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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수 "계속 연기하는 나에게 박수를..현장을 즐기게 됐어요" [★FULL인터뷰]

  • 김미화 기자
  • 2023-06-04
배우가 되고 싶어서 중학생 때 무작정 영화사를 찾아갔다는 배우. 그렇게 연극영화과에서 공부를 하고 2007년 배우로 데뷔해 오래 벌써 데뷔 16년차가 된 배우 류경수는 이제 조금씩 촬영 현장을 즐기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022 Asia Artist Awards IN JAPAN'(2022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인 재팬, 이하 '2022 AAA')에서 신스틸러 상을 수상한 배우 류경수를 만났다. 지난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와 넷플릭스 '글리치'로 대중을 만난 류경수는 올해 초 넷플릭스 '정이'에 이어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로 시청자와 함께 소통하고 있다.

류경수를 만나서 지난해 작업에 대한 못다한 이야기와 더불어 배우로서의 시간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쉴새 없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류경수는 배우로서 자신의 스크랩북을 채워가는 즐거움을 전했다. 지난해 만났던 인터뷰에서는 촬영 전날에는 긴장해서 잠도 못잔다고 했던 류경수는, 이제 현장을 즐기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고 털어놨다.

-잘 지내고 있나. 최근 근황이 어떤가.
▶ 올해 초까지 연상호 감독의 '선산'을 촬영했다. 지난해 10월 쯤 시작해서. 3월 정도에 마치고 그 이후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상호 감독님, 김현주 선배와는 작품을 연속으로 하다보니 더 친해졌다. 그래서 같이 모여서 많이 놀기도 하고 즐겁게 촬영했다. 연상호 감독님의 유머를 좋아하는데, 이제는 얼굴만 봐도 웃긴다. 촬영할 때도 항상 웃게 된다. 김현주 선배님도 처음 '지옥'을 함께 촬영할 때는 워낙 대선배님이라 어려운 점도 있었다. 촬영때 많이 붙지도 않아서 가까워지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정이'를 생각하며 정말 많이 가까워졌다. 원래는 일로 만나는 사이였다면, 이제는 그 이상의 친분이 생긴것 같다. 이제 연 감독님 작품은 대본도 안 보고 할 것 같다. '너 할래?'하면 '네 할게요' 하는. 신뢰가 쌓였고, 함께 하는 현장이 너무 즐겁다.

-현재 드라마 '구미호뎐'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 드라마를 제안 받았을 때는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이동욱 형, 김소연 누나와 잘 붙을 수 있을까 걱정도 했는데 감독님이 믿음을 많이 주셨다, 촬영 초반에는 조금 어색하기도 했는데, 어느새 녹아들어 연기했다. 처음 대본 리딩을 할 때부터 배우들이 다 너무나 친근하게, 잘 대해줬다. '구미호뎐' 시즌1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 새로 온 배우들에게 잘해주자고 다짐을 한 것 같았다. 하하. 그렇게 첫날부터 만나서 와인도 마시고, 동욱이 형 집에도 놀러가고 했다. 또 촬영 끝나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주 가까워졌다. 사실 친분이라는게 '우리 친해집시다' 하면서 친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계속 시간을 보내고 하니 친해지게 되더라. 김소연 누나도 사람을 너무나 편하게 해주니까 좋았고, 촬영하면서도 재밌었다.

-지난해 '글리치', '정이'에 '구미호' 그리고 '선산'까지 정말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한 것 같다.
▶바쁘게 지냈던 것 같다. 지금이 좀 쉬는 시간이다. '이태원 클라쓰' 이후 거의 쉬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지금 쉬는 시간을 좀 유익하게 보내려고 하고 있다.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고, 계단 오르기 운동도 하고 있다. 계단오르기가 밖에 날씨를 신경 안써도 되는 운동이라 좋고, 운동이 되더라. 여행도 생각하고 있다.


