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배우가 또 있을까. 큰 작품의 조연으로 시작해 차기작에서 주연이 됐다. '급성장'이란 말도 아쉬운, 더 나아가는, 쉴 틈 없이 앞을 향하는 배우 이재욱이다.
이재욱은 지난 2018년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마르꼬 한 역으로 데뷔했다. 당시 그는 데뷔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연인 현빈, 박신혜, 박훈을 상대로 뛰어난 연기력을 보였다. 신인임에도 밀리지 않은 분위기, 흠 없는 실력은 이재욱을 더욱 빛나게 했고 결국 다음 작품에서 바로 주연의 자리에 오른다. 그는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KBS 2TV '도도솔솔라라솔' 등에 이어 최근 화제작인 tvN 드라마 '환혼' 시리즈까지 다수 작품에서 활약했다.
열일 행보를 걸어온 그에게 신인상은 당연했다. 지난 '2020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에서 신인상을 받았던 이재욱은 '2022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인 재팬 (2022 Asia Artist Awards IN JAPAN, 이하 2022 AAA)'에서 베스트 액터상을 수상했다. 이는 2년 만에 얻은 쾌거다. 2022 AAA를 마치고 개인 일정을 소화한 이재욱은 최근 스타뉴스와 직접 만나 못 다한 수상소감과 더불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재욱은 "해외를 (팬데믹 이후) 처음 나가는 거라고 보니 당시 긴장을 좀 많이 했던 거 같다"며 "베스트 액터란 상 자체만으로도 정말 의미가 컸다. 해외까지 나가서 수상했다는 사실 자체로도 남다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2년 전 신인상 수상을 언급하며 "이전보다 더 높은 상을 받아 감회가 새로운 점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짧은 시간 내 급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이재욱은 최근작인 '환혼' 시리즈를 꼽았다. '환혼'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다. 지난해 6월 시즌1, 그해 12월 시즌2를 방영했으며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얻었다.
그는 "성장한 이유는 '환혼'이 제일 큰 거 같다. 난 정말 운이 좋았다. 좋은 감독님과 작가님들을 만나서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라며 "이건 감독, 작가, 배우분들 모두 다 같이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자체에서 우리의 시너지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환혼'은 중간에 파트를 나누기도 했고 긴 호흡이었는데도 팬분들 역시 드라마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재욱에게 이번 시상식이 특별한 이유는 '환혼'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황민현도 역시 참석했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계정을 통해 두 사람이 만난 사진을 게재하며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재욱은 "원래 (황) 민현이 형은 자주 본다. 그때도 (황민현이) 일본 현지 가이드 수준으로, 날 데리고 문화생활도 즐기고 재미있게 놀았다. '환혼' 식구들과는 서울에서도 많이 보는 편이다. 아무래도 또래들끼리 같이 한 작품이라 그렇다. 우리는 늘 시끄럽고 서로를 위한다"라며 '환혼'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 "말 많던 '환혼', 잘 됐던 이유는.."
이재욱은 tvN 드라마 '환혼'(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준화) 시리즈에서 장욱 역을 맡았다. 장욱은 대호국 장씨 집안의 도련님이다. 그는 숨겨진 가정사로 인해 수기(물의 기운)를 막혀 미운 오리 새끼처럼 살아간다. 그러나 낙수(정소민·고윤정 분)를 만나며 인생이 탈바꿈된다. 단번에 높은 경지까지 오른 장욱은 '환혼: 빛과 그림자'에서 얼음돌을 품고 위태롭게 살아간다. 30부작으로 구성된 '환혼' 시리즈는 약 1년간 촬영됐다. 극 특성상, 퓨전 한복을 착용하고 산속에서 액션 연기를 하는 배우들은 아주 힘들었을 터.
