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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입대 행복해요"..'나쁜엄마' 이도현, 연기도 사랑도♥ '노력 천재'[★FULL인터뷰]

  • 한해선 기자
  • 2023-06-16

"저는 열심히 하는 것 빼고는 시체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하는 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데, '누가 너보다 더 열심히 하더라'라고 하면 저는 미쳐서 더 열심히 해요."

"안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재수한 이유가 제일 컸던 것 같아요. 고3 입시 때 칭찬을 너무 많이 들어서 저는 제가 '연기 천재'인 줄 알았고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줄 알았는데 입시에서 떨어졌어요. 재수를 통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고 그렇게 살아오다 보니까 그 순간이 잊히지 않는 것 같아요."

배우 이도현이 군 입대 전 마지막으로 촬영한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극본 배세영, 연출 심나연)에서 하얗게 불태웠다. 이도현은 이미 앞서 '호텔 델루나', '18 어게인', '스위트홈', '오월의 청춘', '멜랑꼴리아', '더 글로리'로 동료들이 입 모아 극찬할만큼 집중도 높은 연기를 펼쳤는데, 이번 '나쁜엄마' 속 최강호로 또 한번 '천재 배우'임을 입증했다. 최강호는 '검사'와 '7세 지능의 성인' 간극을 표현해야 했던 변화무쌍한 서사의 난이도 높은 인물이었지만, 이도현은 '열심히 하는 것 빼고는 시체'인 정신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을 쏙 빼놓았다.

"(군 입대를 앞두고) 저는 행복해요. 군대를 옛날부터 되게 가고 싶어 했거든요. 거기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하고 전국 팔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모인다고 하더라고요. 그들에게서 얻은 경험이 연기에 발판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들의 장점도 배울 수 있겠고요. 제가 4, 5년 동안 쉬지 않고 촬영만 해와서 자기계발 할 시간이 없었어요. 군대에 있으면서 발전할 시간이 될 것 같고 좋을 것 같아요."

기자들의 입에서조차 "오로지 연기만 생각하는 거냐"는 질문이 나올 정도. '연기에 美친 노력파' 이도현의 제대 후 모습이 기대된다.

'나쁜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영순(라미란 분)과 아이가 돼버린 아들 강호(이도현 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 이 드라마는 현실적이면서 애틋한 모자 이야기, 마을 사람들의 정감 넘치고 유쾌한 캐릭터 향연, 힐링 서사 등의 요소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최고 시청률 12%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이도현은 영순의 아들이자 서울중앙지검 검사 최강호 역을 맡았다. 영순의 강요로 검사가 된 강호는 강한 자의 편에 서서 약한 자를 괴롭히는 안타고니스트였다가 뜻밖의 사고로 7세 지능의 아이가 됐다. 강호는 그제서야 비로소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제대로 배우게 됐고, 뒤늦게 기억이 돌아와 아버지를 죽인 송우벽(최무성 분)과 오태수(정웅인 분)을 법으로 처단하고 자신의 자식을 낳은 오랜 연인 이미주(안은진 분)와 재회했다.


-'나쁜엄마' 종영 소감은?

▶행복한 작업이었고 결과도 좋아서 다행이기도 했다. 제 인생에 있어서 너무 많은 걸 배운 작업이었다. 평생 간직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인생의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고 연기에 대한 새로운 길도 열렸다.

-'나쁜엄마'를 하면서 스스로의 가치관은 어떻게 바뀌었나.

▶어머니(라미란)가 많이 가르쳐주셨다. 배우로서 걸어갈 길이나 연기자로서 어떻게 작품을 대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오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셨다. 진짜 엄마가 한 분 더 생긴 기분이다. 라미란 선배님은 진짜 엄마 같아서 내가 지금도 '엄마'라고 부르고 있다. 선배님이 '누나'라고 부르라고 하셨는데 쉽게 바뀌지 않는다.(웃음)

-이번 작품은 어떻게 접근하고 들어갔나.

▶이번 작품도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7세의 어린 지능으로 돌아간다는 게 쉽지 않아서 표현에 있어서 나로 시작했지만 최강호란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선배님, 감독님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학생 시절에는 엄마 말만 듣고 미주에게도 표현을 잘 안 하는 캐릭터였다가 대학생 때는 미주와 있는 게 유일한 탈출구로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사실을 알고선 전체적인 셔터를 내렸다.

-강호는 서사도 다양했고 변화가 많은 캐릭터였다.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 중 난이도가 어느 정도 되는지?

