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장미단'이 끊임없이 장르를 넘나드는 레전드 주현미와 다양한 '최초의 무대'들을 선보이는, 풍성한 음악 축제를 펼쳤다.

지난 4일 방송된 MBN '불타는 장미단'(이하 '장미단') 12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순간 최고 시청률 5.2%, 전국 시청률 4.4%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TOP7 손태진-신성-민수현-김중연-박민수-공훈-에녹을 비롯해 가수 김다현, 요요미, 마리아 그리고 박현호, 이하평 등이 출연, 데뷔 39년을 맞은 레전드 트롯 가수 주현미의 노래로 '한 여름밤의 주현미' 특집을 꾸미며, 시청자들에게 한여름 밤의 시원한 힐링을 선사했다.

TOP7 손태진-신성-민수현-김중연-박민수-공훈-에녹은 주현미와 함께 '또 만났네요'를 단체 열창한 후 주현미의 데뷔 39주년을 축하하며 샴페인을 따르는 모습으로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이어 롤모델로 늘 주현미를 꼽았던 마리아가 '비 내리는 영동교'로 더욱 능숙해진 꺾기 실력을 드러냈고, 김다현이 '신사동 그 사람'을, 박민수가 '잠깐만'을, 신성-요요미가 '짝사랑'을 부르는, 이른바 주현미 대상 메들리가 펼쳐져 그때 그 시절 아련한 추억을 소환했다.

본격적인 '주현미 시상식' 첫 번째 시상 부분은 주현미의 음악 세계를 가장 열심히 연구하고 무대에 담아낸 사람을 뽑는 '주현미 연구 대상'이었다. '불장단' 최초로 대결자로서 맞붙게 된 '신.에.손' 손태진, 신성, 에녹은 주현미 에세이까지 들고나와 너나없이 주현미의 음악 일대기를 줄줄이 읊어내는 신경전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먼저 손태진은 '불타는 장미단'에서는 볼 수 없던 레트로한 아코디언 라이브 반주를 곁들인 '여백'으로, "아름답다"는 감탄을 절로 이끌어 감동을 안겼다. 신성은 '쌍쌍파티' 앨범에 수록된 주현미와 김준규의 듀엣곡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택했고, 파트너 김준규의 목소리와 당시의 주현미 목소리를 이용해 홀로 듀엣 무대를 펼치는 '신성만이 할 수 있는 무대'로 박수를 받았다. 에녹은 '야래향'을 보사노바풍으로 바꿔 주현미로부터 "달맞이꽃 향기를 기억나게 해주는 무대"라는 감성적인 극찬을 받고 환히 웃었다. 결국 막상막하 대결 끝 신성이 승리를 거머쥐었고 "김준규 선생님이 다 차린 밥상에 수저만 올려 맛있게 먹었다"는 센스있는 소감을 전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최고의 쌍쌍' 대결이 펼쳐진 가운데 공훈과 마리아는 '사랑가'를 택해 정통 꺾기의 맛이란 무엇인지 증명했다. 박민수는 요요미와 함께 남매인 듯 연상연하 커플인 듯 묘한 러브라인 분위기를 형성했고, 부끄러운 듯 요요미의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는 모습으로 형들의 놀림을 받아 웃음을 터지게 했다. '러브레터'를 특유의 깜찍한 창법으로 찰지게 부른 두 사람은 연신 "귀엽다"는 감탄을 쏟게 하며 '최고의 쌍쌍'을 거머쥐었다.

