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감독이 자신의 저변을 넓혔다. 광고를 시작으로 뮤직비디오까지 담아낸 제작사 써드아이비디오는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구 감독은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제작사 써드아이비디오(THIRDEYEVIDEO)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써드아이 비디오는 유명 스포츠 브랜드 광고를 시작으로 그룹 뉴이스트, NCT U, 세븐틴 부석순 등 아이돌의 라이브 클립 등과 밴드 카디(KARDI), 씨아이엑스(CIX) 등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써드아이비디오가 최근 담당한 카디의 '스카이바운드'(Skybound)는 사춘기와 여름, 모험 등을 소재로 엮었다. 구 감독은 이와 관련해 "예전에 '와츠아웃'(WatchOut)이란 곡이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하게 된 기폭제가 된 작업이었다. 주제나 기획 등 모두 소속사에서 우리에게 믿고 맡겨 주셨다"라며 "우린 '와츠아웃'의 후속편을 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카드가) 밴드이다 보니 음악의 스펙트럼이 넓지 않나. 이전에 '와츠아웃'은 30대가 느낄 만한 고민이었다면 이번엔 사춘기 고민이나 사춘기 등을 담았으며 각 가수의 캐릭터를 투영시켰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해당 뮤직비디오에서 눈에 띄는 장면은 주인공이 어떤 형태를 마주고 춤을 추는 모습이었다. 이에 "자신을 바라보는 장면이 카디 음악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1편에선 거울이었고 2편은 새로운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외계인 같은 모습이 자아이지 않나 싶었다"라며 "요즘 AI가 발달하지 않았나. 사람의 형태를 AI가 지웠을 때 깨끗한 것도 아니고 제3의 이미지도 아니고 그 부분을 어설프게 지워주면 투명한 물처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쾌감을 얻었다"라고 털어놨다.
어린아이들과의 촬영에서도 "정말 재밌었다. 아이들의 나이가 천차만별이었다. 정말 중학생인 친구도 있었고 29세인 친구도 있었다. 그들 모두 잘 해줬다"라고 얘기했다.
카디의 뮤직비디오와 같이 앞서 제작한 CIX의 뮤직비디오에서도 스토리 중심으로 그려진다. 아이돌 그룹이다 보니 이미 시나리오를 받은 상태에서 진행된 작업은 순화시키거나 유해한 걸 제하려는 과정에 집중됐다. 구 감독은 "학교 폭력 등 어두운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루는 시나리오였다. 이걸 순화시키면서 현실감 있게 다뤄내야 했다"라며 "아무대로 CIX 멤버들이 연기할 때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모친의 죽음을 직접 봐야 하고 이런 얘기에 몰입하라고 말하기 미안하더라"고 과거를 떠올렸다.
이어 "당시 (CIX는) 일본 투어나 유럽 투어가 진행된 시절이었는데 투어 중에도 피드백을 줬다는 게 대단했다"라며 "아이돌 친구들이 수동적이라고 생각했다. 이 친구들도 이해되지 않은 건 따라올 수 없는 감정선이 있지 않나. 그걸 부정적으로 하지 않고 이렇게 하고 싶다고 연기한 톤을 보여주고 다시 한번 회의하고 싶다고 하고 능동적으로 자기 메이킹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멋있었다"라고 칭찬했다.
써드아이비디오가 세계관, 이야기를 중요시하는 건 아무래도 감독이 영화감독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걸로 보였다. 구 감독은 "우리가 보고 싶은 건 좋은 이야기다. 모든 사람의 욕구다. 우리가 대초부터 만화 영화나 뮤직비디오도 화려하고 좋은 것들은 익숙하고 많이 나왔다. 본능에 이끌려서 좋은 이야기 안에 내 아티스트가 나오는 걸 바랄 것"이라며 "앞으로도 스토리 기반에 뮤비를 제작하고 싶다. 지금 당장 영화가 꿈이라는 건 아니지만 그런 걸 만들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다. 영화는 긴 빌드업이 있다. 요새는 3초짜리 영상도 나오지 않나. 3분짜리 노래 길이와 유튜브가 영화를 만들기에 좋은 도구"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 뮤직비디오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고 몇몇 뮤직비디오 제작사는 크게 주목받기도 한다. 구 감독은 종사자로서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광고, 뮤직비디오 등 경계가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요즘 광고 감독을 하시던 분이 뮤직비디오를 많이 제작하지 않나. 뉴진스나 엔하이픈도 그렇다"라며 "(써드아이비디오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기존 뮤직비디오와 차별성을 둔다. 현 K-팝 시장에선 (스토리가) 소수의 장르라고 생각하지만, 적극적으로 이 부분을 어필할 감독이 된다면 좀 정체성을 갖지 않을까"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렇다면 최근 본 뮤직비디오 중 어떤 작품을 가장 마음에 들어 했냐는 질문에 단연 엔하이픈의 스토리 필름 영상과 정국의 '세븐'을 언급했다. 구 감독은 "'세븐' 뮤직비디오 보고 정말 대단했다. 할리우드의 제작진과 함께했다고 하는 데 정말 어떻게 그런 뮤직비디오를 만들 수 있는지... 공개되고 나서 스태프들과 함께 그 뮤직비디오 얘기만 한 거 같다"라고 감탄했다.