▶항상 모든 역할에서 난이도가 별 다섯 개였다. 쉬운 역할은 없다고 생각한다. 역을 해내는 데까지의 어려움은 다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게 오래 걸리느냐 금방 걸리느냐였다. 이번 캐릭터도 만드는 데에 짧게 걸린 건 아니었다. 그렇다고 오래 걸리진 않았던 게 감독님, 선배님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어떤 부분이 표현하기 어려웠나.

▶30대에서 7세 지능으로 돌아간 강호를 보고 시청자들이 간극을 잘 느끼도록 하려고 했다. 회사에서도 나에게 '어려울 것 같아'라면서 대본을 줬는데 나도 대본을 보고 어려울 것 같았다. 나는 어려울 것 같으면 오기가 생겨서 '나 아니면 못 한다'는 얘길 듣고 싶은 도전정신이 있다.

-'나쁜엄마' 속 자신의 연기 만족도는?

▶사실 너무 아쉬운 것들이 많다. 인생의 가치관도 바뀔 정도였는데, 옛날 같았으면 내 연기가 아쉬우면 60, 70점이라고 했을 텐데, 선배님들이 '너 자신에게 인색해지지 마라'라고 해서 100점을 주겠다.(웃음) 공감해 주신 분들이 많아서 좋았다. 같이 눈물 흘리고 웃어주셔서 행복했다. 영순, 미주와 엄마의 모녀 관계, 예진이 서진이 아이들, 조우리 마을을 보고 좋아해 주시는 걸 보고 행복했다.


-엔딩에서 영순이 세상을 떠난 후, 영순의 장례식장에서 강호가 조우리 사람들과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노래를 불렀다. 이 장면이 시청자들에게 호불호가 있었는데.

▶대본만 봤을 땐 그런 장례식은 처음봤다. 다 같이 노래를 부르면서 축제 분위기인 것처럼 엄마를 보내주지 않았냐. 선배님과 나는 어떻게 연기를 할까 궁금했다. 마음과 행동이 반대되는 곳에서 오는 새로움이 있었고, 내가 슬픈 걸 표현하려고 하지 않아도 애틋해졌다. 선배님들도 오히려 밝게 해주려고 하셨다. 김원해 선배님은 오히려 애드리브도 더 잘해주려고 하셨다.

-이전엔 캐릭터에 실제 감정을 많이 지배받는 편이었나.

▶캐릭터 감정에 지배를 많이 받는 편이었다. 이번 작품에선 다른 방식의 분(라미란)이 눈앞에 나타났고 나를 그쪽 세계로 데려가줬다.


-'나쁜엄마'가 최고 시청률 12%까지 오르면서 성적이 좋았다. 시청자들이 '나쁜엄마'를 좋아한 포인트가 뭐라고 생각하나.

▶시청률이 이 정도로 잘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엄마라는 존재, 자식에 공감을 많이 해주신 것 같다. 태어난 순간 혈연관계가 되는 이야기가 공감의 매개체가 된 것 같다.

-'나쁜엄마'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찾아봤나.

▶원래 댓글을 잘 안 찾아보는데 주변에서 반응을 캡처해서 보내줬다. 엄마가 저를 일으키기 위해서 계곡물에 던지는 장면도 있었는데 학대로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어떤 어머니인 시청자가 '내 자식을 위해선 무엇이라도 할 수 있고 걸을 수 있도록 다 할 수 있다'고 쓴 반응이 있더라. 그걸 보고 너무 내 입장에서 생각했구나 싶었다. 그때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실제 어머니는 '나쁜엄마'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여주셨나.

▶저희 엄마도 보면서 많이 우셨더라. 다른 작품을 할 때는 내가 집에 가면 엄마가 '도현아'라고 하시던데 이번엔 '강호야'라고 하셨다. 그만큼 많이 좋아해 주셨고 재방송을 맨날 틀어놓으셨다.(웃음)

-평소엔 어떤 아들인가.

▶나도 중고등학생 때는 어머니가 '무조건 공부를 해야 해'라고 하셔서 학원을 많이 보냈다. 나는 공부를 하기 싫어했다. 강압 아닌 강압을 받으며 살았는데, 성인이 되고서 엄마가 왜 그랬는지 알게 됐다. 학원은 수학, 사회, 국어 등을 다녔고 밥을 같이 주는 공부방을 다녔다. 나는 가서 밥만 먹고 운동하고 그랬다.(웃음) 우리집에 딸이 없고 아들만 있는데, 지금은 집에서 내가 딸처럼 애교도 많이 부리려고 하고 살가운 아들이 되려고 한다. 어머니를 데리고 파스타도 먹으려고 하고 그러고 있는데, 내가 아들이다 보니 목욕탕을 같이 못 가서 아쉽다.


