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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악, 좋은 연기로 보답하지 마세요[김노을의 선셋토크]

  • 김노을 기자
  • 2023-07-28
"좋은 연기로,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이 뻔한 보답 타령을 언제까지 들어야 할까. 이젠 거의 사골처럼 우려질 대로 우려진 이 보답 타령이 오히려 대중의 피로도만 높이고 있다.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래퍼 뱃사공(본명 김진우)도 음악 작업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달 3일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서 "'활동하지 않고 자숙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맞냐"라는 검사의 질문에 "맞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뱃사공은 이어 "음악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 촬영 같은 것을 하지 않겠다. 음악은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냥 만들었다"라고 부연하며 음악 활동 의지를 드러냈다.

뱃사공은 지난 2018년 교제 중이던 피해자 A씨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고, 그 사진을 단톡방에 퍼트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선고 당일 곧장 항소해 현재 2심 공판이 진행 중이다.

뱃사공은 자숙의 뜻을 밝히면서도 음악 활동을 이어간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실제로 뱃사공은 지난해 6월 한 누리꾼과 나눈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에서 이 누리꾼이 "설마 몰카 해놓고 음악으로 보답하겠다고 하는 건 아니죠"라고 일침하자 "내가 음악 낼 때 악플 달러 와"라고 받아쳐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가 직접적으로 말만 안 했을 뿐이지 이미 만들어 둔 곡들을 향후 발표하고, 팬들과 소통할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또한, A씨에 따르면 뱃사공은 사건이 공론화 된 후에도 계속해서 옥중 앨범을 준비하는 등 구체적인 음악 활동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룹 아이콘을 탈퇴한 가수 비아이(본명 김한빈)도 음악으로 보답하겠다고 나선 대표적인 인물이다.

앞서 비아이는 2016년 4월에서 2015년 5월 사이 지인을 통해 대마초와 마약의 일종인 LSD를 사들여 일부 투약을 한 혐의로 적발됐다. 이후 비아이는 그룹 아이콘에서 불명예 탈퇴했으며, 소속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비아이는 집행유예 기간에도 다수의 곡을 발표하고, 활발한 방송 활동 및 공연을 이어왔다. 특히 언론과 일절 접촉하지 않았던 이전 행보와는 달리 지난달 1일 발표한 정규 2집 '투 다이 포' 활동에서는 프레스 쇼케이스를 열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당시 취재진과 만난 비아이는 "과거의 잘못된 판단과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서 많은 분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빚을 진 사람 또한 너무 많다. 그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도 물론 반성 중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저의 업이자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마음의 빚을 갚고 싶다"고 복귀 이유를 밝혔다.

그룹 하이라이트 전 멤버인 용준형 역시 자신이 일으킨 물의에 대해 음악으로 보답하겠다는 취지의 복귀 신호탄을 쐈다.

2019년 가수 정준영의 불법 촬영물 논란에 거론됐던 용준형은 정준영이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단톡방에서 돌려보진 않았으나 1대 1 채팅방에서 영상을 공유 받고 부적절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져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당시 용준형은 정준영 논란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했지만 참고인 조사를 받은 후 잘못을 시인하고, 하이라이트를 불명예 탈퇴했다.

그런 용준형이 지난해 11월 새 EP '로너'를 내놓으며 복귀를 알렸다. 그때 진행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논란에 대한 답변은 최소화했다. 심지어 "(복귀를) 많이 기다렸다. 뿌듯한 결과물이 탄생했고 앞으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마치 짜기라도 한 듯 내놓는 '음악으로 보답', '연기로 보답'이라는 마음가짐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일까. 과연, 자기 때문에 피해를 입은 상대방 혹은 혼란스러운 대중을 위해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내세워 보답한다는 약속이 진심이긴 한 것일까.

반복되는 물의와 반복되는 '재능 보답'은 어쩌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신에 대한 논란은 잊혀진다는 안일함, 훌륭한 음악과 연기라면 다 괜찮을 거라는 자만심에 기인한 것일지도 모른다.
김노을 기자 |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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