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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제안 7번 거절" 이원정, 첫 동양인 조커를 꿈꾸며[★FULL인터뷰]

  • 김노을 기자
  • 2023-07-01
성공적으로 지상파 첫 주연작을 마무리한 배우 이원정이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이원정은 최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스타뉴스에서 KBS 2TV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극본 백소연, 연출 강수연, 이웅희, 이하 '어마그')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0일 종영한 '어마그'는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로, 과거 연쇄살인 사건의 진실을 찾아 나선 윤해준(김동욱 분)과 백윤영(진기주 분)이 서로 목표가 이어져 있음을 깨닫고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김동욱은 극 중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1987년으로 시간 여행한 윤해준 역, 진기주는 엄마의 죽음을 막기 위해 어쩌다 1987년에 갇힌 백윤영 역, 서지혜는 훗날 윤영의 어머니이자 풋풋한 여고생 이순애 역, 이원정은 꿈 많은 음악소년 백희섭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원정은 "희섭이라는 인물이 끝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종영을 하니 시원섭섭한 기분"이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 '어마그'로 지상파 첫 주연, 부담감 없었다면 거짓말


2019년 OCN 드라마 '미스터 기간제'로 데뷔한 신예 이원정은 '어마그'를 통해 지상파 첫 주연을 꿰찼다. 그는 해맑고 단순하면서도 가슴 아픈 속사정을 지닌 인물 백희섭을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아우르며 극을 한층 더 다채롭게 만들어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이원정은 "저는 가족의 행복이 첫 번째"라며 "제 목표가 지상파에 데뷔하는 거였는데 '어마그'에 나오는 동안 가족들, 특히 할아버지께서 좋아하셨다. 원래 할아버지께서 제 출연작을 다 챙겨보시는데, 지상파에 나오니 더 좋아하시더라. 주말마다 할아버지 댁에 가는데 저를 만나면 연기 피드백도 해주신다. 손자와 한 마디라도 더 나누려고 하시는 모습이 정말 감사하고 기뻤다"라고 '어마그'가 가진 남다른 의미를 짚었다.

그는 "많은 시청자들께서 희섭이를 예뻐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원래 할아버지께서 저를 민족사관고등학교에 보내고 싶어 하셔서 연기하는 걸 반대하셨다. 중학교 3학년 때 연기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저를 두 달 동안 안 보시더라. 하지만 이젠 누구보다 제 연기에 큰 관심을 가지신다"라고 할아버지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지상파 주연 신고식을 성공리에 치른 이원정은 또 "부담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신나면서도 책임감, 부담감이 컸다. 특히나 희섭은 전라도 사투리를 써야 했기 때문에 그 걱정도 컸고, 저는 기타를 잡아 본 적도 없는데 희섭은 기타를 치지 않나. 새롭게 도전해야 하는 게 많아서 준비할 것도 많았는데, 결국 감독님이 왜 저를 캐스팅했는지를 떠올리며 자신감을 되찾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자존감이 높고 겁을 잘 안 먹는 편이다. 그저 그 상황에 존재하자는 생각으로 임하다 보니 잘 된 것 같다. 사실 제 역할보다 선배님들과 스태프분들 역량이 컸다. 다들 저를 배려해 주시고 따뜻하게 대해 주셨다"라고 함께 합을 맞춘 배우,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김동욱은 유죄 인간, 배우의 표본 같다 느껴


극 중 러브라인을 그리는 순애 역의 배우 서지혜와 로맨스 호흡은 어땠을까.

