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슈퍼주니어 그리고 배우 최시원이 열심히 자신의 장르를 개척 중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로서 '슈퍼주니어 월드투어 - 슈퍼쇼9 : 로드_쇼'(SUPER JUNIOR WORLD TOUR - SUPER SHOW 9 : ROAD_SHOW)와 앙코르 콘서트를 진행했으며 배우로선 ENA 드라마 '얼어죽을 연애따위'(극본 김솔지, 연출 최규식, 이하 '얼죽연'),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극본 위소영, 연출 박수원, 이하 '술도녀') 시리즈 등에 출연했다.
지난해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022 Asia Artist Awards IN JAPAN'(2022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인 재팬, 이하 '2022 AAA')에서 뉴웨이브 배우 부문과 베스트 액팅 퍼포먼스상을 수상한 최시원은 올해 더 높게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먼저 그는 오는 11일 처음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에 출연한다.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는 스페셜 게스트가 자신의 '안하던 짓 박스'를 공개하고 이를 키워드 토크로 풀어내는 프로그램으로, 최시원 역시 독특한 발상과 행동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이 외에도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발을 넓히며 본격적으로 활동 신호탄을 쏘아 올린 상태다.
최근 스타뉴스와 서울 성동구 성수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최시원은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서 웃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연예계 활동을 돌아보며 속 깊은 얘기를 털어놨다.
-지난해 '2022 AAA'에서 뉴웨이브 배우 부문, 베스트 액팅 퍼포먼스상을 받으며 2관왕을 달성했습니다. 못 다한 수상소감이 있다면요.
▶ 그래도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해주신 팬 엘프 여러분과 우리 멤버들에게 감사했어요. 항상 존중해주고 배려해줍니다. MC 이특 씨도 고생 많으셨어요.
-당시 '2022 AAA' MC가 이특 씨였는데요, 그동안 많이 봤지만 홀로 참석한 시상식에서 이특 씨와의 만남이 더욱 특별했을 거 같아요.
▶ 대단했어요. 많은 아티스트가 있는데 그들을 잘 살리면서 분위기를 유도하고 이끄는 모습이 놀라웠죠. 제 기억에, 당시 이특 씨가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거 같은데 티를 하나도 안 내고 끝까지 하는 모습이 감명 깊었어요.
저도 당시 A형 간염으로 입원했었는데 (이특을 보고) 열심히 하려고 했어요. 저 또한 시상식에서 선배님들한테 사랑받은 적 있으니 그 사랑을 똑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르세라핌, 뉴진스 공연도 보니 아주 행복했고요.
-최근 ENA 드라마 '얼어죽을 연애따위'(이하 '얼죽연')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얼죽연'의 스토리 라인 자체가 정말 연애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만든 거라 현실적이란 평을 받았습니다.
▶ 미국 출장을 가기 전, 과거 작품을 함께한 감독님이 '얼어죽을 연애따위' 시나리오를 보내주셨어요. 대본을 봤더니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바로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여주인공인 이다희 씨가 다른 스케줄로 기존 (촬영) 일정이 미뤄졌는데 그래도 좋았죠. 감독님 작품도, 작가님도 너무 좋았으니까요.
-극 중 재훈은 무미건조한 듯하지만 잘 챙겨주는 타입인 거 같아요. 실제로 캐릭터와 비슷한 부분이 있나요.
▶ 저와 잘 맞는 부분이 있다기 보단 잘 맞춰 나갔죠. 워낙 멋있는 캐릭터니까. 제가 중점적으로 뒀던 건 성격적인 부분보단 코믹하면서도 진지한 요소였어요. 둘의 밸런스를 잘 맞춰 나갔어요. 드라마에선 코믹도, 로맨스도, 딥하게 들어가는 감정도 있어요. 이런 걸 찾아 나가는 게 중요했죠. 이런 연습들이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로도 이어졌어요.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는 '얼죽연'과 완전히 다른 연애였는데요. 연기하는 입장에선 어땠나요.
▶ 만약 '얼죽연' 때 밸런스를 찾는 연습을 하지 않았더라면 '술도녀'의 눈물 장면, 구여름(이선빈 분)에게 빠져가는 모습 등은 몰입도가 덜 했을 거예요. 덕분에 강북구 캐릭터가 더 깊게 나오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이질감 없이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아무리 로맨스여도 캐릭터마다 직업이 있잖아요. 그게 좀 중요하더라고요. ('얼죽연'을 통해) 의사를 해봤으니 정말 전문직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전문직, 특히 의사는 용어도 어렵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단어가 나와야 하는 것도 있잖아요. 무작정 외우는 것보다도 이해하면서 외우는 게 정말 중요했죠.
