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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연 비웃는 양조위, 뉴진스 'Cool With You'의 놀라움[★FOCUS]

  • 김노을 기자
  • 2023-07-20
월드스타 양조위(량차오웨이)가 그룹 뉴진스(NewJeans,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와 손잡고 '쿨 위드 유' 속으로 들어갔다.

20일 0시 하이브 레이블즈 유튜브 채널에는 뉴진스의 미니 2집 '겟 업'(Get Up) 트리플 타이틀곡 중 하나인 '쿨 위드 유'(Cool With You) 뮤직비디오 사이드 에이(side A) 버전과 '쿨 위드 유' & '겟 업'의 사이드 비(side B) 버전까지 총 두 편이 공개됐다.

'오엠지'(OMG)와 '디토'(Ditto)에 이어 다시 한번 뉴진스 뮤직비디오로 호흡을 맞춘 돌고래유괴단의 신우석 감독은 그리스 신화의 '프시케와 에로스' 에피소드를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촬영해 두 편으로 나뉜 뮤직비디오에는 에로스가 신의 지위를 버리고 사랑을 택하는 내용이 담겼다.

우선 뉴진스는 신과 함께하는 수호천사로 등장해 관조적인 시선을 유지한다. 그리고 뉴진스의 시선은 배우 정호연이 연기한 에로스(큐피드)에게 머문다. 빗속에서 우산을 쓰고 홀연히 등장해 여러 인간들의 사랑을 이어주는 대목에서 그가 에로스에 대입되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환희로 가득한 사랑의 순간에서 정작 정호연은 무미건조하다. 그러던 정호연이 비로소 사랑의 감정에 눈을 뜨게 되는 건 피코의 명화 '에로스와 프시케' 앞에서다. 또 한번 인간의 사랑을 이어준 정호연은 이 그림 앞에서 인간 남자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신은 인간의 눈에 보일 수 없는 존재. 정호연은 스스로 남자와 사랑을 잇기 위해 신이라는 최초의 정체성을 포기한다. 정호연이 사랑이라는 욕망을 선택하는 모습은 비를 흠뻑 맞으며 환하게 웃는 장면으로 표현됐다. 신들은 비를 맞으면 인간이 되기 때문에 비를 맞으면 안 되는데, 첫 장면에서 우산을 쓰고 등장한 정호연은 욕망, 호기심에 눈을 뜨고 나체로 비를 흠뻑 맞는다. 여기서 사랑의 감정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이전보다 주체적인 삶으로 나아가려는 정호연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뉴진스는 전편과 후편 모두에서 이런 정호연의 모습을 건조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후편은 현실에 섞인 에로스의 일상을 그리는데, 바로 이때 양조위가 등장해 정호연의 사랑을 방해한다.

정호연과 마찬가지로 초월적인 존재로 묘사된 양조위는 정호연이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눈이 맞게 만든다. 그 순간을 눈앞에서 목도한 정호연의 얼굴에는 비를 맞을 때 느꼈던 환희란 없다. 정호연에게서 사랑을 빼앗는 목적을 달성한 양조위는 곧 절망에 빠질 정호연을 비웃으며 홀현히 사라진다. 정호연은 수호천사들의 춤을 보며 자신의 운명을 깨닫고 다시 신으로 돌아가려 한다.

뮤직비디오 속 양조위의 분량은 다 합해서 채 30초도 되지 않는다. 파격적인 백발로 등장하는 양조위는 그 짧은 분량 속에서 단 한 마디 대사나 어떤 액션도 없이 덤덤한 눈빛, 표정, 미소만으로 모든 걸 표현하는 대배우의 위엄을 보여준다.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영화 '중경삼림', '화양연화', '해피투게더'의 주인공에 걸맞는 아우라다.

양조위와 정호연의 호연으로 완성된 '쿨 위드 유' 뮤직비디오에는 신이 느끼는 욕망, 호기심, 사랑, 이별, 좌절을 효과적으로 담아냈다. 인간을 욕망한 정호연, 그런 정호연을 보란 듯 비웃는 양조위의 연기를 단 두 편의 뮤직비디오만으로 즐길 수 있는 뉴진스의 '쿨 위드 유'다.

한편 총 6곡이 수록된 뉴진스의 미니 2집 '겟업'은 오는 21일 오후 1시 공개된다.
김노을 기자 |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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