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데뷔 10주년을 맞이해 아미(팬덤명)를 직접 마주했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BTS 10주년 페스타 @여의도(BTS 10th Anniversary FESTA @Yeouido)'가 개최된 가운데, RM이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를 통해 직접 아미와 만났다. 이 행사는 RM이 라디오 DJ를 맡아 팬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RM은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을 맞이해 여의도에서 이렇게 여러분을 만나게 됐다. 이렇게 더운 날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카메라 화질이 정말 좋다. 저 좀 멀리서 잡아주시기 바란다. 농담이고, 잘 잡아달라. 저 오늘 좀 괜찮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 여동생도 6월 13일에 태어났다. 6월 13일에 태어난 사람들이 될 놈들이 아닌가 싶다"고 입담을 자랑했다.

DJ로 변신한 RM은 아미들이 사전에 미리 보낸 사연을 읽으며 소통했다. RM은 사연 주인공의 성별에 따라 목소리를 시시때때로 바꾸며 마치 '컬투쇼'를 듣는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그는 "저의 모든 흑역사가 인터넷에 박제가 되어 있다. 10주년이 되니까 친구들이 그걸 보내주더라.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농담이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또 "연습생 때 윤기(슈가) 형이랑 학교 다니며 연습을 하고 그랬는데 이렇게 10주년을 맞이해 페스타를 하는 게 신기하고 아득한 느낌이다. 학생에서 직장인으로 거듭나기까지 방탄소년단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팬분들이 많다고 생각하고 멋진 직장인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한 팬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며 사연을 보냈다. 이에 RM은 "계좌 남겨주시면 축의금 보내드리겠다"고 말해 환호를 자아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는 한 팬의 사연에는 "저도 방탄소년단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영어를 잘 하지 못 했을 것 같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많은 분들에게 가 닿으려고 하다 보니 영어를 잘 하게 됐다. 한 언어를 배우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우리를 순전히 사랑한다는 마음으로 한국어를 공부해 주셔서 감사하고, 감동 받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군인이라는 한 팬의 댓글에는 "반갑다. 저도 곧 육군일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정국의 깜짝 전화 연결도 진행됐다. RM은 정국의 통화상 목소리를 전혀 알아채지 못해 웃음을 안겼다.

정국은 "미국 LA는 지금 새벽 1시 30분인데, 전화 받으려고 계속 기다렸다. 아미 여러분 보고 싶다. 회사랑 잘 얘기해서 오프라인 이벤트를 준비해 보겠다. 지금 씻지도 못했다. 이제 씻으러 가보겠다"고 안부 인사를 건넸다.

통화를 마친 RM은 "정국인 줄 정말 몰랐다. 씁쓸하다. 정국이를 회사에서 종종 마주친다. 정국이도 지금 재미있는 걸 준비 중이다. 다들 일을 열심히 하고 있어서 감동적이다. 팀으로 돌아왔을 때 다 같이 힘내서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행복한 세상의 김남준'이라는 닉네임으로 사연을 신청한 뷔와 깜짝 전화 연결도 이뤄졌다. 뷔는 "자다 일어났다. 혹시 아미분들 많이 오셨냐"고 허당기를 발휘했다. 이에 RM은 "태형(뷔 본명)아, 좀 더 자라. 지금 많은 분들이 계시다"며 황급히 통화를 마쳐 또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뷔는 짧은 통화 말미 "형, 폼 미쳤다"고 읊조린 뒤 전화를 마쳤다.

1부를 마친 RM은 자신의 솔로곡 '페르소나'를 열창했다. 사전 신청을 통해 입장한 3000명의 아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일제히 응원봉을 흔들며 환호했다. 깜짝 무대였음에도 흥분하지 않고 차분히 각자의 자리에서 공연을 즐기는 아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부에선 방탄소년단 관련 퀴즈를 푸는 시간을 가진 뒤 팬들과 다음을 기약했다. 그는 "학생 시절에 불꽃축제 한 번 보겠다고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한데, 이렇게 여러분을 이곳에서 만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15주년, 20주년에 사실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내년 이맘쯤을 생각해보니 진 형이 가장 먼저 복귀를 하더라. 든든하게 자리를 채워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여러분께 늘 감사하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신 아미 여러분께 감사하다. 방탄소년단의 10주년을 사랑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이 험한 세상에서 함께 잘 살아보자. 우리 존재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라이브로 '들꽃놀이'를 열창했다.

한편 빅히트 뮤직 측은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약 30분 동안 방탄소년단의 히트곡과 정국의 내레이션이 더해진 불꽃놀이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