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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성 PD "'놀뭐' 4주년..다 나았던 포진 다시 생겼다"[인터뷰①]

  • 윤상근 기자
  • 2023-07-11

MBC의 토요일 예능은 한때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할 정도로 막강했던 시절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현재 MBC 예능국 본부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는 전진수 당시 PD가 이끌었던 '동거동락'을 꼽을 수 있겠고, 그리고 이제는 모두가 사랑했고 아직도 유튜브로 돌려보고 있는 국민 예능 '무한도전'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공통적으로 국민 MC 유재석이 있었다.

하지만 시대도 바뀌었고 매체도 많이 다양해지고 달라진 요즘 MBC가 자랑했던 토요일 6시 25분의 시청률 철옹성은 무너진 지도 오래 됐다. 다들 예능 정주행을 꺼린 채 숏츠로만 프로그램을 인지할 정도로 2시간이 넘어가는 예능은 쳐다볼 생각을 안한다. 그럼에도, '놀면 뭐하니'의 연출을 맡고 있는 장우성, 김진용 PD는 "그래도 '놀면 뭐하니'의 시청률을 높이는 소수의 찐팬들이 중요하다"라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궂은 날씨에도 MBC 상암센터 인근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마주한 수고스러움을 더한 두 연출자에게서 최근의 '놀면 뭐하니'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의 '놀면 뭐하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놀면 뭐하니'는 올해 여러 아쉬움이 남는 성적과 반응 속에 개편을 단행하고 '유재석 1인 예능' 체제에서 벗어나 좀더 젊고 자연스러운 버라이어티로 다가가고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 먼저 자기소개 부탁한다.

▶김진용 PD(이하 김)=저는 2015년에 입사했고 여러 프로그램을 했는데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조연출을 가장 오래했고 연차가 돼서는 '부러우면 지는거다'를 맡았는데 그래도 화제성이 꽤 높았었지만 종영을 했고 이후 '복면가왕'으로 넘어갔다가 김태호 선배가 MBC를 나간 게 2021년이었고 새 연출진 꾸려야 한다고 해서 박창훈 선배와 함께 2021년 11월 '놀면 뭐하니'로 넘어왔습니다.
▶장우성 PD(이하 장)=저도 2015년 입사해서 김진용 PD와 입사동기입니다. 입사 첫해에 저는 리얼 버라이어티 토요일 저녁 예능의 경력 비중이 높은 편이었고 관찰 예능은 안했고요. '무한도전'에 이어서 '놀면 뭐하니' 기획도 같이 시작했고 넷플릭스로만 공개됐던 '먹보와 털보'를 연출했습니다.

- '놀면 뭐하니'도 벌써 4주년을 앞두고 있다. 메인 PD로서 어떤 느낌과 소회가 드는가.

▶장=제가 4년 전에 이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입술에 포진이 올라왔어요. 엄청 피곤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난다고 하더라고요. 4년 전에 났었는데요. 그런데 지금 4년이 이렇게 지나서 메인 연출을 맡은 이 시점에 포진이 다시 났어요. 감회가 남다르다 라기보다 4년 전 만들어야겠다고 온 힘을 쏟을 때만큼 내가 노력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저는 사실 이 프로그램의 기획 당시에는 있지 않았고 뒤늦게 합류를 해서 큰 애착이 없이 시작했는데요. 창훈 선배가 나가신다고 하고 그걸 이어받았습니다. 창훈 선배와는 '능력자들'로 인연이 있었고 제가 좋아하는 선배여서 도와드리자는 마음으로 같이 막 와서 달리다 보니까 이 프로가 벌써 4년이 됐는지도 체감을 못했죠. 저는 여기 온지 2년이 약간 안 됐는데 제가 여기에서 지냈던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 동안 '놀면 뭐하니'가 있었다는 걸을 체감하게 됐죠. 그때 아 이 프로가 장수예능이었네? 라는 생각을 처음했어요. 얼마 안됐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이거 어떡하지? 이거 잘 해내서 더 길게 더 사랑받게 하고 싶다 라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처음 이 팀에 들어올 때는 진짜 애정이 0이었거든요. 관심도 딱히 챙겨보지 않았고요. 그런데 이제는 애정도가 100으로 바뀌었습니다.

- 유재석의 MBC 간판 예능을 맡은 PD로서 막중한 책임감도 들 것 같다.

▶장=제 발목에 '무한도전' 문신이 있습니다. 하하. 그만큼 이 프로그램을 했다는 게 인생의 큰 자부심일 지도 모릅니다. 유재석 형은 사실은 영웅 같은 사람이죠.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텔레비전을 너무 좋아했었는데 그 형이 대학 개그제에서 동상 타고 귀 후비면서 내려오는 것도 본방으로 봤던 세대예요. 그분의 콩트도 다 보면서 '무한도전'까지 쭉 지켜본 세대라 언젠가 저분과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도 못했었고 근데 지금은 메인 연출로 같이 일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은 진짜 가끔은 꿈인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김=유느님은 그냥 제게 연예인이었죠. 하하. 유재석이라는 어떤 이름값이나 존재감이 엄청 대단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프로그램을 같이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국민 MC 정도의 입장에서 저도 처음 뵀을 때 그냥 약간 진짜 연예인 보는 느낌이었어요. 형이 편하게 해주셨지만 편치 않은 느낌이죠.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알게 돼요. '무한도전'부터 내려져오는 토요일 오후 6시 25분을 기다리는 수많은 애청자가 지켜보고 있고 유재석에 대한 애정이 많은 걸 알게 되면서 프로그램 무게를 알게 되는 거죠.