이원정은 "'우정리의 톱 퀸카' 하면 순애고, 순애하면 서지혜였다"라며 "문학소녀 하면 떠오르는 가장 이상적인 분위기 아닐까 싶다. 감독님, 서지혜와 처음 만나는 자리가 생각이 난다. (서지혜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그때 받은 느낌이 극 중 희섭과 순애의 첫 만남 장면까지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김동욱, 진기주와는 '어마그'를 통해 첫 호흡을 맞췄다. 특히 이원정은 김동욱이 후배를 배려하는 사려 깊은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이원정은 "김동욱 선배님은 최고다. 유죄인간이다. 어떻게 그리 스윗한지 모르겠다"라고 김동욱을 극찬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김동욱이) 작품할 동안 제 이름을 부르질 않으시고 늘 '희섭아'라고 하셨다. 그러다 종방연 때 선배님 자리로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그때 처음 '원정아'라고 부르시더라. 저는 선배님이 제 이름을 잊으신 줄 알았다고 하니까 '내가 네 이름을 잊겠니, 원정아'라고 하시는데 너무 설렜다. 촬영 내내 '저게 배우의 표본이다'라고 생각했다. 사람 김동욱, 배우 김동욱 모두에 많은 걸 배웠다. 오점이 없이 완벽한 분"이라고 거듭 김동욱을 추켜세웠다.

진기주에 대해서는 "'어마그'가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작품이다 보니 현재 속 인물들은 한 달 전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저는 과거의 인물이니 자연스럽게 한 달 후 합류했는데, 그래서 좀 어색한 것도 있었다. 그런데 유일하게 (진)기주 누나가 저를 본 첫날부터 '아버지!'라고 하시는 거다. 살갑게 해주셔서 그 순간 긴장이 확 녹았다. 그때 '아, 얘가 내 딸랑구구나. 자신 있게 하자'라고 생각했다"라며 진기주를 향한 감사의 뜻을 드러냈다.



◆ 대형 아이돌 기획사 러브콜 7번 거절, 오직 연기 한 우물만


2001년생으로 올해 22세인 이원정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한미 이중국적을 보유 중이다.

이에 대해 이원정은 "할아버지를 제외한 친가 식구들이 다 미국에 거주 중이시다. 누나도 시카고에서 태어나서 학창시절을 미국에서 보내고, 회사도 뉴욕에서 다니고 있다. 저는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한국에 들어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종차별을 정말 심하게 당했다. 그 당시 부모님이 한국에서 일을 하실 때라 홈스테이를 했다. 제가 홈스테이를 하던 집에 그 집 아들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게임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하곤 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저한테 게임기를 건네더라. 너무 기뻐서 게임기를 딱 받아들었는데 바로 부숴지는 거다. 이미 부숴진 게임기를 저한테 주고는 자기들 엄마한테 일렀다. 그때 일주일 간 외출, 텔레비전 등 다 금지를 당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를 일부러 밀거나 폭력을 일삼는 식의 인종차별을 많이 당해서 심적으로 정말 힘들었다"라고 힘들었던 미국 생활을 떠올렸다.

이원정이 배우를 꿈꾸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꿈이 너무 많은 아이였던 그는 어느 날 우연히 배우 이병헌이 주연한 드라마 '아이리스'를 보게 되고, 그때부터 배우를 목표로 꿈을 키웠다.

이원정은 "'아이리스'에서 이병헌 선배님께서 누군가에게 총구를 겨누는 장면을 보고 '아, 이거다' 싶었다. 배우는 모든 직업을 다 해볼 수 있지 않나. 엄마는 제가 파일럿이 되길 바라셔서 처음엔 반대를 하시더라. 그러다 나중에 연기 학원을 보내주신 거다. 자연스럽게 예고에 진학하고, 대학도 수시로 합격했다. 나중엔 혼자 에이전시를 돌며 연기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한 유명 기획사로부터 7번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고. 다만 해당 기획사가 아이돌 그룹 론칭을 목표로 보낸 러브콜이라 거절했다는 설명이다.

이원정은 "아이돌 출신, 모델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기를 바랐던 것 같다. 연기 한 우물만 파는 정통파 배우이고 싶은 마음, 제 스스로가 연기라는 본질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고 전했다.

또한 "히스레저가 주연한 영화 '다크나이트'를 수차례 볼 정도로 좋아한다. 동양인 조커가 나온다면 제가 꼭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고, 장르로는 느와르를 해보고 싶다. 사사로운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여러 유혹에 빠지는 장르를 멋지게 풀어내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롤모델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에선 이병헌, 김동욱 선배님이다. 이병헌 선배님과 꼭 한 작품에서 연기를 해보고 싶다. 김동욱 선배님은 이번에 '어마그'를 촬영하며 홀딱 반했다"라고 가감없는 애정을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김노을 기자 |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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