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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마당이 있는 집'에 살면 변한다 [안윤지의 돋보기]

  • 안윤지 기자
  • 2023-06-23
'마당이 있는 집'에 살면 어떤 느낌일까. 우선 밝고 청초한 분위기는 없다. 살벌하고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김태희의 변신이 강하게 느껴진다.

ENA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극본 지아니, 연출 정지현)은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두 여자가 만나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배우 김태희, 임지연, 김성오, 최재림 등이 출연한다.

'마당이 있는 집'은 시작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바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로 제2의 황금기를 누리는 임지연의 변신 때문이었다. 임지연은 '더 글로리'에서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면, 이번엔 가정 폭력 피해자 역으로 등장했다. "왜 신고를 안 해"라며 달려온 경비원에 잔뜩 부은 얼굴로 "저 아직 살아있어요"라 말하는 그의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또 '마당에서 시체 냄새가 난다'란 문구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서 더 놀라운 지점을 보여주는 게 있다면 김태희의 도전이다. 김태희는 그동안 드라마 '스크린' '천국의 계단' '구미호 외전'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마이 프린세스' '아이리스' '장옥정, 사랑에 살다' '하이바이, 마마!' 등에 출연했다. 대부분 작품이 발랄하고 가볍게 볼 수 있는 분위기로, 김태희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친근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러던 그가 처음으로 스릴러에 도전했다.

신선한 점은 김태희의 묵직한 연기다. 극중 문주란(김태희 분)은 평화로운 가정을 꿈꾸는 아내로, 완벽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남편 박재호(김성오 분)를 보면 어딘지 모르게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든다. 마치 박재호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문주란은 말이 없고 조용하며 은은하다. 이런 문주란이 추상은(임지연 분)을 만나면서 진실을 알아가게 된다. 아직 초반 회차만 방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같은 몰입감, 김태희와 임지연의 호흡 등은 시청자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한 방송 관계자 역시 "'하이바이 마마'에서 엄마 역할로서 연기 변신했던 김태희가 이번에는 스릴러로 돌아왔다. 작품 출연의 텀이 긴 만큼 새로운 연기 변신에 대한 고민이 컸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작품 역시 그런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지점으로 보인다"라며 "앞으로 남은 회차에서 김태희가 다시 한번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연기력을 펼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이 크다"라고 평했다.

앞서 김태희는 "지금 3년 만에 돌아왔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일상을 바쁘게 살다 보니 그렇게 시간이 흐른 지 몰랐다. 틈틈이 복귀 생각으로 대본을 보다가 스릴러가 낯선 장르인데도 몰입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1부 대본이 끝났을 땐 주란이란 역할이 궁금했고 '연기한다면'이란 생각하니 가슴이 뛰더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드라마로도 충분히 그의 마음이 전해지는 만큼, '마당이 있는 집'은 김태희의 필모그래피에서 새로운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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