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이원정이 '어쩌다 마주친, 그대' 속 고문신 촬영을 위해 체중 감량을 결심한 배경을 털어놨다.

이원정은 27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스타뉴스에서 KBS 2TV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극본 백소연, 연출 강수연, 이웅희, 이하 '어마그')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0일 종영한 '어마그'는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로, 과거 연쇄살인 사건의 진실을 찾아 나선 윤해준(김동욱 분)과 백윤영(진기주 분)이 서로 목표가 이어져 있음을 깨닫고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김동욱은 극 중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1987년으로 시간 여행한 윤해준 역, 진기주는 엄마의 죽음을 막기 위해 어쩌다 1987년에 갇힌 백윤영 역, 서지혜는 훗날 윤영의 어머니이자 풋풋한 여고생 이순애 역, 이원정은 꿈 많은 음악소년 백희섭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원정은 이날 가장 기억에 남는 신으로 '고문신'을 언급하며 "배우 이원정으로서 너무 힘들었다. 해당 신에서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잘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에 5kg을 감량했다. 발열 크림을 바르고 사우나에 들어가면 수분이 쫙 빠진다. 쓰러질 수도 있어서 옆에 누가 있지 않으면 위험하기도 하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그 신을 찍는날 현장에 1시간 정도 빨리 가서 고문실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여태 한 번도 찍어보지 못한 신이기도 하고, 특수분장도 하고 그러다 보니 설렘 반, 긴장 반이었던 것 같다. 물고문 장면도 찍었는데 편집이 됐더라. 그 장면은 찍고 나서 바로 과호흡이 왔다. 고문실 신 모든 촬영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니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다 일어나서 박수를 쳐주셨다. 배우로서 인정을 받았다는 기분이 들어 정말 행복했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시크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이원정은 상당한 입담으로 연신 웃음을 안겼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이원정은 "희섭을 연기하며 혼자 속으로 '야, 원정아. 너 그거밖에 안 되니. 좀 더 못 하니'라고 되뇔 때도 많았다"라고 돌연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많은 걸 담아야 한다는 욕심에 공부를 너무 많이 한 것도 있다. 제 욕심이 컸는데 거기서 좀 꼬이지 않았나 싶다. 희섭은 오히려 이런 저런 생각을 안 하는 인물인데 말이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서 그런 점이 좀 아쉽다"라고 털어놨다.

2019년 OCN 드라마 '미스터 기간제'로 데뷔한 후 '뉴노멀진', '안녕하쉐어', '라이브온', '리얼:타임:러브' 등 주로 청춘물로 얼굴을 알리던 이원정은 지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단 한 회 출연만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복잡 미묘하고 오묘한, 어딘가 명확하지 않은 감정선을 지닌 인물을 매력적으로 소화한다는 호평이 잇따르는 것에 대해 이원정은 "그간 맡은 배역들이 느낌표보다 물음표를 던지는 인물들이라 그런 것 같다"라고 겸손히 답했다.

그러면서도 "힘든 하루를 마치고 텔레비전 앞에 앉은 시청자들에게 편안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건 배우로서 제가 가진 장점 아닐까 싶다. 동시에 그런 점들이 제 무기가 되기도 한다. 저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활동하고 싶다는 큰 꿈이 있다. 게리 올드만과 함께 연기하는 게 꿈 중 하나인데, 제 무기를 잘 다듬어서 꼭 그 꿈을 이룰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인터뷰③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