그는 "옷 자체가 추울 땐 춥고 더울 땐 덥다. 하지만 대부분 사극에서 사용되는 의상은 원래 그러지 않나. 그래서 불만이라고 크게 느껴지지 않고 생각도 못 했다"라며 "함께한 배우들이 너무 좋았다. 오나라 선배, 유준상 선배 등을 비롯해 황민현, 유인수, 신승호, 아린, 고윤정 등 다들 좋으신 분이었다. 덥다 혹은 춥다기보단 드라마 현장이 너무 재밌었다"라고 털어놨다.
얼마 전, 극 중 장욱과 대적하는 진무 역 배우 조재윤은 인터뷰를 통해 "이재욱은 슈퍼스타가 될 거 같다. 그래서 번호를 바꾸지 말라고 했다"고 얘기한 바 있다. 해당 인터뷰 내용을 알고 있던 이재욱은 "그 말을 듣고 바꾸지 않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사실 악역을 맡으셔서 그렇지 (조재윤은) 현장에서 꼭 필요한 선배였다. 연기로 노련함은 말할 것도 없고 현장에서 한 명씩 다 챙기고 스태프들 이름도 하나하나 다 외우신다. 정말 대단하시고, 존경한다"고 얘기했다.
'환혼'은 사실 첫 방송 전부터 여주인공 교체 등 여러 번잡한 상황이 존재했다. 위기 속에서 출발을 알린 '환혼'은 방송 후 시청자의 입소문을 타고 팬층을 구축했다. 이재욱은 '환혼'의 인기 요인으로 제작진을 꼽았다. 그는 "로맨스, 코믹 모두 연출을 잘하는 감독님, 그리고 대본의 힘도 크다. 실제로 대본을 보면 글이 그림으로 그려진다"라며 "연차가 많아지면 고집스러운 부분이 있거나 한쪽에 치우칠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는 모든 배우가 서로를 존중했다. 그래서 편하게 임했다"라고 답했다.
지난해 흥한 드라마 중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 '환혼'은 판타지를 장르로 둔 만큼, 인물 역시 '수기'를 다뤄야 한다. 이는 화면상 CG로 표현해 멋지게 표현됐으나 실상 연기할 땐 아무것도 없이 진행해야 한다. 이재욱은 "대본을 거절한 적이 있었다. 지금까지 없던 걸 창조해야 했고, 수기, 대호국 등을 이해해야 했다. 이런 게 너무 힘들 것 같더라"며 "그런데 감독님이 내게 '나 믿고 하자'고 하더라. 그렇게 ('환혼'에) 출연했다. 지금 생각하니 정말 잘한 선택이다. 이런 작품이 또 있을까"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환혼'에서 돋보이는 포인트 중 하나는 말투다. 모든 상황이 사극을 향하고 있지만, 말투는 현대어를 사용해 친근감을 느끼도록 한다. 이는 판타지 설정을 시청자와 더욱 가까이 두는 열쇠가 됐다. 이에 "대본 리딩 하면서 부터 얘기한 게 '편함'이다. 감독님이 원하신 부분인데 모든 접근을 무겁게 가지 않도록 했다. 형식에도 얽매이지도 않았다"라며 "우리의 선택이 이질적이고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시청자는 빠르게 이해하고 넘어갔다고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 "'환혼2' 10초도 고민않고 출연 OK"
'환혼' 파트1은 장욱의 미스터리한 출생을 풀어간다면 파트2는 장욱의 로맨스를 그린다. 파트마다 매력이 분명한 만큼, 시청자의 호불호도 극명했다. 이재욱은 "파트2 는 촬영하면서 정해졌다. 언젠가 '작가님과 감독님이 내게 풀고 싶은 얘기가 더 있는데 파트2를 할 수 있겠냐'라고 묻더라. 이때 난 고민을 10초도 하지 않고 바로 알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모두의 기대를 안은 파트2는 예상외 반응을 마주하게 됐다. 파트1 무덕(정소민 분)이가 죽고 파트2 낙수(고윤정 분)로 다시 나타나면서 보여지는 간극 때문이다. 장욱이 무덕을 사랑했지만 금세 낙수에게 돌아서는 장면은 여러 이야기를 낳기도 했다.