-'대체 불가'란 수식어가 붙는 배우다. 이런 수식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하얗게 불태웠다고 생각한다. 다른 배우분이 이 작품을 했다면 다른 매력의 강호가 또 탄생했겠다. 나 스스로는 최선을 다해서 후회가 없다.

-본인 칭찬을 잘 못하는 것 같다.

▶그게 쉽지 않다. 주변에선 '대체 불가'라고 하고 좋은 얘길 많이 해줘서 기분이 좋다. 나는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많이 물어보는 편인데, 같이 스터디하는 형이 '너 연기 많이 늘었다'라고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연기 스터디는 아직도 하고 있나.

▶지금도 하고 있고 5일 전에도 했다. 데뷔한 형도 한 명 있다. 5명이 하고 있는데 누군가 오디션이 있거나 작품을 하면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서로 그 신을 읽어본다. 서로에게 좋은 소스를 가져가는 거다.

-공개 열애 중인 배우 임지연은 이번 작품에 대해 연기 조언을 해줬나.

▶그 친구가 촬영이 너무 많아서 내 걸 피드백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미안했고 방송을 봐달라고 하기도 미안했다. 포털 사이트에 기사가 뜨고 시청률이 뜨면 '축하한다'는 얘길 해줬다.

-'나쁜엄마'에서 전무후무할 정도로 안은진과 연인 설정의 뽀뽀신이 굉장히 많았다. 실제 연인인 임지연에게 스킨십 장면이 눈치 보이진 않았는지?

▶저희는 전혀(눈치 보이진 않았다). 다 연기로서 하는 거고 그 역할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서로 터치하지 않았다. 촬영 중에 빵 (열애) 기사가 떠서 '작품에 피해가 가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했다. 당시 '더 글로리' 팀원에게도 마음이 쓰였다.


-안은진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은진이 누나는 되게 열정적인 사람이고 준비를 그렇게 많이 해왔다. '강호야 이거 한번 해보자'라고 하면 나는 수용을 잘하는 편이어서 감독님에게 보여주고 연기를 해봤다. 다양한 시도를 하게끔 도와준 누나였다. 누나도 라미란 선배님처럼 눈으로 집중력을 준 배우였고 미주 그 자체였다.

-라미란과 모자 관계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내가 뭘 하려고 하지 않아도 어머니(라미란)가 주시는 힘이 너무 컸다. 서로 눈물버튼이 생겨서 엄마만 보면 눈물이 났는데, 눈물이 나면 안 되는 장면에서도 눈물이 났다. 그만큼 너무 편하게 연기했다. 선배님은 내가 우는 신이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되게 밝으셨다. 장난을 엄청 많이 치시고 슛 들어가면 눈이 확 도셔서 갑자기 나에게 화를 내고 부둥켜 안고 울었다. 내가 어떻게 연기를 하냐고 물었는데 그게 선배님만의 연기 방식이더라. 내가 너무나 하고 싶던 연기 방식이었다. 나도 후반부에 감정이 많은 신은 마음 편하게 연기하게 됐다.

-나쁜엄마는 자신에게 어떤 작품인가.

▶내 연기의 방향성을 새롭게 개척해준 작품이었다. 나무의 가지를 새롭게 뻗어나가게 해줬다. 앞으로 이파리를 쌓아야겠다.

-출연작마다 반응이 좋다. 현재는 배우로서의 생활에서 어떻게 마음을 다잡고 있나.

▶옛날부터 회사 대표님과 하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등산을 하고 있는 것이고 경치도 보면서 하산도 하고 다른 산을 오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산할 때 방심해서 힘이 풀리고 많이 다친다고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쉽게 답변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마음에 남는 캐릭터가 있는지?

▶처음 얼굴을 알린 건 '호텔델루나'의 고청명이었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굳이 꼽자면 첫 주인공이었던 '18어게인' 고우영이었다. 첫 주연이기도 했고 처음으로 긴 호흡으로 연기했다. 그 작품을 통해 배운 것도 엄청 많았다. 긴 호흡을 하도록 성장했고 윤상현 선배님을 모방하면서 시청자들이 똑같다고 말해주셔서 너무 재미있었다.

-'18 어게인' 김하늘, '멜랑꼴리아' 임수정, '더 글로리' 송혜교, '나쁜엄마' 라미란 등 그동안의 작품에서 연상의 여배우와 많이 연기 호흡을 맞췄다. '연하남'으로서 자신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나이 차이가 있는 선배님들과 촬영을 했지만 나는 사실 그런 나이 차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김하늘 선배님, 임수정 선배님과 촬영을 할 때 나이에 대한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다. 오로지 '송혜교 선배님이 문동은 역이네' 이런 식으로만 생각했다. 그러기에 시청자분들이 나이 차이가 안 느껴진다고 해주신 것 같다.


