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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위기론' 유재석, 집착도 안주도 하지 않는 '국민 메뚜기' [★FOCUS]

  • 동대문=윤성열 기자
  • 2023-06-13
개그맨 유재석은 '위기'에 집착하지 않는다. 언제나 그랬듯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맡은 소임을 다할 뿐이다. 그가 어떻게 '국민 MC' 자리를 지킬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재석은 13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진행된 디즈니+ 오리지널 예능 '더 존: 버텨야 산다'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위기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이끄는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3~4%대 시청률(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에 머물며 부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 최근 '놀면 뭐하니?'는 반등을 꾀하려 일부 출연진과 연출진을 교체하는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유재석은 "나에게 '위기'라는 단어는 매해 따르는 단어 중 하나"라며 "그렇다고 해서 '위기를 극복해야 하나' 고민하지 않는다. 나에게 주어진 대로 제작진과, 함께하는 많은 분과 같이 '어떻게 하면 한 주의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까' 노력할 거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자리를 지키는데 연연하지 않고 늘 개그맨으로서, MC로서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 메뚜기 탈을 쓰고 활동한 신인 시절부터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초심을 잃지 않은 '국민 MC'의 진면목이 엿보인 대목이다.

유재석은 "늘 얘기드렸듯이 프로그램 존폐 여부는 우리들이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며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이 많은 분들의 애정을 받지 못했다면 프로그램은 없어지는 게 맞다. 그러나 뭔가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 상황을 노력으로 인해서 충분히 좋은 상황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기'라는 단어에 너무 집착하기 보다는 한주 한주의 재미에 좀 더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사실 유재석을 둘러싼 '위기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8년 3월 MBC 간판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종영 이후 심심치 않게 입방아에 올랐다. 그때마다 유재석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성적이 좋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러 톱스타들이 다녀간 tvN 인기 토크쇼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2018년 방송 초반 자리잡지 못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듬해 론칭한 '놀면 뭐하니?'도 유산슬, 싹스리, 환불원정대, MSG워너비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전까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맸다. 유재석은 2020년 1월 '유산슬'로 활동할 당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도 "매주, 매해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재석은 전반적인 TV 시청률이 떨어지는 척박한 환경 속에도 보란듯이 꽃을 피웠고, 존재감을 나타냈다.

유재석에게 '위기'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건, 역설적으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지상파 전성 시대가 저물고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유재석은 보폭을 넓혀 TV, OTT,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유튜브 웹예능 '핑계고', 넷플릭스 예능 '코리아 넘버원', 디즈니+ '더 존', 카카오TV '플레이유' 등 다양한 장르, 플랫폼에 도전하며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유재석이 '위기'라는 단어에 크게 개의치 않는 이유다. 조금이라도 주춤하면 금세 '위기'라는 말이 호사가들 사이에서 튀어나오지만, 그건 '국민 MC'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오히려 그가 여전히 얼마나 높은 위치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까.
동대문=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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