이재욱은 "사실 파트1 20부 결말 자체가 3년 후로 넘어가면서 끝난다. 이때 캐릭터 간극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마음가짐 자체도 무겁게 다가갔다. 이 때문에 체중 감량을 시도해 날렵하고 차가운 인상을 보여주려고 하기도 했다"며 "장욱도 부연이란 존재를 모르기 때문에 파트2 연기할 때 어렵진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3년 후 장욱을 어떻게 묘사해야 하는지였다"고 설명했다.
"성장 과정을 모두 거친 장욱이 내 손을 떠나니 아쉬웠다. 이제 (장욱은) 더 이상 할 수 없는 연기다. '잘 표현했을까'란 의구심은 매번 갖는 숙제와 같은 거다. 배우란 캐릭터를 잘 설득하고 표현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작품마다 하는 생각 같은데, '이 캐릭터를 잘 구현했나'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환혼'의 또 다른 포인트는 액션이다. 보이지 않은 수기를 다루는 모습은 자칫 우스워질 수 있으나 배우들은 자연스럽게, 마치 연기하는 자신에게도 수기가 보이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재욱은 "수기로 합을 맞추는 게 정말 어렵다. 특히 한방 있는 액션의 경우, 주먹이 아니 수기니 얼마나 그러겠나"라며 "난 레퍼런스를 최대한 받아서 다 확인하는 편이다. CG 규모를 정확하게 듣고 연기했다. 제작진분들을 많이 귀찮게 한 거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4회 중간에 나왔던 팔이 수기로 인해 끌려다니는 신을 언급하며 "현대 무용가를 불러야 하나 싶었다. 진짜 주먹이나 발차기가 나왔으면 싶었다. 초반엔 정말 고민이 많았지만 촬영하면서 '언제 또 이걸 하나' 싶더라. 액션 연습은 작품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진행했다. 현장에서 좀 다르긴 했지만 다친 사람 없이 마무리해서 다행이다"라고 얘기했다.
◆ "군 입대 전 청춘물 한번 더!"
이재욱은 2018년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조연 마르꼬 한으로 눈길을 끌고 2019년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로 주연에 입성했다. 이후 그는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백경 역을 맡으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원작 웹툰을 둔 작품으로, 여고생 단오가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이뤄내는 본격 학원 로맨스 드라마다. 극 중 백경은 스리고등학교 2학년 학생으로, 단오와 엮이는 인물.
그는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 만난 친구들은 아직도 만나고 있다. 확실히 또래 배우들과 함께 하면 더 편한 건 있는 거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군대 가기 전에 (청춘물을) 더 해보고 싶다. 촬영 하다 보면 그때로 돌아갔다고 착각할 때가 몇번 있다. 특히 학교로 가서 찍을 땐 노스텔지어라고 할까. 과거에 맡았던 향기가 다시 느껴지고 정말 좋은 작업 같더라"며 "추억 향수도 맡고 다시 돌아간 듯한 장난도 치고..되게 느낌이 따뜻하다"라고 말했다.
비교적 빠르게 주연에 오른 만큼,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이재욱은 "이렇게 잘되는 것보다도 대본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부담을 느낀다. 이번 캐릭터는 다른 이재욱을 꺼내야 하고 작업할 때 캐릭터 안에 녹아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잘 됐다고 해서 부담을 느끼는 게 아닌 거 같다. 잘 된다, 안 된다는 사실 시청자 분들의 판단이다. 내가 관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단단함을 보였다.