-요즘 TV만 틀면 다 여행가는 예능이 많다. 이런 여행 예능에도 관심이 있나.
▶ 제가 낯을 좀 가려서, 누구랑 가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모르는 분과 같이 가면 맞춰야 하는 시간이 있을까봐 재미없을까봐 걱정이 된다. 만약 내가 멤버를 꾸려갈 수 있다면, 곽동연과 가고 싶다. 그 친구가 '형 만약에 우리 여행가는거 하면 어떻겠냐'라고 물어 본적이 있는데 같이 가면 재밌을 것 같더라. 그리고 연상호 감독님이나 김현주 선배님과 같이 가도 재밌을 것 같다.(웃음)

- 쉬면서, 최근에 바쁘게 작품 했던 것을 돌아보면 어떤가.
▶ 쉬지 않고 계속 연기를 했다는 것에 있어서, 나 자신에게 박수를 쳐 주고 싶다. 어떤 작품이건, 캐릭터건 계속 연기를 해 왔다. 누군가 나를 계속 찾아주고,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내가 연기를 잘 하려고 고민하고, 그 결과를 대중들이 보는 그 과정 자체가 좋다. 또 촬영장에서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 그 작품 안에서 연기를 한다는 그 자체가 너무 좋은 것 같다. 요즘 쉬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제가 연기를 일찍부터 하겠다고 하고 시작해서 만나는 사람도, 친한 사람도 연기와 관련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이제 이 직종과 상관없는 직업의 사람들도 만나서 나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 그렇게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

-휴식하면서 운동을 하고, 외국어도 배우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공부를 하고 있다.
▶ 취미로,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 지난해 2022 AAA 참석차 일본 나고야에 가서 야끼니꾸 집에 갔는데, 주문하는데 애를 먹었다. 제가 대표로 의기양양하게 구이를 시켰는데 육사시미가 나왔더라. 그 것을 계기로 공부를 시작했다.(웃음) 언어를 배우면,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 같다. 그래서 취미로 히라가나를 외우며서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다. 일본에 가니 나고야 분들이 '이태원 클라쓰'롤 저를 많이들 알아봐주셔서 감사했다. 그래서 일본어로 감사 인사 정도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를 공부하다가 영어도 제대로 공부해 보고 싶다. 수업도 듣고 하면서 공부해 보려고 한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 선택기준은 좀 막연한 것 같다. 앞서 했던 작품과 비슷하면 마음이 덜가기도 하고. 사람도 누군가를 만나면 '친해지고 싶다' 하면서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듯이 작품도 그런게 있다. '이 작품을 하면 재밌겠다', 혹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면 끌린다. 그리고 왜 꼭 내가 이 작품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그 생각만 과하면 억지가 된다. 그래서 좀 더 본질을 생각해본다. 저는 좀 도전하는 스타일이다. 아직 내가 잘하는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여러가지를 더 해보고 싶기도 하고. 저는 제가 연기한 것을 다른 사람과 함께는 잘 못 보는 스타일이다. 주로 혼자 보면서 연기에 대해 복기하는 시간을 가진다. 내 선택이 어땠는지 보면서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때가 많다. 일단 스스로가 연기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계속 더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 같다.


-향후 10 뒤, 혹은 20년를 내다봤을 때 배우로서의 목표가 있나.
▶그 나이대의 역할을 다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40대에는 결혼해서 가정을 이룬 그런 캐릭터, 60대나 70대는 할아버지가 될 수도 있고. 그 나이대에 맡는 역할들을 다 가져보고 싶다. 마치 스크랩하듯이 캐릭터를 하나씩 모으면 성공한 배우가 아닐까. 지금은 배우로서 그런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러면서 현장을 즐기는 방법을 찾고 있다. 촬영 전에 잠이 안온다고 했었는데, 바뀌려고 노력 중이다. 아무래도 촬영장에서 미리 준비가 돼 있으면 사람들과 편하게 이야기도 하고, 찍을 장면에 대한 의견도 나누게 된다. 진지하지만 인상 쓸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웃으면서 이야기 하느라 태도가 진지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유쾌하게 즐기면서 하면 스트레스가 덜하다. 연상호 감독님과 같이 하며 현장을 즐기는 법을 조금씩 알게 됐다. 준비가 돼 있으면 여유가 생겨서 즐기게 되더라. 결국 연기에 대한 답은 현장에 있는 것 같다.

-2년 연속 AAA 시상식에 참석해서 함께 했다. 올해 2023년에도 함께 할 수 있을까.
▶저야 불러주시면 언제든지 간다. 가수들과 배우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현장에서는 남다른 에너지가 느껴진다. 올해도 좋은 작품으로 꼭 AAA 시상식에서 만나고 싶다.
김미화 기자 |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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