이후 "불타는 장미단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이라는 MC 이석훈의 말과 함께 손태진과 주현미의 듀엣이 예고됐고, 무대를 앞둔 손태진이 갑자기 재킷을 탈의하더니 "셔츠 한 장 정도는 괜찮지 않냐"는 돌발 행동을 벌여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손태진은 영화 '라라랜드' OST 'City Of Stars'를 위해 셔츠를 입은 것이라며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선생님 목소리가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았다"는 선곡 이유를 전했고, 주현미 역시 "같이 불러보고 싶었다"고 화답했다. 손태진과 주현미는 영화 속 한 장면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한 배경에서 달콤한 화음을 맞추며 객석을 황홀경에 빠지게 했다. 하지만 이를 본 에녹은 질투심을 드러내며 "이대로 못 있겠다"더니 "그럼 나도?"라는 말과 함께 손태진과 마찬가지로 재킷을 벗어 던져 폭소를 일으켰다. 더욱이 에녹은 '라라랜드'하면 떠오르는 무대가 있지 않냐며 영화 속 언덕 위 스텝을 밟았고, 주현미 앞에 무릎을 꿇은 채 프러포즈를 하는 깜짝 퍼포먼스로 여심을 완벽히 홀렸다. 이내 손태진이 밀리지 않겠다는 듯 모두에게 "돌아"라는 말과 함께 무대로 돌진했지만 급기야 어지러워하는 모습으로 모두를 박장대소하게 했다. 그리고 TOP7는 주현미가 '꽃보다 할배' 주제곡으로 리메이크한 '2013 대지의 항구'를 단체 군무에 랩까지 곁들인 채 선보여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주현미와 같은 사람을 선정하는 '뉴 현미상' 후보로는 민수현과 김다현, 김중현과 박현호가 나섰다. 민수현과 김다현은 조PD와 주현미가 함께했던 '사랑한다'를 택했고, 특히 민수현은 난생처음 랩에 도전, 원곡자 조PD를 능가하는 파워풀한 랩 실력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중연과 박현호는 주현미와 소녀시대 서현이 부른 '짜라짜짜'를 파워풀한 댄스곡으로 편곡, 자타공인 퍼포먼스 제왕다운 화려한 무대를 꾸렸고 강력 후보 민수현을 꺾고 '뉴 현미상'을 수상하는 명불허전 실력을 입증했다. 특히 박현호는 "어떡하죠, 처음 받아봐요"라며 기쁨을 드러낸 후 "주현미 선생님으로부터 노력하는게 보인다는 심사평을 받고 울음을 꾹 참았던 기억이 있다"며 "영광이고 감사하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MC 신유가 "이번 무대를 제가 감히 뽑은 최고의 무대"라는 소개와 함께 에녹과 주현미가 특별 듀엣 공연에 나섰고, 두 사람은 '사랑이 무량하오'를 절절한 감성을 토해내는 환상의 컬래버를 선보여 객석마저 울컥하게 했다.

그리고 주현미가 팬들이 직접 보낸 사연을 전하고 '트롯맨'들이 신청곡을 불러주는 뜻깊은 시간이 마련됐다. 한 모녀는 단둘이 미국 유학 생활을 하며 주현미 노래에 위로를 받았다는 뭉클한 사연과 함께 '추억으로 가는 당신'을 신청했고, 김중연은 퍼포먼스 없이도 꽉 채운 무대로 모녀를 울컥하게 했다. 두 번째 사연은 주현미의 '쌍쌍파티' 덕에 망해가던 음반 가게를 일으킬 수 있었다는 부부의 사연으로, 박현호는 부부의 신청곡 '정말 좋았네'를 열창하며 무릎까지 꿇는 진정성 넘치는 모습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끝으로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 유품으로 주현미 카세트를 발견했다는 딸의 사연이 전해졌고, 민수현은 '울면서 후회하네'를 부르며 후회로 사무친 딸의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져 감동을 안겼다.

끝으로 주현미의 숨겨진 명곡을 발굴한 '역주행 바람상' 후보자 박민수와 공훈, 이하평이 '여인의 눈물'과 '첫정' '여정'을 부르며 시상식이 마무리됐다. 주현미는 "내 인생을 이야기한 노래인데 발표하고 많이 알리지 못했다"며 이하평이 부른 '여정'을 '역주행 바람상'으로 꼽았고, 자신의 솔로곡 '길'을 열창, 모든 후배들의 꽃길을 응원하며 대미를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