벌써 2022년을 마무리하고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를 '환혼'으로 시작해 '환혼'으로 끝냈다고 말한 이재욱은 "프로젝트 하나로 얻은 게 너무 많다. 현장 환경이나 배우들, 스태프 분들과도 꾸준히 연락하고 지낸다. 작품 하나로 이 많은 사람을 얻게 됐다. 특히 배우들 단톡방은 여전히 활성화 돼 있다"라며 "작품을 좋아해주는 팬들도 있고 시청자 분들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남은 게 가장 크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빠른 시간 내 성장했다고 흔들리지 않는다. 이재욱은 본래 성격이 차분하고 여러 번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는 앞으로 자신의 소신대로 배우의 길을 걸어간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이재욱은 지난 2018년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마르꼬 한 역으로 데뷔했다. 당시 그는 데뷔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연인 현빈, 박신혜, 박훈을 상대로 뛰어난 연기력을 보였다. 신인임에도 밀리지 않은 분위기, 흠 없는 실력은 이재욱을 더욱 빛나게 했고 결국 다음 작품에서 바로 주연의 자리에 오른다. 그는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KBS 2TV '도도솔솔라라솔' 등에 이어 최근 화제작인 tvN 드라마 '환혼' 시리즈까지 다수 작품에서 활약했다.
열일 행보를 걸어온 그에게 신인상은 당연했다. 지난 '2020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에서 신인상을 받았던 이재욱은 '2022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인 재팬 (2022 Asia Artist Awards IN JAPAN, 이하 2022 AAA)'에서 베스트 액터상을 수상했다. 이는 2년 만에 얻은 쾌거다. 2022 AAA를 마치고 개인 일정을 소화한 이재욱은 최근 스타뉴스와 직접 만나 못 다한 수상소감과 더불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재욱은 "해외를 (팬데믹 이후) 처음 나가는 거라고 보니 당시 긴장을 좀 많이 했던 거 같다"며 "베스트 액터란 상 자체만으로도 정말 의미가 컸다. 해외까지 나가서 수상했다는 사실 자체로도 남다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2년 전 신인상 수상을 언급하며 "이전보다 더 높은 상을 받아 감회가 새로운 점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짧은 시간 내 급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이재욱은 최근작인 '환혼' 시리즈를 꼽았다. '환혼'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다. 지난해 6월 시즌1, 그해 12월 시즌2를 방영했으며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얻었다.
그는 "성장한 이유는 '환혼'이 제일 큰 거 같다. 난 정말 운이 좋았다. 좋은 감독님과 작가님들을 만나서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라며 "이건 감독, 작가, 배우분들 모두 다 같이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자체에서 우리의 시너지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환혼'은 중간에 파트를 나누기도 했고 긴 호흡이었는데도 팬분들 역시 드라마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재욱에게 이번 시상식이 특별한 이유는 '환혼'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황민현도 역시 참석했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계정을 통해 두 사람이 만난 사진을 게재하며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재욱은 "원래 (황) 민현이 형은 자주 본다. 그때도 (황민현이) 일본 현지 가이드 수준으로, 날 데리고 문화생활도 즐기고 재미있게 놀았다. '환혼' 식구들과는 서울에서도 많이 보는 편이다. 아무래도 또래들끼리 같이 한 작품이라 그렇다. 우리는 늘 시끄럽고 서로를 위한다"라며 '환혼'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 "말 많던 '환혼', 잘 됐던 이유는.."
이재욱은 tvN 드라마 '환혼'(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준화) 시리즈에서 장욱 역을 맡았다. 장욱은 대호국 장씨 집안의 도련님이다. 그는 숨겨진 가정사로 인해 수기(물의 기운)를 막혀 미운 오리 새끼처럼 살아간다. 그러나 낙수(정소민·고윤정 분)를 만나며 인생이 탈바꿈된다. 단번에 높은 경지까지 오른 장욱은 '환혼: 빛과 그림자'에서 얼음돌을 품고 위태롭게 살아간다. 30부작으로 구성된 '환혼' 시리즈는 약 1년간 촬영됐다. 극 특성상, 퓨전 한복을 착용하고 산속에서 액션 연기를 하는 배우들은 아주 힘들었을 터.
그는 "옷 자체가 추울 땐 춥고 더울 땐 덥다. 하지만 대부분 사극에서 사용되는 의상은 원래 그러지 않나. 그래서 불만이라고 크게 느껴지지 않고 생각도 못 했다"라며 "함께한 배우들이 너무 좋았다. 오나라 선배, 유준상 선배 등을 비롯해 황민현, 유인수, 신승호, 아린, 고윤정 등 다들 좋으신 분이었다. 덥다 혹은 춥다기보단 드라마 현장이 너무 재밌었다"라고 털어놨다.
