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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뭐' 개편 초강수..유재석 놀리는 멤버들 케미로 변화"[인터뷰②]

  • 윤상근 기자
  • 2023-07-11

-인터뷰①에 이어서

-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무한도전'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진용 PD(이하 김)=하하. 질문이 되게 어려운데요. 저는 '무한도전'이 잘 된 거는 근데 그건 있어요. 제가 '무한도전'을 보려고 시도한 적은 있죠. 너무 잘 나가니까요. 가요제는 챙겨봤어요. 가요제는 재밌었으니까 별 생각 없이 근데 '무한도전'을 그냥 재밌다고 해서 틀었는데 자기들끼리 막 수다를 떠는데 저는 재미가 없는 거죠. 왜냐하면 (안본 입장에서) 서사가 너무 이미 쌓였더라고요. 그래서 자기들끼리 톡톡 던진 농담들이 (안 보다가 보면) 무슨 얘기인지도 모르겠고 빨리 나도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오프닝 토크가 길었기도 했잖아요. 그런데 오프닝 토크가 제일 재미있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그거(서사)에 진입을 못하면 가요제는 볼 수 있는데 가요제를 제외한 일반 아이템을 잘 못 보는 거였죠. 아마 역설적으로 그게 '무한도전'의 힘이었겠죠. 강력한 멤버십, 캐릭터 서사. 그것 때문에 팬들이 한번 유입했을 때 벗어나지 못하고 그분들이 아직까지 돌려보시잖아요. 그게 '무한도전'의 강점이었겠죠.
▶장우성 PD(이하 장)=당연히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건 한 해 한 해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이 다 파격이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벽을 깨면서 새로운 시도를 했었던 게 그 당시에는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았었던 것들이었기 때문에 시청자분들도 되게 신기해했고 근데 또 재밌고 자연스럽게 점점 더 이렇게 켜졌던 게 아닌가 싶어요. 저희도 그럼 저희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될까라고 고민을 하게 되는데 파격이 우리의 핵심인가라고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이미 세상에는 너무나 파격적인 콘텐츠 매치가 넘쳐나고 모두가 잘 만들어요. '무한도전' 자막이 재밌고 대체되는 역할 이런 것들도 (지금은) 많잖아요. 요즘 어느 채널에 어떤 콘텐츠로 봐도 자막 없는 콘텐츠가 없거든요. 이제 상대적으로 리얼 버라이이티 경쟁에서 우리 팀만의 강점이 이제 아니게 된 상황인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어느 방향으로 궁금증을 드리면서 재미를 찾는다'라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웃음이야 기본이고요. 웃음을 핵심으로 하되 궁금증을 드릴 수 있는 전개가 어떻게 될지 예측 불허의 전개가 된다거나 유산들이 사실은 그런 식이었죠.

- 연출자로서 지금 '놀면 뭐하니'가 위기라는 단어를 마주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장=갈길이 멀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고요. 대신에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보면 올라갈 길만 남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 다음, 그럼 우리가 만약에 잘만 올려놓고 다시 순환시키면 우리는 이걸 해낸 PD들이 되는 거고 회사에서 칭찬도 받을 수 있지 라고요. 오히려 진짜 부끄럽지만 난세의 영웅이 날 수도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김=최근에 체제 변화를 저희가 했잖아요. 이제 유재석의 1인 체제에서 멤버십으로 전환을 했잖아요. 어떻게 보면 옷을 좀 갈아입는 상황인 건데 거기서 약간 조금 시행착오가 조금씩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놀면 뭐하니'를 1인 체제로서 그리워하는 분들은 아직도 계시고 제가 왔었던 2021년도부터 항상 언급이 돼 왔었던 문제들이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보면 그 시청자분들도 당연히 저희의 팬이기 때문에 그분들에 대한 이제 어떤 갈증도 해소해줘야 되면서 멤버십은 가져가야 되는데 이게 참 양립할 수 없는 과제잖아요. 저희는 멤버십에 대한 정확한 천명을 또 그래서 이번에 한 번 더 한 것이고 로고도 6명의 글자로 바꾼 것이고 그래서 아마 체제 변화에 완전 딱 맞게 모든 걸 바꾸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딱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너무 어려운 것 같고요. 조금씩 시청자들의 기대와 저희가 제작진의 어떤 방향이 조금씩 그러니까완전 어긋났다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근데 그게 조금 조금씩 안 맞는 것들이 쌓이면서 지금까지 온 게 아닌가 생각해요. 근데 그래서 저희도 배운 게 있는 것 같거든요. 그거를 저희가 쉰 후 2주 동안 얘기를 진짜 많이 나눴고 아까 '형이랑 무슨 통화를 매일 대화를 많이 하냐' 여쭤보셨는데 그 대화를 진짜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2주간 많이 했고 최근에도 그걸 잃지 않으려고요.