-'술도녀'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후속 예능프로그램까지 나온 만큼, 화기애애했을 것 같아요.
▶ 드라마 '전원일기'를 보면 '얼마나 티키타카가 잘 맞길래 끝이 없을까' 했는데요. 그걸 '술도녀'에서 느꼈죠. 지금도 기억나는 게 (이)선빈이랑은 정말 어제 만난 사람처럼 잘 맞더라고요. 또 연기에선 무게감과 깊이가 생겼고요. 시즌3을 원하는 멤버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술도녀'에서 강북구 역은 연기하기엔 어려운 캐릭터이지 않았나 싶어요. 찌질한 면도 있고 또 어떨 땐 깊은 속내를 드러내야 하니까요. 앞서 언급한 '밸런스'가 중요해보이는데 어떤 식으로 연기하려고 했나요.
▶ 오히려 찌질한 연기는 내려놓으면 편해요. 캐릭터가 정형화돼 있으면 각을 잡고 부담스러운 면이 있죠. 찌질한 건 그냥 내려놓기만 하면 되니까요. 이런 모습 보다도 안 작가(이선빈 분)에게 갖는 감정이 진짜여야 하니까 밸런스를 맞추는 게 힘들었죠.
-이선빈 씨와 로맨스 연기는 어땠나요. 티격태격하다가 둘의 촘촘한 서사가 쌓이는 느낌이라 좋았던 거 같아요.
▶ (이선빈은) 정말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보통은 연기할 때 자기 모습을 지키는 면이 있어서 뭔가 같이 연기를 해도 자기 연기를 고수하다 보니 딱딱해지는 면도 있어요. 근데 (이선빈은) 몸이 유연하고 주고 받는 게 잘 되더라고요. 무조건 함께하는 연기는 혼자만 돋보인다고 해서 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건 연기뿐만 아니라 무대도, 사업도 모두 마찬가지 입니다. 누군가 대표로 있을 때 최대한 잘할 수 있도록 재능있는 사람을 잘 밀어줘야 하지 않나요. 그걸 이선빈 씨가 하고 있더라고요.
-재밌었던 촬영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 정말 많죠. 일단 우린 동변상련이 있었어요. (한)선화도, (정)은지도, (이)선빈이도 다 가수, 그룹 출신이잖아요. 특히 두 명같은 경우는 같은 시대에 활동 했고요. 뚱뚱한 분장하고 있는 절 보면서 '우리 오빠 스타인데..'라고 하더라고요. 하하.
-'술도녀' 뿐만 아니라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도 느꼈지만, 정말 망가짐에 두려움이 없는 것 같아요. 최근 SNS 활동을 봐도 그런 모습이 느껴지던데, 원래 그런 타입인가요.
▶ 사실 이유가 있어요. '그녀는 예뻤다'를 촬영하면서 느꼈는데요. 당시 사람들이 일 끝나고 집에서 TV를 볼 때 대체로 재밌는 걸 보더라고요. 드라마든 뭐든. 그걸 나를 대입해서 생각해봤을 때도 그런 거 같아요. 재밌는 거에 열망을 갖게 됐죠. 물론 멋있는 역들도 너무 좋아요. 근데 전 계속 노력하면서 재미와 멋짐의 밸런스를 찾아 제 캐릭터 영역으로 만들고 싶어요.
라이언 레이놀즈, 브래드 피트처럼 언젠가 제 영역이 생기길 바라고 있어요. 이 배우들은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이 기대하는 게 있잖아요. 배우 이병헌 선배님도 그렇고요. 저도 데이터가 쌓이면 이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최시원이 나오면 재밌겠다, 유익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길 바라는 마음에, 또 저만의 무기를 갖기 위해 그런 연기를 계속 해오고 있는 거 같아요.
-가수 출신 배우는 많지만 이렇게 가수와 배우를 오랜 시간 병행해온 연예인은 많지 않은 거 같아요. 활동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
▶ 사실 힘듦의 연속이죠. 심적 부담감이 있어요. 월드 투어도 해야 하고 드라마 촬영도 이어가야 하니까요. 물론 사전에 스케줄을 공유해두긴 했지만 만약 변동이 생겼을 때를 생각하면 부담으로 다가와요. 괜히 미안하고 힘겹죠. 그래도 일이 즐거워요.
