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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김태호·서혜진, 스타PD 3대장 성적표 '절반의 성공' [2023 상반기 예능 결산⑤]

  • 윤성열 기자
  • 2023-06-28
바야흐로 콘텐츠 홍수 시대다. 플랫폼 다변화로 인해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시도도 엿보인다.

스타 예능 PD들도 올 상반기 '열일' 모드로 저마다의 결과물을 냈다. '미다스 손' 나영석PD는 tvN '서진이네'와 '뿅뿅 지구오락실', '무한도전 신화' 김태호PD는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과 tvN '댄스가수 유랑단', 트로트 오디션 열풍을 이끈 서혜진PD는 MBN '불타는 트롯맨'과 '쉬는 부부'로 각각 시청자와 만났다. 현재는 세 PD 모두 기존 방송사를 떠나 제작사에 둥지를 틀고 활동하고 있다. 올 상반기 이들의 성적표는 어땠는지 짚어봤다. 나름 유의미한 성과를 냈지만, 이름값에 비해 아쉬워 '절반의 성공'이란 평이 나온다.

◆나PD표 식당 예능 '서진이네' 호불호 갈려..'지락실'은 시즌제 안착

나영석PD는 '서진이네'와 '뿅뿅 지구오락실2'를 차례로 선보였다. 지난 1월 CJ ENM 산하 레이블로 편입된 제작사 에그이즈커밍로 이적 후 공개한 작품들이다.

특히 '서진이네'는 나영석PD의 대표 식당 예능 '윤식당'의 스핀오프로, 일정상 자리를 비운 윤여정을 대신해 사장으로 승진한 이서진이 멕시코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예능으로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뷔가 '인턴'으로 합류해 예비 시청자들의 기대를 높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호불호가 갈렸다. '오피스 드라마' 같은 콘셉트로 '윤식당'과 차별화를 두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재미와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런 아쉬운 평가와 달리, 최고 시청률은 9.3%로 '윤식당'만큼은 아니지만, 꽤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해외에서도 선전했다. 지난 2월 24일 첫 방영 이후 글로벌 OTT 프라임 비디오 내 TV쇼 부문에서 8개국 톱10에 진입했다.

'뿅뿅 지구오락실'은 약 1년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개성 넘치는 'MZ 세대' 대표 여성 4인방의 조합으로 정체성을 확립하며, 성공적인 시즌제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시즌2는 핀란드 헬싱키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시즌1과 마찬가지로 여행지로 떠나 음식을 걸고 제작진이 제시한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은 기시감을 주지만, '뿅뿅 지구오락실'의 '찐' 재미 포인트는 게임 예능의 오랜 노하우를 축적한 나영석PD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4인방의 의외성에서 나온다.

'뿅뿅 지구오락실'은 한국갤럽이 조사한 6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여성 중심의 예능이 1위에 오른 것은 해당 조사를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시즌2는 지난 23일 7회까지 방송된 가운데, 평균 시청률은 3%대로 시즌1과 비슷하다.

◆'지구마불' 김태호PD의 실험 '절반의 성공'..세대 통합 이룬 '유랑단'

MBC를 떠나 제작사 TEO를 설립한 김태호PD는 '지구마불 세계여행'과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안방을 공략했다.

'지구마불 세계여행'은 여행 크리에이터 빠니보틀, 곽튜브, 원지가 김태호PD가 설계한 부루마불 게임에 참여해 실제 세계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대중에게 친숙한 스타는 아니지만, 도합 354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 3인방을 섭외해 신선함과 재미를 추구했다. 유튜버들과 상생을 택한 김태호PD의 실험정신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들 3인방은 주사위에 운명을 맡긴 채 총 3주간 지구 5바퀴에 해당하는 거리를 여행했다. '무한도전'을 통해 국내 버라이어티 예능의 기반을 다진 김태호PD는 보드게임 부루마불에서 착안한 룰로 예측불가 여행의 묘미를 극대화했다. 기존 예능 작법을 따르지 않는 유튜버 3인의 캐릭터를 골라 보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채널 성향에 맞게 각각 편집점을 달리해 유튜브와 방송에 동시 송출한 점도 참신했다는 평가다. 다만 1% 대에 머문 시청률은 아쉽다. '지구마불 세계여행'은 시즌2를 예고한 상황이다.

'댄스가수 유랑단'은 댄스 가수 계보를 잇는 국내 최고 여성 가수들의 전국 투어 콘서트 이야기를 담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서로 다른 시대에 활동한 유랑단 5인방(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이 세대를 넘나들며 소통하고 화합을 이루는 모습은 시청자의 흥미와 관심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혹자는 '추억팔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하지만, 세대별 대표 '디바' 5인방이 한자리에 모인 것만으로 다수의 시청자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화제성은 방송 초반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5월 4주차 굿데이터 TV 비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 2위로 첫 진입했지만, 이후 톱10에 들지 못했다. 시청률은 3~4%대를 기록 중이다.

◆서혜진PD '불트' 최고 시청률 16.6%..황영웅 리스크는 옥에 티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통해 트로트 오디션 열풍을 일으킨 서혜진PD는 지난해 TV조선에서 퇴사,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를 설립 후 새 도전에 나섰다. MBN으로 채널을 옮겨 신규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을 론칭한 것.

'불타는 트롯맨'은 우상 상금을 정해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투표수에 따라 엑수 제한 없이 상금이 누적되는 '오픈 상금제'를 도입해 차별화를 뒀다.

서혜진 사단이 떠난 '미스터트롯2'가 같은 시기에 방송하면서 맞불을 놨지만, 서혜진 사단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빼어난 연출력을 발휘하며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최고 시청률 16.6%. 최종 우승은 손태진이 차지했다. 시청률 면에서 '미스터트롯2'(24%)에 다소 밀렸지만, 비교적 새로운 얼굴들을 많이 발굴했다는 평가다.

논란의 출연자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던 점은 옥에 티다.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황영웅은 불미스러운 과거사로 인해 중도 하차했다. 제작진은 경연 도중 참가자의 전과가 드러났음에도 곧바로 하차 및 통편집 계획을 밝히지 않아 비난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혜진PD는 '불타는 장미단', '장미꽃 필 무렵' 등 스핀오프 예능으로 '불타는 트롯맨'의 열기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SBS PD 시절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을 제작하는 등 부부를 소재로 한 예능 연출에도 일가견이 있는 서혜진PD는 지난 19일 '섹스리스' 부부 타파 솔루션 예능 '쉬는 부부'를 론칭하기도 했다. 개그맨 신동엽과 배우 한채아가 MC로 호흡을 맞춘 '쉬는 부부'는 1회 1.9%, 2회 1.1%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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