정말 좋았어요. 덕분에 '군백기'가 거의 없었던 거 같아요. 그 영상을 사랑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려요. 덕분에 '군백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나 열심히 알차게 일한 기분이 들어서 뿌듯해요.
-'우리집 준호'라는 수식어도 생겼어요.
▶원래 팬분이 '우리집 준호'라고 인터넷에 올린 영상이었는데, 그 영상과 비슷한 다른 영상들이 인기가 많이 생겼어요. 노래 제목도 '우리집'이니까 정말 심플했어요. 팬분은 뭘 노리고 쓴 게 아니었는데, 다른 팬들이 재밌는 '밈'으로 사랑해 주셔서 좋았죠.
-'옷소매'로 '잊산'이란 별명도 얻었어요.
▶마음에 무척 들죠.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새로운 작품에서도 새로운 별명으로 불러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아요. 그렇게 하기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역대 가장 섹시한 왕'이라는 평가도 봤어요.
▶너무 감사한 말이에요. 그것만큼 칭찬이 없는 거 같아요. 그렇게 하려고 한 건 아닌데 그렇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고요. 그게 계속 유지가 되면 좋을 거 같아요. 하하.
-2PM은 올해 15주년이잖아요. 어떤 계획이 있나요?
▶올여름을 목표로 2PM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아직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에 대해선 정해진 건 없어요. 멤버들 얼굴 본 지 오래됐어요. 최근에 골든디스크 시상식 때 태국에 가서 닉쿤 형을 잠깐 만났어요. 멤버들이 너무 바쁘고 저도 촬영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아마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만날 것 같아요.
-개인 활동이 많아지면 서로 소원해질 수도 있는데, 2PM은 계속 팀 활동이 있으니까 관계가 잘 유지되는 것 같아요.
▶참 감사한 건, 이렇게 2PM 활동을 사랑해 주는 팬들이 계시니까 지속이 되는 거거든요. 우리끼리야 사석에서 만나도 2PM인데, 실제로 2PM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그 활동을 지지해 주는 팬들의 역할이 커요. 물론 저희의 의지도 있고요. 앞으로 어떻게 활동하고 살지 모르겠지만, 유연하게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사이 막내 찬성은 결혼하고 딸 아빠가 됐어요. 격세지감을 느끼겠어요.
▶네. 찬성이가 가끔 사진 보내는데 너무 귀여워요. '부럽다' '행복해 보인다'고 말했죠. 시간이 참 빠르다는 걸 느껴요. 무서워요. 시간들이 하루하루 그냥 지나가지 않게 정신을 잘 잡고 있어야겠더라고요. 작년 한 해 진짜 바빴거든요. 많은 사랑을 받았고요. 이제는 제가 사랑하는 일과 개인적인 시간을 밸런스 있게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코로나19 이후 이제 자유롭게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됐잖아요. 여러 도시들을 경험하면서 견문도 쌓고 싶고, 그걸 양분 삼아서 나중에 작품 할 때 색다른 느낌도 내고 싶어요. 단기 유학도 하러 가고 싶어요.
"임윤아, 내적 친밀감 높아..걸그룹 아닌 배우" 이준호는 올해 JTBC 새 드라마 '킹더랜드'로 시청자와 만난다. '킹더랜드'는 웃음을 경멸하는 남자 구원(이준호 분)과 웃어야만 하는 천사랑(임윤아 분)이 호텔리어들의 꿈인 VVIP 라운지 킹더랜드에서 펼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2세대 대표 아이돌 2PM와 소녀시대의 만남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준호와 임윤아는 2021년부터 2년 연속 'MBC 가요대제전' MC로 함께 하며 특별한 무대로 남다른 케미를 이미 확인한 바 있다.
-얼마 전에 차기작 '킹더랜드' 촬영 때문에 해외 다녀왔죠?
▶영국이랑 태국에 다녀왔어요. 지금 국내에서 계속 찍고 있어요. 제주도도 다녀왔고요. 이동이 많은데 배우들과 감독님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자'는 의견에 다 동의해서 재밌게 촬영하고 있어요. 같이 나오는 배우들이 거의 다 또래라 맘 편하게 찍고 있어요. '옷소매'가 워낙 무거운 느낌의 드라마였고 연기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엔 밝고 편하게 볼 수 있는, 행복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임윤아와 케미에 대한 기대가 높아요. 호흡은 어땠어요?
▶'MBC 가요대제전' MC를 같이 할 때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셔서 그런 기대감이 있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가수다 보니까 편안해요. 내적 친밀감은 높은데 오히려 이 작품을 선택할 때는 그분을 온전히 배우로만 인식했어요. 우리 드라마와 이미지가 잘 맞는 것 같고, 저 역시도 상대 배우로서 '연기를 잘 해야지' 생각했어요. 케미도 잘 맞고 좋아요. 보시는 분들이 재밌게 보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가볍게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 같아요.
-솔로 음반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도 있을 것 같아요.
▶정말 할 수 있는, 보여드리고 싶은 노래와 퍼포먼스가 있어야만 가능할 것 같아요. 실제 곡들을 만들어 보고, 받아서 써보기도 하고 있어요. 뭔가 계획에 쫓겨서 내는 앨범보다는 어느 정도 완성이 되어 있을 때 '짠'하고 나타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요. 지금은 팬들에게 '언젠가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하기에도 애매하지만, 뭔가 구체적인 게 있을 때 확 놀라게 하면서 나오고 싶어요.
-'군백기' 동안 공부한 것들이 곡 쓰는 데도 도움이 되죠?
▶잘은 모르겠지만 좀 더 성장하고 성숙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니까, 가사를 쓰거나 안무를 짤 때 좀 달라지는 것 같긴 해요. 예전엔 단순히 노래 듣고 즐기고 춤만 췄다면 요새는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뚜렷했으면 좋겠고, 그걸로 인해 확실한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싶어요. 더 깊이 있게 생각하니까 더 어려워지긴 해요.
-점점 성숙해지면서 내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네요.
▶30대 초반엔 되려 나이 얘기를 피했어요. 지금은 피하지 않는 편이에요. 저한테 있어선 딱 제 나이가 좋은 나이인 것 같아요. 정신적으로 조금 성숙해진 이후에 '옷소매'를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앞으로 어떤 모습을 그리고 있나요.
▶잘하는 배우, 잘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옛날엔 '믿고 보는', '믿고 듣는'이란 표현을 많이 썼는데요. 물론 당연히 그것도 그렇고요. 좀 더 욕심을 내서 꼭 보고 싶은 배우, 꼭 듣고 싶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끝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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