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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그' 이원정 "지상파 첫 주연 부담감 多, 김동욱은 유죄인간"[인터뷰①]

  • 김노을 기자
  • 2023-06-27
배우 이원정이 지상파 첫 주연작인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원정은 27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스타뉴스에서 KBS 2TV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극본 백소연, 연출 강수연, 이웅희, 이하 '어마그')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0일 종영한 '어마그'는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로, 과거 연쇄살인 사건의 진실을 찾아 나선 윤해준(김동욱 분)과 백윤영(진기주 분)이 서로 목표가 이어져 있음을 깨닫고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김동욱은 극 중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1987년으로 시간 여행한 윤해준 역, 진기주는 엄마의 죽음을 막기 위해 어쩌다 1987년에 갇힌 백윤영 역, 서지혜는 훗날 윤영의 어머니이자 풋풋한 여고생 이순애 역, 이원정은 꿈 많은 음악소년 백희섭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날 스타뉴스와 만난 이원정은 "희섭이라는 인물이 끝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종영을 하니 시원섭섭한 기분"이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2019년 OCN 드라마 '미스터 기간제'로 데뷔한 신예 이원정은 '어마그'를 통해 지상파 첫 주연을 꿰찼다. 그는 해맑고 단순하면서도 가슴 아픈 속사정을 지닌 인물 백희섭을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아우르며 극을 한층 더 다채롭게 만들어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이원정은 "저는 가족의 행복이 첫 번째"라며 "제 목표가 지상파에 데뷔하는 거였는데 '어마그'에 나오는 동안 가족들, 특히 할아버지께서 좋아하셨다. 원래 할아버지께서 제 출연작을 다 챙겨보시는데, 지상파에 나오니 더 좋아하시더라. 주말마다 할아버지 댁에 가는데 저를 만나면 연기 피드백도 해주신다. 손자와 한 마디라도 더 나누려고 하시는 모습이 정말 감사하고 기뻤다"라고 '어마그'가 가진 남다른 의미를 짚었다.

그는 "많은 시청자들께서 희섭이를 예뻐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원래 할아버지께서 저를 민족사관고등학교에 보내고 싶어 하셔서 연기하는 걸 반대하셨다. 중학교 3학년 때 연기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저를 두 달 동안 안 보시더라. 하지만 이젠 누구보다 제 연기에 큰 관심을 가지신다"라고 할아버지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지상파 주연 신고식을 성공리에 치른 이원정은 또 "부담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신나면서도 책임감, 부담감이 컸다. 특히나 희섭은 전라도 사투리를 써야 했기 때문에 그 걱정도 컸고, 저는 기타를 잡아 본 적도 없는데 희섭은 기타를 치지 않나. 새롭게 도전해야 하는 게 많아서 준비할 것도 많았는데, 결국 감독님이 왜 저를 캐스팅했는지를 떠올리며 자신감을 되찾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자존감이 높고 겁을 잘 안 먹는 편이다. 그저 그 상황에 존재하자는 생각으로 임하다 보니 잘 된 것 같다. 사실 제 역할보다 선배님들과 스태프분들 역량이 컸다. 다들 저를 배려해 주시고 따뜻하게 대해 주셨다"라고 함께 합을 맞춘 배우,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극 중 러브라인을 그리는 순애 역의 배우 서지혜와 로맨스 호흡은 어땠을까. 이원정은 "'우정리의 톱 퀸카' 하면 순애고, 순애하면 서지혜였다"라며 "문학소녀 하면 떠오르는 가장 이상적인 분위기 아닐까 싶다. 감독님, 서지혜와 처음 만나는 자리가 생각이 난다. (서지혜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그때 받은 느낌이 극 중 희섭과 순애의 첫 만남 장면까지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김동욱, 진기주와는 '어마그'를 통해 첫 호흡을 맞췄다. 특히 이원정은 김동욱이 후배를 배려하는 사려 깊은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이원정은 "김동욱 선배님은 최고다. 유죄인간이다. 어떻게 그리 스윗한지 모르겠다"라고 김동욱을 극찬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김동욱이) 작품할 동안 제 이름을 부르질 않으시고 늘 '희섭아'라고 하셨다. 그러다 종방연 때 선배님 자리로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그때 처음 '원정아'라고 부르시더라. 저는 선배님이 제 이름을 잊으신 줄 알았다고 하니까 '내가 네 이름을 잊겠니, 원정아'라고 하시는데 너무 설렜다. 촬영 내내 '저게 배우의 표본이다'라고 생각했다. 사람 김동욱, 배우 김동욱 모두에 많은 걸 배웠다. 오점이 없이 완벽한 분"이라고 거듭 김동욱을 추켜세웠다.

진기주에 대해서는 "'어마그'가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작품이다 보니 현재 속 인물들은 한 달 전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저는 과거의 인물이니 자연스럽게 한 달 후 합류했는데, 그래서 좀 어색한 것도 있었다. 그런데 유일하게 (진)기주 누나가 저를 본 첫날부터 '아버지!'라고 하시는 거다. 살갑게 해주셔서 그 순간 긴장이 확 녹았다. 그때 '아, 얘가 내 딸랑구구나. 자신 있게 하자'라고 생각했다"라며 진기주를 향한 감사의 뜻을 드러냈다.

이원정은 첫사랑 로맨스는 물론, 남모를 사연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애절한 감정 연기,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로서 느끼는 처참함까지 폭 넓은 연기로 시청자들의 웃음과 눈물을 자극했다.

그는 "역사 공부에 공을 많이 들였다. 서사를 이해하기 위해선 (역사에 대해) 툭 치면 나올 정도로 집중도가 높고, 밀도가 진해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전라도 촬영지가 많았어서 5·18 관련 박물관에 가서 공부하기도 했다. 전라도 사투리도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캐스팅되자마자 친구 두 명과 5박 6일 간 전라도로 떠나 북도부터 남도까지 모두 둘러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 만나 뵌 할머님에게 허락을 받고 대화를 녹음했다. 그리고 그걸 하루 종일 듣고 살았다. 잘 때도 켜놓고 자고, 일어나선 송골매, 백두산의 음악을 들었다. 희섭이라는 인물 자체를 체화시키려고 노력했다"라고 '어마그'를 위해 들인 노력을 언급했다.

극 중 희섭은 겉으로는 순박하고 꿈 많은 청년이지만 내면은 누구보다도 외로운 인물이다.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채 살아가며 느끼는 그리움도 큰 캐릭터인 만큼, 기저에 깔린 깊은 감정을 공감하는 데 어려움을 없었을까.

이에 대해 이원정은 "저는 해외를 나가면 이틀차부터 엄마가 보고 싶다. 그런데 희섭은 엄마를 잃지 않았나. 그걸 잠깐 상상만 해도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희섭을 밝고 유쾌하게 그리려 했다. 그래야 중요한 순간에 시청자들이 인물이 지닌 반전에 더욱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터뷰②에 계속)
김노을 기자 |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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