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고양이 얼굴에 그렇지 못한 강아지 성격'

'개냥이'란 수식어를 감히 사람에게 붙여본다면 배우 김영대(26)에게 가장 잘 어울릴 것이다. 김영대는 도회적이고 날카로운 겉모습과 달리, 대화를 나눠보면 따뜻함이 물씬 풍기고 상대를 무장해제 시키는 '치유캐'다. 그래서 이 배우를 잠깐만 보고 지나치기엔 아까운데, 김영대는 '2022 Asia Artist Awards'(이하 '2022 AAA')에서 베스트 액팅 퍼포먼스상을 수상하며 커리어적인 부분도 기대케 했다.

김영대야 말로 '성장형 배우'가 아닐까 싶다. 그는 2017년 웹 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 특별판'으로 데뷔해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와 '펜트하우스'에서 얼굴을 알리더니 '바람피면 죽는다', '별똥별',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주연으로 자리를 잡았다.

어느덧 데뷔 7년 차가 된 김영대는 2023년 각오로 "한계 없는 배우가 되기 위해 입시 때의 김영대를 불러와야겠다"고 말한다. 치열한 입시를 거쳐 중국 명문대인 푸단대학에도 입학한 경험이 있는 그에겐 마음 먹으면 해낸다는 자신감이 있다.


-지난해 MBC 드라마 '금혼령'으로 첫 사극에 도전했다. 왕 이헌의 애틋하면서도 달달한 로맨스 감정과 코믹한 감정도 보여줬는데 이헌은 어떻게 준비하고 연기했나.

▶'금혼령' 촬영기간이 굉장히 길었다. 저희가 12부작이었는데 7~8개월 찍었다. 사극이어서 겨울에 춥고 여름에 더웠는데 고생한 만큼 준비도 열심히 했다. 젊은 왕 역할이어서 왕답게 보일 수 있도록 '해품달' 등 왕 역할을 찾아봤다. 말도 타야했고 무술도 할 수 있어야 했고 운동을 했다. 저희가 퓨전이라 사극적인 어투가 나오는 동시에 현대어도 해서 그래도 편안하게 말을 구사할 수 있었다. 로맨스를 보여주다가도 왕의 위치에서 찍을 땐 정극에 몰입했다. '금혼령'에 코믹은 '별똥별'과 비슷하게 있었던 것 같고 비슷한 레퍼런스가 많았다. 공태성은 현대적인 톱스타였고, 이헌은 조선시대에 높은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비슷한 면모가 많았다. 그리고 둘 다 아픔,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가 파트너를 만나면서 변화했다.

-'금혼령' 중 박주현 배우(소랑 역)와의 욕조 키스신도 화제였다. 물에 빠지는 박주현 배우를 직접 손으로 받아야 하는 고난이도의 액션신이기도 했는데.

▶NG가 많이 났다. 떨어지는 과정에서 받아야 했기 때문에 리허설도 많이 했다. 제가 주현이 누나를 코로 받아서 핑 돌았던 적이 있기도 했는데 장면이 예쁘게 나와서 만족했다.

-이헌의 용안 비주얼을 보여주기 위해 특별 관리를 하기도 했는지.

▶왕 자체가 꽃미남 설정으로 나왔다. 분장팀과 의상팀의 도움을 받았는데 굉장히 많이 신경써주셨다. 보통 분장을 1시간 반 했고 옷도 굉장히 많이 갈아입었다. 대본 중에서도 노출신이 꽤 있어서 운동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노출신에선 조명과 카메라의 도움도 받았다. 운동은 꾸준히 해왔지만 노출신 스케줄이 나오면 적어도 2주 전부터 식단을 철저하게 하면서 탄수화물을 끊고 유산소를 했다. 반응을 보고 좋기도 하면서 부끄러웠다. 뭔가 벗고 나오는 제 모습이 어색했다.(웃음)


-박주현, 김우석 배우와 연기 호흡은 어땠나. 특히 김우석 배우가 인터뷰 때 김영대 배우에 대해 "날카롭게 생겨서 몰랐는데 정말 착했다. 촬영장 주변의 지방음식을 자주 먹으러 다녔다. 같은 숙소를 잡아서 술도 마셨다"라고 말했는데.

▶다 또래라 편하게 얘기하면서 소통했고 연기적으로 터놓으면서 촬영했다. 주현이 누나는 굉장히 털털하고 솔직하고 열정이 넘쳤기 때문에 제가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 우석이 형도 너무 착하고 제가 심적으로 많이 의지했던 형이다. 현장에서 얼굴만 봐도 반갑고 웃음이 나왔다. 지금도 연락하면서 되게 친하다. 지방에서 촬영할 때는 운동도 같이 갔다.

-'금혼령'으로 지난해 AAA뿐만 아니라 MBC 연기대상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우수상을 수상했다. 2021년 SBS '펜트하우스'로 신인상을 수상한 이후 지상파 시상식에서 처음 연기 우수상을 받았는데.

▶저는 진짜 받을 줄 몰랐는데 그래도 상을 받아서 굉장히 감사했다. 이 상을 저에게 잘했다고 주신 것보다 더 잘하란 의미로 주신 것 같다. 기분이 굉장히 좋았고, 훌륭한 선배님들 앞에서 수상소감을 하면서 진짜 떨렸다.


-7년 차 배우로서 현재는 어떤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는지.

▶저도 쉬지 않고 계속 부딪히면서 배우고 성장하고 그렇게 달려온 것 같다. 저에겐 한번의 후회도 없을 만큼 모든 순간이 소중했고 최선을 다해서 그만큼 저에게 교훈으로 남았다. 그 모든 순간이 있어서 지금도 제가 이렇게 앉아있는 것 같다. 부족할 순 있어도 조금씩 성장하고 나아지면 저로서는 괜찮다. '펜트하우스'를 할 때 많이 성장했다. 긴 호흡으로 연기를 하다보니 직접 체감하면서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 주변에 또래들과 연기하면서 성장할 좋은 환경이었고 선배님들의 연기도 눈으로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

-배우로서 활동의 원천은?

▶'깨달음'과 '배움'이다. 한 작품씩 마치고 나면 배우는 게 있다. 뭘 잘하고 뭘 못하는지 조금씩 알면서 빨리 다음 작품을 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제가 배운 걸 빨리 써보고 싶더라. 정말 열심히 했는데 힘든 거에서 끝나면 다음 작품을 하기 꺼려지지 않겠냐. 그럼에도 연기하는 나를 모니터링 하면서 '저때 저렇게 했으면 좋았겠구나' 생각하고 다음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짐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