- 본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이나 주위 의견들은 어떻게 듣는 편인가.

▶장=저는 유튜브 댓글 다 읽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단계에서 조금 더 눈여겨보고 있는 부분은 '놀면 뭐하니'를 사랑해 주시는 팬이라고 할 수 있는 애청자분들의 커뮤니티에서 이분들이 어떻게 보고 계시는가 결국 이분들이 첫 단추가 될 것 같아요. '우리가 나아졌다', '나아진다'라는 거죠. 돌면 '오늘 어땠어?' '오늘 재밌던데' '오늘 재밌음' '오늘 볼 만함' '오늘 꼭봐' '놀면 뭐하니 요새 재밌어졌대' 라고 이야기가 돌기 시작할 거고 여기서부터 시작을 해서 팬부터 시작을 해야 일반 대중 일반 시청자까지 퍼지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김='나 약속 있어서 본방 못 갔는데 웨이브로 볼 만함'이라고 누가 댓글로 물어봤는데 이것만으로도 감동이에요. 본방을 본다는 뜻이잖아요. 이게 저희가 원한 반응이거든요. 저희는 (프로그램의) 반등의 어떤 조짐을 보고 싶은 거예요. 지금 시청률은 사실 지금 사실 핑계일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잖아요. 시장의 시청률도 계속 낮아지고 있고 사람들은 너무 다양한 패턴으로 시청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생각보다 대민 아이템을 하면 많이 챙겨본다고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 고심 끝에 '놀면 뭐하니'의 멤버 교체를 결정한 이유가 궁금했다.
▶김=회사에서 이제 개편이라는 강수를 결정한 거죠. 개편을 한다면 그럼 어떤 변화를 줄 거냐로 당연히 논의가 됐고 개편 얘기 시기가 중요했던 것 같아요. 개편에 대한 언급 자체는 사실은 상반기부터 계속 됐던 것 같아요. 회사에서는 계속 지켜보면서 괜찮아 해도 약간 우려섞인 시선인 거예요. 위에서 그런 개편의 논의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그래 뭔가 조금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타개책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의사였고 결국은 '어떻게 좀 해봐라'였던 거죠. 그 과정에서 많은 시도, 아이템적으로도 많은 시도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잘 먹히지 않고 시청자분들한테 그게 잘 와닿지 않았으니 조금 더 과감한 판단이 필요하다라고 결정을 회사에서 한 거고 그러면 어떤 방향,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라고 봤을 때 프로그램의 무게중심을 바꿔보자였던 거예요.

무게중심을 바꾸는 이유는 두 가지라고 볼 수 있는데 베테랑들이 당연히 얘는 너무 잘하고 으쌰으쌰 하지만 그게 어쩌면 조금 더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코드를 좋아하는 요즘 시청자분들한테 전략적으로 잘 안 먹혔던 걸까라는 생각이 하나였고요. 다른 하나는 무게 중심을 바꾸면 유재석이라는 인물을 우리 프로그램의 중심에서 조금 더 변방 또는 사이드로 빼면서 이분이 그야말로 탱커의 역할을 당하는 인물이 될 수 있겠다라고 판단하는 거죠. PD로서는 두 번째 이유가 훨씬 더 컸던 것 같아요. 제 이유처럼 유재석 씨가 중앙에서 멀어지고 유재석 씨가 공격을 받고 놀림을 받게 되면 어떤 효과가 생기냐면 1인 체제에서 이분이 느꼈던 감정들을 지금 재현할 수 있는 거라고 판단했어요. 이전의 '놀면 뭐하니'에서는 유재석 씨를 상황이 당황시켰던 건데 그게 꼭 상황이 아니어도 유재석 씨와 가까운 이분을 얼마든지 놀려 먹을 수 있는 동생들이라면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거죠.

- 유재석 씨를 누가 제일 많이 놀리던가요?
▶김=사실 제일 많이 놀리는 건 제일 많이 쉽고 편하게 하하 씨가 하는 편인데 그 다른 동생들도 비슷비슷해요. 미주 씨도 엄청 놀리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한데 사실은 이제 주도권이 언니 오빠들한테 있으니까요. 지금은 이제 그냥 뭐랄까 목줄을 풀어놓은 상태입니다. 지난주 방송부터 완전 날아다니고 있어요. 거기에 주우재 씨는 놀랍게도 당하기도 하고 공격도 하는 캐릭터가 ('런닝맨'에서는 그렇게 많이 당하시던데) 상성상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캐릭터고 저희도 예상을 못했는데 이경 씨가 재석 씨를 사실은 잘 놀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걸 지난주 방송에서 처음 깨달았어요. 박진주 씨도 그런 시동만 걸면 되는 건데 그게 안 되니까 좀 답답한 거죠.

-인터뷰③으로 이어짐
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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