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시즌2 배우 정해인부터 손석구까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이들이 군 부조리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시즌2 제작발표회가 진행된 가운데 한준희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손석구, 지진희, 김지현이 참석했다. 진행은 방송인 박경림이 맡았다.

지난 2021년 8월 공개된 'D.P.'는 탈영병 체포조라는 신선한 소재와 배우들의 호연, 사회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군대 내 폭력과 부조리를 날카롭게 조명하는 이야기로 호평을 받았다. 이에 2021 뉴욕타임스 최고의 인터내셔널 TV쇼 TOP 10으로 선정되고, 제58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작품상,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최우수작품상을 연달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D.P.' 시즌2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한준희 감독은 시즌2가 7화로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 "시즌1에 이어 곧장 시작되는 이야기라서 7화로 시작했다. 시즌1에서 큰 사건으로 마무리가 됐다. 그 안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본을 작가들과 함께 쓰면서 자연스럽게 어떤 관계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 순간들이 생겼다. 작품이 가고자 하는 방향대로 가고 있으면 따라가는 느낌으로 글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시리즈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생각했다. 우리가 이 시리즈를 계속 해나가면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지 않나. 저는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문제의식을 작품에 심은 이유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시즌2 속 장르적 재미에 대해서는 "각 포맷에서 변별력, 강점이 있는 것 같다. 우리 드라마 같은 경우는 중편 영화 같은 이야기가 되고자 했다. 캐릭터뿐만 아니라 이야기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해인은 시즌1에 이어 바뀌지 않은 현실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준호를 연기하며 액션에도 진심을 담았다. 구교환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호열의 얼굴을 보여줄 예정이다.

정해인은 "함께한 배우, 스태프가 정말 좋아서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배우, 스태프 교체 없이 쭉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게 현실이 돼서 앞으로도 좋은 생각을 하려고 한다"고 시즌2 출연 소감을 밝혔다.

구교환은 "시즌1 때 왠지 시즌2가 제작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었다. 계절이 바뀌듯 돌아오게 됐다. 돌아올 것이 돌아온 느낌"이라며 명곡 '세월이 가면'을 불러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에도 박경림과 돌연 도시아이들의 '텔레파시' 한 소절을 불러 웃음을 안겼다.

김성균은 일에 지쳐있지만 누구보다 병사를 위하는 부사관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휘몰아치는 상황에도 중심을 잡고 결단을 내리는 박범구에 몰입했다. 손석구는 시즌1 후반 헌병대장에게 항명했던 임지섭의 각성과 원래대로 돌아오려는 관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김성균은 "한 감독님이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시즌1 오픈이 됐을 때도 헛바람을 넣지 않았다. 부엌에 있을 때 시즌2 제작 연락을 받아서 기뻤다"고 말했다.

손석구는 "시즌2 연락을 받았을 때도 차분했다. 물론 설렘이 있었지만 이상하게 저는 시즌2 들어가면서는 마음이 차분했던 기억이 있다"고 덤덤히 밝혔다.

이어 "장교로서 좀 더 책임감을 찾아가는 모습이 나올 것"이라며 "(한준희 감독의) 연출력이 일취월장했다. 연출의 천재다. 제가 아무 생각없이 현장에 가면 감독님이 다 해놓는다. 옵션도 여러 개를 준비해두고, 무엇보다 재미있다"고 한준희 감독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지진희는 구자운 역을 맡아 머리를 하얗게 하는 등 외적인 변화는 물론, 캐릭터의 위압감과 이중성이 보이도록 연구하며 새로운 이미지로 변신했고, 김지현은 국군본부 법무장교 중령 서은 역을 맡았다.

지진희는 "출연 연락을 받고 기쁘고 설렜는데 '난 프로야 티내지 말자'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낸 뒤 "약간 걱정도 앞섰다. 시즌1이 워낙 사랑을 받았던 터라 제가 어떤 역할로 어떻게 스며들지 고민이 컸다"고 고백했다. 옆에서 이를 듣던 김지현도 "저도 지진희 선배님과 같은 마음이었다"고 거들었다.

특히 지진희는 이전과 다른 결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감독님과 만났을 때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인물을 보여주고 싶다고 하더라. 감독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변주된 연기를 예고했다.

'D.P' 시즌2의 기대 포인트에 대해 정해인은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준호는 시즌1부터 계속 군대에 적응하고 부딪친다. 부조리에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고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캐릭터라고 보시면 된다"고 밝혔다.

정해인은 기차, 주차장, 도심 추격, 인천 부두 액션 등을 소화했다. 그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은 기차 액션신"이라며 "몸보다 마음이 힘들었다. 여러 액션을 소화하며 체력적 한계에 봉착하기도 했지만, 마음으로도 액션을 해서 많이 힘들었다"고 속내를 토로했다.

한준희 감독은 정해인에게 '액션신에서 멋있지 않았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한준희 감독은 "'D.P' 속 인물들은 멋있으면서 멋지지 않다. 직관적인 멋짐을 묘사하지 않을 때 훨씬 멋있고, 처절해진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그런가 하면 군대에 가장 있을 법한 캐릭터로 뽑힌 박범구 역의 김성균은 "군필자들 사이에 스타라는 건 좋아해야 할 일인 것 같다. 처음 캐릭터를 연기할 때 시청자 개인의 기억 속 상사가 다 있는 상태라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애청자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전 시즌보다 수뇌부의 어두운 면을 좀 더 조명하는 'D.P' 시즌2. 이에 대해 한준희 감독은 "시즌1 때도 어떤 파장을 예상하지 않았다. 우리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지 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다. 다만 2년이 흐른 작품이지만 시즌1의 1화부터 보면 개인의 이야기에서 더 큰 이야기로 흐른다. 시즌2는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정 집단에 대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호평을 얻었던 시즌1에 이어 시즌2는 어떻게 비춰지길 바랄까. 정해인은 "시즌2는 개인의 PTSD가 아니라 많은 이야기를 담았으니 여러 생각이 들 것"이라며 "저마다의 입장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마냥 무겁지만은 않고 다양한 볼거리가 있으니 재미있게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전작 흥행에 따른 부담감도 언급했다. 정해인은 "부담이 컸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나눈 이야기 중 하나가 '들뜨지 말자, 하던 대로 하자'였다. 더 잘하려고 하다 보면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구교환은 "부담을 느끼면 경직되는 스타일"이라며 "예를 들면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현장에 가듯이 편안하게, 부담감 없이 촬영했다. 먹는 걸 좋아해서 밥도 맛있게 먹었다. 촬영 중간중간 유머 배틀도 했는데 손석구 씨가 돋보였다. 제가 가볍게 누를 수 있는 사람은 한준희 감독님"이라고 입담을 발휘했다.

손석구는 "시즌1 때 감독님과 '하나의 캐릭터를 만드는 것보다 각 신마다 어떤 캐릭터가 나오는지 보자'고 대화를 했다. 저는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내보고 싶었고, 그걸 표현하기 적절한 인물이 임지섭이라고 생각했다. 책임감과 가장 거리가 먼 인물이었기 때문"이라고 고민 지점을 털어놨다.

한편 'D.P.' 시즌2는 오는 2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