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이 특수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가운데 서로 다른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경기 용인의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의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주호민의 아들 B군은 장애가 없는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학교 폭력으로 분리 조치된 바 있다.

B군의 모친은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켜놓은 상태도 등교시켜 증거를 모았으며 증거로는 A씨가 B군의 행동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짜증 내는 내용이 담겨있는 걸로 알려졌다. 다른 학부모들은 A씨의 선처를 요구하고 있다.

주호민은 이와 관련해 "아이가 사건 당일부터 지속해서 평소와 다른, 매우 불안한 반응과 두려움을 표현했고 등교도 거부했다"라며 "초등학교 2학년인 발달장애 아동 특성상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고 특수학급엔 장애아동만 수업받기에 상황을 전달받은 방법이 없지만, 확인이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녹음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있었고 주관적 판단이 아닌 객관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는지 판단하고자 외부 자문했다"고 말하며 변호사 5명 및 용인 경찰서 아동학대 담당관과 상담을 진행했다고. 그는 "아동학대는 교육청 자체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교사를 교체하는 게 어려우며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 조치할 수 있다"란 교육청 답변을 받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한편으론 B군의 돌발 행동에 대해 상대 아동 및 부모와 원만히 합의된 상태라고 전했고 "지금 쏟아지는, 부모가 교사를 달달 볶아 그 스트레스로 아동에게 짜증을 낸 것이라는 기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정확하지 않은 사실로 본 사건의 논점이 흐려지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피소를 당한 A씨가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목소리를 냈다. A씨는 주호민의 행동이 악성 민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뒤 반에서 분리 조치를 당했다. 담임은 분리가 되고 직위 해제가 돼 버린다"라며 "만약 무혐의가 났더라고 한들 다시 내가 그 아이들 앞에 서시가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27일 온라인상에는 A씨가 직접 작성한 경위서가 공개됐다. 해당 경위서에는 사건은 2022년 9월 5일 통합학급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됐다"고 적혀 있었다. 교사는 "통합학급 수업 도중 A 학생(B군)은 갑자기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했고, 여학생은 큰 충격을 받아 등교를 거부하며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가 됐다"고 했다.

A씨는 "학교폭력(성폭력) 사안이었지만, 피해 여학생 학부모가 강제 전학, 분리 조치를 원했는데 해당 조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 통합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여달라고 피해 여학생 학부모가 요청했다"라며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 내용으로는 최대한 특수교사의 지원 시간을 A학생에게 배정하고 전교생 대상 성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자는 방안이 채택되며 사건이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문제시됐던 녹취 당일 상황엔 "'부메랑' 단어를 이해하기 위해 제시한 학습 동영상을 집중해 볼 수 있도록 강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으며, 받침이 들어간 받아쓰기 급수 교재 10문장 중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라는 표현을 이해시키기 위해 '수업 중 피해 학생에게 바지를 내린 행동이 고약한 행동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말과 함께 추가로 이 행동 때문에 A 학생은 친구들을 못 만나고 친구들과 함께 급식도 못 먹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학생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한 것일 뿐, 학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음을 맹세한다"라고 했다.

이어 ""학생에게 한 말들은 '너 교실에 못 가. 친구들 얼굴도 못 봐. 왜 못 가는지 알아?' 등의 표현이었다. 교실로 가려는 학생을 말리면서 반복적으로 학생에게 단호한 어조로 말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A학생을 학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어떻게든 학생의 구출을 막아 학교 폭력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음을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내가 했던 말에 다소 과장되거나 반복적으로 표현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도 교사이기 전에 한 사람인지라, 학교폭력으로 처리해야 하는 모든 사안을 특수교사 개인이 오롯이 떠안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지친 마음이 들었다"라며 "학교폭력이란 중대 사안을 해결하는 과정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고 버거운 과정들이다. 그런데도 교사로서 잘 이겨내려고 노력했던 건 A학생이 그만큼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