끝으로 그는 "스태프들의 업무 강도가 높다.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티스트들의 일정이나 커다란 버짓 문제 때문에 힘든 여건 속에서 다 같이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프로덕션이 아니라 팬들이나 소속사도 고민해야 우리도 '세븐'을 만들 수 있다"라며 "좋은 스태프들과 함께라고 해도 업무 강도가 세다면 체력이 떨어져서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할리우드 시장에 경쟁해보려고 하면 처우 개선이 되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구 감독은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제작사 써드아이비디오(THIRDEYEVIDEO)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써드아이 비디오는 유명 스포츠 브랜드 광고를 시작으로 그룹 뉴이스트, NCT U, 세븐틴 부석순 등 아이돌의 라이브 클립 등과 밴드 카디(KARDI), 씨아이엑스(CIX) 등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써드아이비디오가 최근 담당한 카디의 '스카이바운드'(Skybound)는 사춘기와 여름, 모험 등을 소재로 엮었다. 구 감독은 이와 관련해 "예전에 '와츠아웃'(WatchOut)이란 곡이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하게 된 기폭제가 된 작업이었다. 주제나 기획 등 모두 소속사에서 우리에게 믿고 맡겨 주셨다"라며 "우린 '와츠아웃'의 후속편을 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카드가) 밴드이다 보니 음악의 스펙트럼이 넓지 않나. 이전에 '와츠아웃'은 30대가 느낄 만한 고민이었다면 이번엔 사춘기 고민이나 사춘기 등을 담았으며 각 가수의 캐릭터를 투영시켰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해당 뮤직비디오에서 눈에 띄는 장면은 주인공이 어떤 형태를 마주고 춤을 추는 모습이었다. 이에 "자신을 바라보는 장면이 카디 음악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1편에선 거울이었고 2편은 새로운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외계인 같은 모습이 자아이지 않나 싶었다"라며 "요즘 AI가 발달하지 않았나. 사람의 형태를 AI가 지웠을 때 깨끗한 것도 아니고 제3의 이미지도 아니고 그 부분을 어설프게 지워주면 투명한 물처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쾌감을 얻었다"라고 털어놨다.
어린아이들과의 촬영에서도 "정말 재밌었다. 아이들의 나이가 천차만별이었다. 정말 중학생인 친구도 있었고 29세인 친구도 있었다. 그들 모두 잘 해줬다"라고 얘기했다.
카디의 뮤직비디오와 같이 앞서 제작한 CIX의 뮤직비디오에서도 스토리 중심으로 그려진다. 아이돌 그룹이다 보니 이미 시나리오를 받은 상태에서 진행된 작업은 순화시키거나 유해한 걸 제하려는 과정에 집중됐다. 구 감독은 "학교 폭력 등 어두운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루는 시나리오였다. 이걸 순화시키면서 현실감 있게 다뤄내야 했다"라며 "아무대로 CIX 멤버들이 연기할 때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모친의 죽음을 직접 봐야 하고 이런 얘기에 몰입하라고 말하기 미안하더라"고 과거를 떠올렸다.
이어 "당시 (CIX는) 일본 투어나 유럽 투어가 진행된 시절이었는데 투어 중에도 피드백을 줬다는 게 대단했다"라며 "아이돌 친구들이 수동적이라고 생각했다. 이 친구들도 이해되지 않은 건 따라올 수 없는 감정선이 있지 않나. 그걸 부정적으로 하지 않고 이렇게 하고 싶다고 연기한 톤을 보여주고 다시 한번 회의하고 싶다고 하고 능동적으로 자기 메이킹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멋있었다"라고 칭찬했다.
써드아이비디오가 세계관, 이야기를 중요시하는 건 아무래도 감독이 영화감독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걸로 보였다. 구 감독은 "우리가 보고 싶은 건 좋은 이야기다. 모든 사람의 욕구다. 우리가 대초부터 만화 영화나 뮤직비디오도 화려하고 좋은 것들은 익숙하고 많이 나왔다. 본능에 이끌려서 좋은 이야기 안에 내 아티스트가 나오는 걸 바랄 것"이라며 "앞으로도 스토리 기반에 뮤비를 제작하고 싶다. 지금 당장 영화가 꿈이라는 건 아니지만 그런 걸 만들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다. 영화는 긴 빌드업이 있다. 요새는 3초짜리 영상도 나오지 않나. 3분짜리 노래 길이와 유튜브가 영화를 만들기에 좋은 도구"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 뮤직비디오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고 몇몇 뮤직비디오 제작사는 크게 주목받기도 한다. 구 감독은 종사자로서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광고, 뮤직비디오 등 경계가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요즘 광고 감독을 하시던 분이 뮤직비디오를 많이 제작하지 않나. 뉴진스나 엔하이픈도 그렇다"라며 "(써드아이비디오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기존 뮤직비디오와 차별성을 둔다. 현 K-팝 시장에선 (스토리가) 소수의 장르라고 생각하지만, 적극적으로 이 부분을 어필할 감독이 된다면 좀 정체성을 갖지 않을까"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렇다면 최근 본 뮤직비디오 중 어떤 작품을 가장 마음에 들어 했냐는 질문에 단연 엔하이픈의 스토리 필름 영상과 정국의 '세븐'을 언급했다. 구 감독은 "'세븐' 뮤직비디오 보고 정말 대단했다. 할리우드의 제작진과 함께했다고 하는 데 정말 어떻게 그런 뮤직비디오를 만들 수 있는지... 공개되고 나서 스태프들과 함께 그 뮤직비디오 얘기만 한 거 같다"라고 감탄했다.
끝으로 그는 "스태프들의 업무 강도가 높다.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티스트들의 일정이나 커다란 버짓 문제 때문에 힘든 여건 속에서 다 같이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프로덕션이 아니라 팬들이나 소속사도 고민해야 우리도 '세븐'을 만들 수 있다"라며 "좋은 스태프들과 함께라고 해도 업무 강도가 세다면 체력이 떨어져서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할리우드 시장에 경쟁해보려고 하면 처우 개선이 되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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