저번에 베트남 공연이 있어서 거의 10년 만에 갔었어요. 공연에서 '10년 전에 왔던 분들은 손 들어봐'라고 하니까 모든 사람이 들더라고요. 같은 공간에서 같은 사람들이 같은 사람을 두고 공연한 거죠. 참 고맙더라고요. 같이 걸어왔던 시간도 길지만, 앞으로 만날 시간도 더 기니까요.
-슈퍼주니어는 월드투어도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거의 18년 정도를 함께 해온 멤버들인데 데뷔 초엔 이렇게 길게 올 줄 알았나요.
▶ 저는 이상하게 희한한 자신감이 있었어요. 다들 잘 될 거 같았고 걱정이 없었죠. 그러다 데뷔 초 때 위압감이나 위기감을 느끼고 불안했던 순간이 있었는데요, 그때 정말 작정하고 잘되길 바라고 기도했죠. 이후에 '쏘리 쏘리' 활동했고 글로벌로 향했어요. 정말 운이 좋게 확 잘됐죠. 그때만 생각하면 너무 감사해요.
-매해 꾸준히 앨범을 발매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 그야말로 저희 열정이죠. 사실 멤버들끼리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자주 얘기해요. 저희는 활동을 한 번도 쉰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충전할 시간도 필요하다고요. 그런데도 계속 달리는 걸 보면 열정인 거 같아요. 열정이 없었으면 활동도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슈퍼주니어 내 많은 유닛이 있어요. 그런데 시원 씨가 들어간 유닛이나 솔로 앨범은 없었던 거 같은데 혹시 가수로서 솔로 및 유닛 활동 계획이 있나요.
▶ 개인적으론 이특, 신동과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요. 한 번도 활동하지 않은 팀인데, 약간 고급스러우면서도 B급 감성의 느낌을 내고 싶어요. 일종의 '부캐' 같은 거죠. 정말로 트로트 의상을 입고 신나는 곡으로 노래하고 싶어요. 정말 '슈주' 다운 곡이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 중에서 싸이 형 곡이 많은데요. 이건 모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들어요. DJ DOC, UV 형들 같은 음악처럼요. 그런 걸 하면서 부르면 팬들도 그렇고 우리도 스트레스가 풀리고 신나지 않을까요? 언젠가 정말 나올 수 있길 바랍니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지난해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2022 Asia Artist Awards IN JAPAN'(2022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인 재팬, 이하 '2022 AAA')에서 뉴웨이브 배우 부문과 베스트 액팅 퍼포먼스상을 수상한 최시원은 올해 더 높게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먼저 그는 오는 11일 처음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에 출연한다.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는 스페셜 게스트가 자신의 '안하던 짓 박스'를 공개하고 이를 키워드 토크로 풀어내는 프로그램으로, 최시원 역시 독특한 발상과 행동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이 외에도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발을 넓히며 본격적으로 활동 신호탄을 쏘아 올린 상태다.
최근 스타뉴스와 서울 성동구 성수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최시원은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서 웃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연예계 활동을 돌아보며 속 깊은 얘기를 털어놨다.
-지난해 '2022 AAA'에서 뉴웨이브 배우 부문, 베스트 액팅 퍼포먼스상을 받으며 2관왕을 달성했습니다. 못 다한 수상소감이 있다면요.
▶ 그래도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해주신 팬 엘프 여러분과 우리 멤버들에게 감사했어요. 항상 존중해주고 배려해줍니다. MC 이특 씨도 고생 많으셨어요.
-당시 '2022 AAA' MC가 이특 씨였는데요, 그동안 많이 봤지만 홀로 참석한 시상식에서 이특 씨와의 만남이 더욱 특별했을 거 같아요.
▶ 대단했어요. 많은 아티스트가 있는데 그들을 잘 살리면서 분위기를 유도하고 이끄는 모습이 놀라웠죠. 제 기억에, 당시 이특 씨가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거 같은데 티를 하나도 안 내고 끝까지 하는 모습이 감명 깊었어요.
저도 당시 A형 간염으로 입원했었는데 (이특을 보고) 열심히 하려고 했어요. 저 또한 시상식에서 선배님들한테 사랑받은 적 있으니 그 사랑을 똑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르세라핌, 뉴진스 공연도 보니 아주 행복했고요.