얼마 전, 극 중 장욱과 대적하는 진무 역 배우 조재윤은 인터뷰를 통해 "이재욱은 슈퍼스타가 될 거 같다. 그래서 번호를 바꾸지 말라고 했다"고 얘기한 바 있다. 해당 인터뷰 내용을 알고 있던 이재욱은 "그 말을 듣고 바꾸지 않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사실 악역을 맡으셔서 그렇지 (조재윤은) 현장에서 꼭 필요한 선배였다. 연기로 노련함은 말할 것도 없고 현장에서 한 명씩 다 챙기고 스태프들 이름도 하나하나 다 외우신다. 정말 대단하시고, 존경한다"고 얘기했다.
'환혼'은 사실 첫 방송 전부터 여주인공 교체 등 여러 번잡한 상황이 존재했다. 위기 속에서 출발을 알린 '환혼'은 방송 후 시청자의 입소문을 타고 팬층을 구축했다. 이재욱은 '환혼'의 인기 요인으로 제작진을 꼽았다. 그는 "로맨스, 코믹 모두 연출을 잘하는 감독님, 그리고 대본의 힘도 크다. 실제로 대본을 보면 글이 그림으로 그려진다"라며 "연차가 많아지면 고집스러운 부분이 있거나 한쪽에 치우칠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는 모든 배우가 서로를 존중했다. 그래서 편하게 임했다"라고 답했다.
지난해 흥한 드라마 중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 '환혼'은 판타지를 장르로 둔 만큼, 인물 역시 '수기'를 다뤄야 한다. 이는 화면상 CG로 표현해 멋지게 표현됐으나 실상 연기할 땐 아무것도 없이 진행해야 한다. 이재욱은 "대본을 거절한 적이 있었다. 지금까지 없던 걸 창조해야 했고, 수기, 대호국 등을 이해해야 했다. 이런 게 너무 힘들 것 같더라"며 "그런데 감독님이 내게 '나 믿고 하자'고 하더라. 그렇게 ('환혼'에) 출연했다. 지금 생각하니 정말 잘한 선택이다. 이런 작품이 또 있을까"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환혼'에서 돋보이는 포인트 중 하나는 말투다. 모든 상황이 사극을 향하고 있지만, 말투는 현대어를 사용해 친근감을 느끼도록 한다. 이는 판타지 설정을 시청자와 더욱 가까이 두는 열쇠가 됐다. 이에 "대본 리딩 하면서 부터 얘기한 게 '편함'이다. 감독님이 원하신 부분인데 모든 접근을 무겁게 가지 않도록 했다. 형식에도 얽매이지도 않았다"라며 "우리의 선택이 이질적이고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시청자는 빠르게 이해하고 넘어갔다고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 "'환혼2' 10초도 고민않고 출연 OK"
'환혼' 파트1은 장욱의 미스터리한 출생을 풀어간다면 파트2는 장욱의 로맨스를 그린다. 파트마다 매력이 분명한 만큼, 시청자의 호불호도 극명했다. 이재욱은 "파트2 는 촬영하면서 정해졌다. 언젠가 '작가님과 감독님이 내게 풀고 싶은 얘기가 더 있는데 파트2를 할 수 있겠냐'라고 묻더라. 이때 난 고민을 10초도 하지 않고 바로 알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모두의 기대를 안은 파트2는 예상외 반응을 마주하게 됐다. 파트1 무덕(정소민 분)이가 죽고 파트2 낙수(고윤정 분)로 다시 나타나면서 보여지는 간극 때문이다. 장욱이 무덕을 사랑했지만 금세 낙수에게 돌아서는 장면은 여러 이야기를 낳기도 했다.
