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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잘' 하윤경 "아직 '봄날의 햇살'로 기억, 감사하고 행복" [★FULL인터뷰]

  • 최혜진 기자
  • 2023-07-29
어제가 있어 오늘이 있다. 배우 하윤경도 그렇다. 그가 걸어온 길이 있기에 지금의 하윤경이 있다.

하윤경은 2015년 청소년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소셜포비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JTBC 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등에 출연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종영한 ENA 드라마 '이상한 우영우 변호사'(이하 '우영우')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했다. 극중 하윤경은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의 친구, 최수연 변호사 역을 맡았다. 하윤경은 따스한 인간미를 지닌 최수연 역을 연기하며 '봄날의 햇살'이란 수식어를 받기도 했다.

약 1년이 흐른 지금도 그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라 부르는 이들이 많다고. 하윤경은 이마저도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캐릭터든 배우든 그 이름이 대중에게 각인됐다는 게 좋다"고 웃어 보였다.

하윤경은 '우영우' 차기작으로 tvN 토일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이하 '이생잘')을 택했다. '이생잘'은 전생을 기억하는 인생 19회차 반지음(신혜선 분)이 꼭 만나야만 하는 문서하(안보현 분)를 찾아가면서 펼쳐지는 저돌적 환생 로맨스다. 극중 하윤경은 조경사이자 반지음의 전생인 윤주원의 여동생 윤초원 역을 연기했다.

전작이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을 터. 그러나 하윤경은 "사실 큰 부담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원래 인기라는 것이 스쳐 지나가는 일이기도 하고, 선배들 앞에서 감히 말할 수 없지만 내가 무명도 길었다. 그래서 잠깐의 인기가 나를 들뜨게 하진 않았다. 원래 했던 것처럼 즐겁게 잘 해내려고 노력했다"며 "그런데 주변에서 (차기작과 관련해) 걱정을 많이 했다. '신중하게 골라야 하는 거 아니냐' 하더라. 그런데 그렇게 신경을 쓰는 것이 더 안 좋을 거 같단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하윤경은 '이생잘' 출연을 결심한 이유로 이나정 감독과 배우 신혜선을 꼽았다. 그는 "감독님을 실제로 만나 뵀을 때도 너무 좋은 분이셨다. 이런 분과 작업을 하면 내 앞으로의 인생에도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신혜선 언니랑도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주변에서 털털하고 연기도 워낙 잘한다고 하더라. 나도 같이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윤초원이란 캐릭터도 하윤경의 마음을 빼앗았다고. 그는 "나에게 (윤)초원이라는 역할이 약간 도전이기도 했다. 그래도 이렇게 사랑스럽고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윤경은 MI 호텔 전무 문서하의 비서 하도윤 역의 안동구와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윤초원은 하도윤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마음을 고백하는 '직진녀'다. 그러나 하도윤은 신분 차이를 우려하며 윤초원의 마음을 여러 번 거절했다.

하윤경은 해바라기 같은 사랑을 하는 윤초원에 대해 "나는 아직 그런 사랑을 해보지 못했지만, 그 자체로 감동이고 부러웠다"고 말했다. 하윤경은 그런 윤초원의 애절한 사랑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애틋한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가족처럼 사랑하고 그 사람의 이면까지 다 사랑하는 거라 그렇게 접근하려고 했다. 단순히 이성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적인 모습, 나만 아는 모습 등 깊은 내면까지 사랑하려고 노력했던 친구인 거 같다"고 전했다.

그렇게 윤초원에 완전히 몰입하게 되자, 극중 하도윤이 "좋아하지만 사귀지 않겠다"며 고백을 거절했을 때 원망스럽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하윤경은 "(하)도윤이도 사실 성숙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자기의 상처를 먼저 생각했다. 그런데 그걸 초원이가 이해 못 한 건 아니다"며 "초원이가 고백을 거둬들이려고 했던 것도 그 마음을 이해하려고 했기 때문인 거 같다. 원망스럽지만 '좋아하는데도 사귀지 않는 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상처가 있어서'라고 생각했다. 그걸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결심했다. 서럽고 밉고 원망스러워 눈물을 흘렸지만, 그 사람을 붙들고 흔드는 거 자체가 고역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 듯싶다"고 밝혔다.

윤초원과 하도윤은 최종회에서 연인이 됐다. 마지막에서야 가벼운 입맞춤을 나누는 애정신을 보이기도 했다. 하윤경은 "스킨십 장면이 부족하다고 팬들이 원성을 보내더라. '왜 이렇게 (러브라인이) 늦게 이뤄졌냐'고도 하더라"며 "나도 사실 작품 시작할 때, 마지막 대본이 나오지 않아 언제 이뤄지나 궁금했는데 마지막 회에서 이뤄지더라. 간질간질하다가 마지막에라도 이뤄지니 안심이 됐다. 서로 행복한 모습을 많이 못 보여줘서 아쉽긴 한데 풋풋한 커플의 모습이 더욱 부각된 거 같다"고 설명했다.

하윤경은 신혜선, 안보현과 호흡한 소감도 전했다. 특히 하윤경은 현장에서 신혜선에게 많이 의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이 작품에 마지막으로 캐스팅돼서 (다른 배우들은) 이미 촬영을 하고 있던 상태였다. 그래서 처음 촬영을 하는 게 어려웠다"며 "그런데 신혜선이 날 처음 본 순간 '눈물이 날 것 같다'고 얘기를 하더라. '정말 잃어버린 동생을 본 거 같다'고 했는데 그게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털어놨다.

안보현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그는 "처음 봤을 때부터 내게 '초원이 같다'고 칭찬을 해줬다. 현장에서 안보현이 리더십이 있다. 소외감이 들지 않게 하나하나 다 챙겨준다. 사실 현장에서 자주 못 만났지만 은근하게, 잔잔하게 장난기가 있다. 긴장되거나 진지한 장면을 찍을 때 긴장감을 풀어줬다"며 "또 제 생일날 촬영하는데 깜짝 케이크를 준비해줬다. 그런데 중간에 촛불을 켜다가 저한테 들켰다. 굉장히 츤데레다. 안 챙겨주는 거 같으면서도 다 챙겨준다"고 설명했다.

하윤경은 그런 신혜선, 안보현이 맞추는 로맨스 호흡에 소녀 같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내겐 털털한 언니, 오빠다. 그런 사람들의 키스신을 혼자 보면서 소리를 질렀다. 너무 야한 거 아니냐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윤경은 올해 데뷔 10년 차가 됐다.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이지만 그는 변함없이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달려온 시간을 회상하며 "데뷔 후 쉰 적이 없다. '그동안 내가 열심히 했구나' 싶다. 대중적으로 보여 주지 못하더라도 부단히 해왔다.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되는 과정인 거 같다. 그런 부분에서 뿌듯하다"며 "물론 전작이나 이번 작품도 다 좋아해 주셨지만 다 보여 주지 못했다는 갈증이 있다. 부단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최혜진 기자 |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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