-최근 ENA 드라마 '얼어죽을 연애따위'(이하 '얼죽연')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얼죽연'의 스토리 라인 자체가 정말 연애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만든 거라 현실적이란 평을 받았습니다.
▶ 미국 출장을 가기 전, 과거 작품을 함께한 감독님이 '얼어죽을 연애따위' 시나리오를 보내주셨어요. 대본을 봤더니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바로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여주인공인 이다희 씨가 다른 스케줄로 기존 (촬영) 일정이 미뤄졌는데 그래도 좋았죠. 감독님 작품도, 작가님도 너무 좋았으니까요.
-극 중 재훈은 무미건조한 듯하지만 잘 챙겨주는 타입인 거 같아요. 실제로 캐릭터와 비슷한 부분이 있나요.
▶ 저와 잘 맞는 부분이 있다기 보단 잘 맞춰 나갔죠. 워낙 멋있는 캐릭터니까. 제가 중점적으로 뒀던 건 성격적인 부분보단 코믹하면서도 진지한 요소였어요. 둘의 밸런스를 잘 맞춰 나갔어요. 드라마에선 코믹도, 로맨스도, 딥하게 들어가는 감정도 있어요. 이런 걸 찾아 나가는 게 중요했죠. 이런 연습들이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로도 이어졌어요.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는 '얼죽연'과 완전히 다른 연애였는데요. 연기하는 입장에선 어땠나요.
▶ 만약 '얼죽연' 때 밸런스를 찾는 연습을 하지 않았더라면 '술도녀'의 눈물 장면, 구여름(이선빈 분)에게 빠져가는 모습 등은 몰입도가 덜 했을 거예요. 덕분에 강북구 캐릭터가 더 깊게 나오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이질감 없이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아무리 로맨스여도 캐릭터마다 직업이 있잖아요. 그게 좀 중요하더라고요. ('얼죽연'을 통해) 의사를 해봤으니 정말 전문직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전문직, 특히 의사는 용어도 어렵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단어가 나와야 하는 것도 있잖아요. 무작정 외우는 것보다도 이해하면서 외우는 게 정말 중요했죠.
-'술도녀'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후속 예능프로그램까지 나온 만큼, 화기애애했을 것 같아요.
▶ 드라마 '전원일기'를 보면 '얼마나 티키타카가 잘 맞길래 끝이 없을까' 했는데요. 그걸 '술도녀'에서 느꼈죠. 지금도 기억나는 게 (이)선빈이랑은 정말 어제 만난 사람처럼 잘 맞더라고요. 또 연기에선 무게감과 깊이가 생겼고요. 시즌3을 원하는 멤버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술도녀'에서 강북구 역은 연기하기엔 어려운 캐릭터이지 않았나 싶어요. 찌질한 면도 있고 또 어떨 땐 깊은 속내를 드러내야 하니까요. 앞서 언급한 '밸런스'가 중요해보이는데 어떤 식으로 연기하려고 했나요.
▶ 오히려 찌질한 연기는 내려놓으면 편해요. 캐릭터가 정형화돼 있으면 각을 잡고 부담스러운 면이 있죠. 찌질한 건 그냥 내려놓기만 하면 되니까요. 이런 모습 보다도 안 작가(이선빈 분)에게 갖는 감정이 진짜여야 하니까 밸런스를 맞추는 게 힘들었죠.
-이선빈 씨와 로맨스 연기는 어땠나요. 티격태격하다가 둘의 촘촘한 서사가 쌓이는 느낌이라 좋았던 거 같아요.
▶ (이선빈은) 정말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보통은 연기할 때 자기 모습을 지키는 면이 있어서 뭔가 같이 연기를 해도 자기 연기를 고수하다 보니 딱딱해지는 면도 있어요. 근데 (이선빈은) 몸이 유연하고 주고 받는 게 잘 되더라고요. 무조건 함께하는 연기는 혼자만 돋보인다고 해서 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건 연기뿐만 아니라 무대도, 사업도 모두 마찬가지 입니다. 누군가 대표로 있을 때 최대한 잘할 수 있도록 재능있는 사람을 잘 밀어줘야 하지 않나요. 그걸 이선빈 씨가 하고 있더라고요.
