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한서희에 대해 보복 협박 혐의를 받는 가운데,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아버지가 증인신문으로 나섰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대표의 항소심 세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 비아이의 아버지 A씨가 출석했다. 검찰은 "증인은 아이콘의 리더였던 김한빈의 부친이냐, 피고인 양현석, 김모씨와 알고있냐"고 물었고, A씨는 "맞다"라며 "피고인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검찰은 "증인과 김한빈이 2016년 8월 23일 일본으로 출국한 일이 있다. 왜 그랬냐"고 물었고, A씨는 "개인적인 여행을 떠났다"고 했다. 검찰은 "출국 당시에 회사 매니저, 경호원과 동행했냐"고 물었고 A씨는 "아니다"라고 했다. 검찰이 출국 이유를 묻자 A씨는 "아들과 여행을 해본 적이 없었고 그 즈음에 스케줄이 빈다고 아들에게 연락을 받았고 8월 22일에 항공권을 예매했다"고 했다.

A씨는 "한 달 전쯤에 회사에서 스케줄을 보내준다. 중간에 촬영을 하느라 쉬는 일정이 취소된 적이 있다. 그때는 아들이 회사에 스케줄을 확인한 후 나와 여행했다"고 했다. 검찰은 "출국 후 증인과 김한빈은 일본에서 뭘 했냐"고 물었고, A씨는 "공항에서 길을 물어봤고, 마침 팬의 도움을 받아서 숙소쪽으로 장소를 이동했다. 호텔에 짐을 풀고 음식 먹으러 다니고 백화점에 쇼핑하러 다니고 길거리를 다녔다"고 전했다.

검찰은 "8월 24일 08시에 두 사람이 바로 입국했다"고 하자 A씨는 "한빈이가 공연할 때 써야하는 비자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돌아왔다. 저희는 웬만하면 안 가려고 수차례 전화했다. '잠깐 와서 비자만 받고 가면 된다'고 해서 돌아갔다. 오후쯤에 누군가가 한빈이에게 전화했다"며 일본에서 공연하기 위해선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 걸 몰랐냐고 묻자 "몰랐다"고 말했다.

검찰은 "YG는 해외 공연을 많이 해봤던 회사여서 김한빈이 비자 문제가 있을 거란 걸 미리 얘기 들었어야 하는데 못 들었냐"고 물었고, A씨는 비자 발급 문제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검찰은 "그날이 김한빈의 마약 수사를 받아야 했기 때문에 일본에서 급하게 출국해야 했던 것 아니냐"고 했고 A씨는 "아니다"라고 했다.

검찰은 "당시 피고인 김씨가 김한빈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한빈이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연락을 받고 만난 적이 있냐"고 물었고, A씨는 "어두운 날 만난 기억이 있다"고 했다. 검찰이 "당시 무슨 말을 했냐"고 묻자 A씨는 "오디션 나왔던 여자와 교류가 있었는데 불미스런 일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이 형량 축소를 하기 위해 한빈이의 이름을 거론한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A씨는 앞선 검찰 조사에서 '김씨가 '오디션 하던 애가 떨(대마초)을 했고, LSD 관련해서 한빈이를 언급했다. 회장님(양현석)이 여자애를 만났고 '원상태로 돌려놔라'라고 했다더라.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맞냐"라고 확인했고, A씨는 맞다고 했다.


A씨는 "당시 한빈이는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고 이 상황(마약 혐의)이 좋진 않아보였다. 부모 입장에서 한빈이는 술이나 담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사내 아이가 여러서 호기심에 (마약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원래부터 처음부터 아니었던 얘기인데 부모가 부담을 주거나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이 "김한빈을 상대로는 일본을 갔다온 후에라도 아무도 한서희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냐"고 물었고 A씨는 "그건 모르겠다. 시간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했다. 검찰은 "2016년에는 왜 안 물어봤고 2019년에야 당사자(김한빈)에게 (한서희에 대한 일을) 물어봤냐"고 하자 A씨는 "2016년에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고 했고, 2019년에는 양현석 대표가 나에게 연락이 와서 그때 내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A씨는 "제 아들이 YG 소속이고 그 안에서 벌어진 일이니까 회사에서 한서희에 대한 변호사를 선임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왜 증인이 피고인 김씨에게 한서희에 대한 변호인을 선임해 달라면서 선임비 200만 원을 준다고 했냐"고 물었고, A씨는 "한서희가 거짓 증언을 했다고 하면, 내가 아는 상식에선 한빈이가 수사를 받는 상황이 아니어서 한서희가 참된 진술을 하도록 해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어린 여자인 친구가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그걸로 인해 우리 아들도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 싶었다"고 했다.

양현석은 지난 2016년 8월 당시 YG 소속 그룹 아이콘 멤버였던 비아이가 마약을 구매해 흡입했다는 혐의와 관련, 공익제보자 한서희를 회유·협박해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양현석은 자신이 한서희를 불러 '(연예계에서)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거듭 부인해왔지만 검찰은 1심 결심공판에서 "공포심을 유발하는 해악 고지를 한 것이 명백하다"라며 양현석 전 대표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2022년 12월 1심 재판부는 "보복 협박이나 강요죄로 처벌하려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공포심으로 의사의 자유가 억압된 상태에서 번복이 이뤄져야 하는데 여러 사정을 종합하더라도 양현석 전 프로듀서의 발언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충분한 증명이 되지 않았다"면서 양 전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1심 재판부가 사실관계 인정과 법리 해석을 잘못했다"라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에서 검찰은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양현석이 YG 사옥에서 피해자를 만나 설득하거나 압박하는 언행을 했으며 이해 대해 소속사 관계자가 방조했다고 했다. 이 사건의 피고인들의 행위가 비난 받지 않을 수 없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아이콘 리더로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한빈(비아이)이 LSD 등 마약 범죄를 저질렀고, 피고인은 김한빈의 범죄를 무마하려 했다"라고 했다.

두 번째 공판에서까지 변호인은 "허위 진술 요구는 없으며 위력 행사도 없다"라며 피고인의 혐의를 부인했다. 양현석 변호인은 또 "진술 내용을 보면 돈 요구 내용은 한서희가 하지 않았다. 녹음된 파일을 제출하겠다고 했고 검사가 한서희 휴대폰을 가져오려 했는데 없었다. 과연 녹음이 됐는지를 물었더니 '꼭 제출하겠다'라는 답만 하고 제출도 하지 않았다. 한서희 조서를 보면 무언가를 물어봤을 때 자꾸 다른 이야기를 했다. (진술을) 믿을 수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비아이는 2021년 9월 LSD, 대마초 등 마약을 구매하고 일부를 여러 차례 투약, 흡입한 혐의로 징역 3년 집형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80시간의 사회 봉사,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 150만 원의 추징금도 함께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