이재욱은 "사실 파트1 20부 결말 자체가 3년 후로 넘어가면서 끝난다. 이때 캐릭터 간극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마음가짐 자체도 무겁게 다가갔다. 이 때문에 체중 감량을 시도해 날렵하고 차가운 인상을 보여주려고 하기도 했다"며 "장욱도 부연이란 존재를 모르기 때문에 파트2 연기할 때 어렵진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3년 후 장욱을 어떻게 묘사해야 하는지였다"고 설명했다.
"성장 과정을 모두 거친 장욱이 내 손을 떠나니 아쉬웠다. 이제 (장욱은) 더 이상 할 수 없는 연기다. '잘 표현했을까'란 의구심은 매번 갖는 숙제와 같은 거다. 배우란 캐릭터를 잘 설득하고 표현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작품마다 하는 생각 같은데, '이 캐릭터를 잘 구현했나'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환혼'의 또 다른 포인트는 액션이다. 보이지 않은 수기를 다루는 모습은 자칫 우스워질 수 있으나 배우들은 자연스럽게, 마치 연기하는 자신에게도 수기가 보이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재욱은 "수기로 합을 맞추는 게 정말 어렵다. 특히 한방 있는 액션의 경우, 주먹이 아니 수기니 얼마나 그러겠나"라며 "난 레퍼런스를 최대한 받아서 다 확인하는 편이다. CG 규모를 정확하게 듣고 연기했다. 제작진분들을 많이 귀찮게 한 거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4회 중간에 나왔던 팔이 수기로 인해 끌려다니는 신을 언급하며 "현대 무용가를 불러야 하나 싶었다. 진짜 주먹이나 발차기가 나왔으면 싶었다. 초반엔 정말 고민이 많았지만 촬영하면서 '언제 또 이걸 하나' 싶더라. 액션 연습은 작품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진행했다. 현장에서 좀 다르긴 했지만 다친 사람 없이 마무리해서 다행이다"라고 얘기했다.
◆ "군 입대 전 청춘물 한번 더!"
이재욱은 2018년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조연 마르꼬 한으로 눈길을 끌고 2019년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로 주연에 입성했다. 이후 그는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백경 역을 맡으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원작 웹툰을 둔 작품으로, 여고생 단오가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이뤄내는 본격 학원 로맨스 드라마다. 극 중 백경은 스리고등학교 2학년 학생으로, 단오와 엮이는 인물.
그는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 만난 친구들은 아직도 만나고 있다. 확실히 또래 배우들과 함께 하면 더 편한 건 있는 거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군대 가기 전에 (청춘물을) 더 해보고 싶다. 촬영 하다 보면 그때로 돌아갔다고 착각할 때가 몇번 있다. 특히 학교로 가서 찍을 땐 노스텔지어라고 할까. 과거에 맡았던 향기가 다시 느껴지고 정말 좋은 작업 같더라"며 "추억 향수도 맡고 다시 돌아간 듯한 장난도 치고..되게 느낌이 따뜻하다"라고 말했다.
비교적 빠르게 주연에 오른 만큼,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이재욱은 "이렇게 잘되는 것보다도 대본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부담을 느낀다. 이번 캐릭터는 다른 이재욱을 꺼내야 하고 작업할 때 캐릭터 안에 녹아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잘 됐다고 해서 부담을 느끼는 게 아닌 거 같다. 잘 된다, 안 된다는 사실 시청자 분들의 판단이다. 내가 관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단단함을 보였다.
벌써 2022년을 마무리하고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를 '환혼'으로 시작해 '환혼'으로 끝냈다고 말한 이재욱은 "프로젝트 하나로 얻은 게 너무 많다. 현장 환경이나 배우들, 스태프 분들과도 꾸준히 연락하고 지낸다. 작품 하나로 이 많은 사람을 얻게 됐다. 특히 배우들 단톡방은 여전히 활성화 돼 있다"라며 "작품을 좋아해주는 팬들도 있고 시청자 분들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남은 게 가장 크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빠른 시간 내 성장했다고 흔들리지 않는다. 이재욱은 본래 성격이 차분하고 여러 번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는 앞으로 자신의 소신대로 배우의 길을 걸어간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