-재밌었던 촬영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 정말 많죠. 일단 우린 동변상련이 있었어요. (한)선화도, (정)은지도, (이)선빈이도 다 가수, 그룹 출신이잖아요. 특히 두 명같은 경우는 같은 시대에 활동 했고요. 뚱뚱한 분장하고 있는 절 보면서 '우리 오빠 스타인데..'라고 하더라고요. 하하.
-'술도녀' 뿐만 아니라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도 느꼈지만, 정말 망가짐에 두려움이 없는 것 같아요. 최근 SNS 활동을 봐도 그런 모습이 느껴지던데, 원래 그런 타입인가요.
▶ 사실 이유가 있어요. '그녀는 예뻤다'를 촬영하면서 느꼈는데요. 당시 사람들이 일 끝나고 집에서 TV를 볼 때 대체로 재밌는 걸 보더라고요. 드라마든 뭐든. 그걸 나를 대입해서 생각해봤을 때도 그런 거 같아요. 재밌는 거에 열망을 갖게 됐죠. 물론 멋있는 역들도 너무 좋아요. 근데 전 계속 노력하면서 재미와 멋짐의 밸런스를 찾아 제 캐릭터 영역으로 만들고 싶어요.
라이언 레이놀즈, 브래드 피트처럼 언젠가 제 영역이 생기길 바라고 있어요. 이 배우들은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이 기대하는 게 있잖아요. 배우 이병헌 선배님도 그렇고요. 저도 데이터가 쌓이면 이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최시원이 나오면 재밌겠다, 유익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길 바라는 마음에, 또 저만의 무기를 갖기 위해 그런 연기를 계속 해오고 있는 거 같아요.
-가수 출신 배우는 많지만 이렇게 가수와 배우를 오랜 시간 병행해온 연예인은 많지 않은 거 같아요. 활동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
▶ 사실 힘듦의 연속이죠. 심적 부담감이 있어요. 월드 투어도 해야 하고 드라마 촬영도 이어가야 하니까요. 물론 사전에 스케줄을 공유해두긴 했지만 만약 변동이 생겼을 때를 생각하면 부담으로 다가와요. 괜히 미안하고 힘겹죠. 그래도 일이 즐거워요.
저번에 베트남 공연이 있어서 거의 10년 만에 갔었어요. 공연에서 '10년 전에 왔던 분들은 손 들어봐'라고 하니까 모든 사람이 들더라고요. 같은 공간에서 같은 사람들이 같은 사람을 두고 공연한 거죠. 참 고맙더라고요. 같이 걸어왔던 시간도 길지만, 앞으로 만날 시간도 더 기니까요.
-슈퍼주니어는 월드투어도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거의 18년 정도를 함께 해온 멤버들인데 데뷔 초엔 이렇게 길게 올 줄 알았나요.
▶ 저는 이상하게 희한한 자신감이 있었어요. 다들 잘 될 거 같았고 걱정이 없었죠. 그러다 데뷔 초 때 위압감이나 위기감을 느끼고 불안했던 순간이 있었는데요, 그때 정말 작정하고 잘되길 바라고 기도했죠. 이후에 '쏘리 쏘리' 활동했고 글로벌로 향했어요. 정말 운이 좋게 확 잘됐죠. 그때만 생각하면 너무 감사해요.
-매해 꾸준히 앨범을 발매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 그야말로 저희 열정이죠. 사실 멤버들끼리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자주 얘기해요. 저희는 활동을 한 번도 쉰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충전할 시간도 필요하다고요. 그런데도 계속 달리는 걸 보면 열정인 거 같아요. 열정이 없었으면 활동도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슈퍼주니어 내 많은 유닛이 있어요. 그런데 시원 씨가 들어간 유닛이나 솔로 앨범은 없었던 거 같은데 혹시 가수로서 솔로 및 유닛 활동 계획이 있나요.
▶ 개인적으론 이특, 신동과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요. 한 번도 활동하지 않은 팀인데, 약간 고급스러우면서도 B급 감성의 느낌을 내고 싶어요. 일종의 '부캐' 같은 거죠. 정말로 트로트 의상을 입고 신나는 곡으로 노래하고 싶어요. 정말 '슈주' 다운 곡이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 중에서 싸이 형 곡이 많은데요. 이건 모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들어요. DJ DOC, UV 형들 같은 음악처럼요. 그런 걸 하면서 부르면 팬들도 그렇고 우리도 스트레스가 풀리고 신나지 않을까요? 언젠가 정말 나올 수 있길 바랍니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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