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주호민이 발달장애인 자신의 아들을 '아동학대' 했다며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신고한 가운데, 같은 혐의로 신고당한 교사가 억울함을 토로한 모습이 전해졌다.

26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한 경기 지역 초등학교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한 것에 대해 '악성 민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 교사는 '아동 학대'로 신고당한 뒤 바로 반에서 분리 조치를 당했다며 "담임은 분리가 되고 직위 해제가 돼버린다"라며 "만약 무혐의가 났더라고 한들 다시 내가 그 아이들 앞에 서기가 너무나도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중대한 교권 침해 행위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교원지위향상법 개정안, 교사의 생활 지도에 아동학대 면책권을 부여하는 초·중등교육법 및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 등 교권 회복을 위한 법 통과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초등학교 교사가 학교에서 숨진 사건이 계기가 된 것.

이날 교육부 장관과 면담한 일선 초등학교 교사들은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사례를 언급했다. 이 가운데 같은 날 알려진 주호민의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 신고와 유사한 사례가 이목을 끌었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경기 용인의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의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A씨가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 당한 건 지난해 9월. 앞서 자폐아동 B군은 장애가 없는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학교 폭력으로 분리조치됐다.


당시 B군의 어머니는 B군의 가방에 녹음기를 켜놓고 등교를 시켰고, A씨가 B군에게 "분리조치됐으니까 다른 친구를 사귀 지 못할 것"이란 취지의 말을 한 것을 검찰이 듣고 A씨가 B군을 따돌리는 언행을 한 정황으로 판단했다. 반면 다른 학부모들은 A씨에게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고, 교사들 역시 B군이 평소 선생님이나 다른 학생들을 때리는 등 문제 행동이 많았다고 진술했다.

B군의 아버지가 주호민이라고 알려지자 주호민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작년 9월 저희 아이가 돌발행동으로 인해 특수학급으로 분리조치되어 하루종일 특수학급에서 교육을 받게되었습니다. 그런데 사건 당일부터 지속적으로 평소와 다른 매우 불안한 반응과 두려움을 표현하였습니다. 등교도 거부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호민은 "초등학교 2학년인 발달장애 아동 특성상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였고, 특수학급에는 장애아동만 수업을 받기에 상황을 전달받을 방법이 없었지만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있었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우선은 주관적 판단이 아닌 객관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하고자 외부 자문을 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총 5명의 변호사 및 용인경찰서 아동학대 담당관과 상담을 거쳤다"며 "저희는 경찰 신고보다는 학교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만, 교육청 및 학교에 문의해본 결과 정서적 아동학대의 경우 교육청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교사를 교체하는 것은 어려우며,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고민 끝에 경찰에 신고하게 되었습니다"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주호민은 "저희 아이의 돌발행동(기사에서 언급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저희가 신고한 특수교사의 수업 시간이 아닌 다른 일반교사의 수업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특수교사의 행위는 해당 사건 일주일 후에 발생하였습니다"면서 "본인의 수업 시간 중에 발생한 일이 아님에도 우리 아이에게 매우 적절치 않은 언행을 하였으며 이는 명백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주호민은 "해당 교사의 직무가 정지되어 다른 학부모님들께 큰 고충을 드리게 되어 괴로운 마음 뿐입니다. 그래서 탄원도 하셨겠지요. 이해합니다. 이러한 사정을 알려드리려 했으나, 여의치 않더라.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니 만큼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