-욕심나는 캐릭터가 있다면?

▶다 해보고 싶다. 이번에 검사 역할을 하면서 (라미란) 선배님한테 '사자' 직업은 안 할 거라고 했다. 다른 검사 역할을 하신 선배님들의 연기를 찾아봤는데 정말 쉽지 않더라. 남성미가 있는 작품도 해보고 싶다. 그건 군대 갔다 오고 나서 성숙해지고서 하고 싶다.

-'더 글로리'가 잘 됐지만 자신이 맡은 주여정 역이 주목도가 조금 낮아서 아쉽진 않았나.

▶'더 글로리'가 잘 돼서 너무 좋고 감사한데, 스스로는 납득이 잘 안 갔다. 개봉이 되기 전에 작가님, 감독님, 스태프분들이 '여정이 너무 잘했다'고 말해주셨고 기대를 하고 봤는데 내가 볼 때는 여정이의 연기가 너무 이상하더라. 이도저도 아니고 표현도 애매했다. '저게 왜 잘했단 평가를 듣고 칭찬을 듣는 거지?' 생각하면서 답답해서 다른 감독님에게 물어봤다. 라미란 선배님에게도 여쭤봤는데 되게 감사했던 말이 '물컵의 물이 넘칠 것 같지만 가득찬 아사모사한 연기를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야', '네가 한 연기는 어려운 연기라서 좋은 평가를 내려주신 거야'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내가 그런 부분을 잘 해낸 거구나 생각하게 됐다. '더 글로리'가 나오고서 스스로 힘들었고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데뷔 후 슬럼프가 온 적은 한 번도 없었나.

▶'더 글로리' 때 한번 온 것 같고 이전까지는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서 놓친 것 같다. '더 글로리'는 아예 촬영 후 몇 달 있다가 개봉해서 그런지 생각할 시간이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의 연기를 깊게 생각한 기회가 됐단 점에서 '더 글로리'는 한편으로 감사한 작품이기도 하겠다.

▶나를 제 3자로서 떨어져서 볼 수 있게 해줬고 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해준 터닝포인트였다.

-본인이 생각하는 배우로서의 강점은?

▶저는 열심히 하는 것 빼고는 시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는 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 '누가 너보다 더 열심히 하더라'라고 하면 나는 미쳐서 더 열심히 한다. '호텔델루나' 고청명 역도 태선이 형 역할이었는데 감독님이 그다음에 나에게 제안을 주신 적이 있다. 나는 그때 이후로 어떤 누구보다 역할을 많이 관찰하고 열심히 하려고 하는 편이 됐다.

-동료 배우들이 이도현을 '천재'라고 하더라.

▶나는 절대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학교 다닐 때 타고난 천재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들이 너무 부러워서 그들이 사는 삶의 패턴을 똑같이 따라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나랑 안 맞더라. 그때 사람마다 색깔이 다르다고 생각했고, 천재인 학교 형을 보면서 '형은 천재, 나는 노력'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만족하지 않는 배우인 것 같다. 왜 그런가.

▶안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재수한 이유가 제일 컸던 것 같다. 고3 입시 때 칭찬을 너무 많이 들어서 나는 내가 '연기 천재'인 줄 알았고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줄 알았는데 입시에서 떨어졌다. 재수를 통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고 그렇게 살아오다 보니까 그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

-오로지 연기만 생각하는 건지?

▶최종 목적지가 연기인데, 그걸 생각하는 부수적인 과정이 즐겁다. 평소 관찰을 많이 하려는 편이다. 군대 안에선 동기들의 직업과 특성을 배우기도 하겠다.

-올해 군 입대를 해야 하는 나이인데, 마음의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나는 행복하다. 군대를 옛날부터 되게 가고 싶어 했다. 거기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하고 전국 팔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모인다고 하더라. 그들에게서 얻은 경험이 연기에 발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장점도 배울 수 있겠다. 내가 4, 5년 동안 쉬지 않고 촬영만 해와서 자기 계발할 시간이 없었다. 군대에 있으면서 발전할 시간이 될 것 같고 좋을 것 같다.

-하반기 계획은?

▶군 입대를 할 것 같아서 해외는 못 가겠고, 짧게라도 제주도쪽으로 부모님과 다녀올 것 같다.

-제대 후에 스스로 어떻게 성장하길 바라나.

▶지금은 '소년 소년' 같은 이미지가 있다면 다녀와서는 남성미가 풀풀 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공연이란 것도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 뮤지컬이든 연극이든. 군대에서 체중을 많이 찌웠다가 뺐다가를 해보고 싶은데 그때의 얼굴을 체크해 보고 나중에 어떤 역할이 어울릴지 보고 싶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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