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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는 방탄소년단 공백을 메울 수 있을까[윤상근의 맥락]

  • 윤상근 기자
  • 2023-01-06

걸그룹 뉴진스(New Jeans,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의 기세는 어디까지 갈까. 역대 레벨 진입을 거쳐 '범 하이브 선배' 방탄소년단(BTS, RM 진 지민 제이홉 슈가 뷔 정국)의 공백마저 완벽하게 지울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뉴진스는 2022년 7월 가요계 정식 데뷔 이후 채 6개월이 되지 않은 시점에 이미 많은 기록들을 써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데뷔곡 'Attention'을 시작으로 'Hype Boy' 'Cookie'가 연이은 대박을 터트렸고 'Ditto'에 이어 'OMG' 역시 곧바로 음원 앨범 차트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순항하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만 봐도 스타덤에 오르는 속도는 물론 성과 도달도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2년 활동곡 'Attention' 'Hype Boy' 'Cookie'는 이미 국내 음원차트 석권과 함께 2022 Asia Artist Awards 신인상 대상 동시 석권으로 일찌감치 최고의 자리에 섰다. 이 기세를 모아 뉴진스는 'Ditto'로 스포티파이 한국 주간 톱 아티스트 1위를 찍었고 'OMG'를 통해 자체 최단 기간 뮤직비디오 1000만 돌파(58시간)와 함께 37개국 유튜브 급상승 뮤직비디오 1위에도 올랐다. 'OMG' 앨범은 발매 하루만 48만, 이틀만 하프 밀리언셀러를 거쳐 초동 80만장을 넘어섰다.

더욱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바로 빌보드 차트에서의 성적이다.



빌보드가 5일(한국 시각) 발표한 2023년 1월 7일자 빌보드 버블링 언더 핫100 차트에서 'Ditto'가 17위를 기록한 부분이다.

빌보드 버블링 언더 핫100 차트는 1959년 신설돼 아직 빌보드 핫100 차트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에 근접한 곡들의 순위를 매기는 차트로 라디오 방송, 앨범 판매 및 스트리밍 등을 집계하고 15개 부문으로 시작해 점차 차트 확장을 이어갔다.

차트 제목에 담긴 의미처럼 뉴진스는 아깝게 빌보드 메인 차트 100위 안에 들지 못한 셈이다. 물론 이는 뉴진스의 빌보드 메인 차트 진입이 시간문제라는 뜻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대성공 이후 새롭게 등장하는 넥스트 K팝 아이돌 스타들의 전성기 진입은 데뷔 이후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이미 에스파와 아이브도 신인상과 대상을 데뷔 1년여 만에 석권할 만큼 치열해진 경쟁 못지않게 소위 '1등 가수'에 몰리는 시간과 집중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렇기에 뉴진스의 행보에도 관심은 더욱 쏠리고 있다.

뉴진스의 이번 성적은 2년차 활동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 같다. 일단은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정규앨범이 아닌 싱글로 벌써 빌보드 200보다 뚫기 훨씬 어렵다는 빌보드 핫100 차트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 K팝 신의 영향력 입증과 더불어 뉴진스의 글로벌한 영향력을 알수 있기 때문이다.


뉴진스의 활약은 어도어가 속한 하이브의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 3일 전날 대비 7000원(4.13%) 오른 17만 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브 주가는 이날 16만9000원으로 출발했지만 오전 10시가 채 안된 시점에 7% 가량 넘는 18만20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며 이후 조정 등을 거쳤다.

하이브는 2021년 11월 19일 42만1500원으로 최고가를 찍고 방탄소년단 멤버 진 군 입대 등 BTS 리스크와 여러 이슈를 거치며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며 2022년 10월 한때 10만원선이 위태롭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흐름이다. 하이브의 이 반등에는 뉴진스의 컴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가 상승이 이어진 3일은 'OMG'가 발표된 다음 날이었다.

여기에 'OMG' 뮤직비디오를 둘러싼 여러 반응들까지 나오며 뉴진스의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다.

'OMG'는 힙합 드럼 소스와 퍼커션을 기반으로 UK 개러지 리듬과 트랩 리듬을 섞은 통통 튀고 신나는 힙합 R&B 트랙. K팝에서도 자주 차용됐던 트랩 리듬을 트렌디한 스타일의 드럼 사운드로 접목, 귀여운 느낌의 비트 라인으로 멜로디을 받칠 틀을 잡아냈고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던 K팝 스타일 R&B 힙합 작법이 어느 정도 적용되면서 여전히 신선하게 느껴지는 뉴진스 멤버들의 신선하고도 매력적인 보컬 음색에 절묘하게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Attention'으로 기존의 힘이 넘치게 들어갔던 K팝 히트곡 공식이 전한 피로감을 해소했고, 'Hype Boy'로는 곡 타이틀 가사가 얹어진 킬링 벌스 챌린지로 모든 SNS 인플루언서들의 힙한 댄스를 유발한 데 이어 'OMG'는 선 공개곡 'Ditto'와 함께 또 다시 새로운 뉴진스의 2023년 페러그래프(paragraph)를 완성하고 있었다. 역시나 곡에 힘을 주지 않았고 트렌디한 사운드는 적재적소에 활용하되 전체적인 그림으로 볼때 뭔가 절묘하게 신선한 느낌의 만듦새로 가져가려는 모습이다. 여기에 댓글 작성 엔딩 신을 둘러싼 이슈도 불거지면서 뉴진스를 향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슈퍼스타로 거듭난 이후 드디어 군백기를 시작하며 하이브 향후 행보에 긴장감이 더해진 가운데 뉴진스가 이 긴장감을 받았음에도 방탄소년단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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