- 서로 '놀면 뭐하니'를 이끌면서 요즘은 어떤 대화를 많이 하는가.

▶김=아이템 얘기를 제일 많이 하고요. 생각나면 전화로도 엄청 하고요. 까먹을까봐 서로 머리에 떠올려진 게 또 날아갈 수도 있고 하니까요. 형은 또 아이가 있는데 밤에 전화해도 되나 싶긴 한데 또 꼬박꼬박 다 받아서 대화하고요.
▶장=주로 그 대화가 '형 아까 우리 회의실에서 이야기하던 거를 생각해 봤는데'부터 이제 시작을 합니다. 그러면 보통 한 30~40분은 통화를 해요. 어떨까 저떨까 아이템 얘기 그리고 편집 방송 등등 해서 '어제 촬영한 거는 어땠어?' 라고 대화하죠. 왜냐하면 저희는 같이 가는 촬영도 있지만 나눠진 촬영도 있기 때문에 서로 이제 의견을 나누고 비중이나 재미나 이런 거를 또 따져봐야 되니까 그런 얘기하고 거의 지금 대화의 양은 압도적입니다.

- 동기로서 편한 점도 많을 것 같은데.

▶장=완전 다르죠. 서로가 우리는 완전히 다르다는 걸 기본적으로 인정하고 알고 있는데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죠. 그러니까 서로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 귀를 기울여서 듣고 그 이야기를 꺼내는 게 이제 허투로 한 게 아예 없거든요. 둘다 목적이 분명해서 T 성향이죠. 참고로 전 INTP입니다.
▶김=전 ENTJ예요. 하하.

- 의견대립이나 티격태격도 자주 하는 편인가.

▶장=안 맞는 점이라기보다는 나와 정말 명확히 다르다라고 느끼는 점은 진용 PD는 할 말을 반드시 합니다. 근데 저는 참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런 게 나랑 진짜 다르지만 이해는 가요.
▶김=형이랑 안 맞는 게 저는 다른 게 생각났는데 여기에 조금 첨언을 하면 형 때문에 오히려 저도 보완되는 게 저는 할 말을 하는 게 일할 때 있어서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닐 수 있다는 걸 형을 통해서 많이 배우죠. 그래서 형한테 물어볼 때도 있어요. 형 이거 이 말 해도 돼? 라고요. 그러면 '이거는 근데' 라고 형이 할 때도 있고 '괜찮을 것 같아'라고 얘기할 때도 있고 그러니까 저도 이만 해도 된다는 확신이 드는 일기도 있지만 이거 약간 누군가는 좀 오해하거나 어려울 수 있겠다라는 게 할 말 하는 사람들이 보면 오해를 많이 사잖아요. 그거에 대한 학습이 저도 있기 때문에 그런데 그걸 사실 물어볼 사람이 없잖아요. 그런데 저는 형이 있잖아요. 물어볼 수 있는 거는 그런 거에서 너무 사실 다른 면인데 아무튼 상세가 되고 형이랑 안 맞는 거는 진짜 없어요. 근데 입맛이 좀 안 맞아요. 하하.

- 예능계 대선배인 유재석도 '놀면 뭐하니'를 이끌면서 고심이 많았을 것 같은데.

▶장=재석 형은 고뇌를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정말 아주 심플하고 명확한 분입니다. 수학으로 따지면 피타고라스의 정리라는 게 누구나 알고 있는 공식이잖아요. 그런 공식대로 본인의 제가 생각할 때 그 생각이나 행동의 메커니즘이 움직이시는 것 같아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뭐지? 그래 그럼 그걸 한다'는 거지요. 그런 면에서 이걸 어떻게 해야 되지? 장기적으로 어떻게 해야 되지? 자신의 원칙 갖고 보다 나은 삶 있나?에 대한 동의인거죠. 어떻게 변화할까에 대한 차별화 보다 지금 우리가 할수 있는 것부터 간다는 거예요.
▶김=이 프로그램을 맡은 지금의 메인 연출로서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화해 가실 건가요? 이런 생각을 어떻게 짤 수 있을까 또는 어떤 차별화 둘 수 있을까 보다 지금 우리가 해야 되는 거 뭐지 할 수 있는 건 뭐지 그거부터 간다 라는 생각을 하는 것에 대해서 저도 좀 비슷해진 것 같아요.

-인터뷰②로 이어짐
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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