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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작전' PTSD 주지훈, 모로코서 '삼청동 외국인' 된 사연[★FULL인터뷰]

  • 한해선 기자
  • 2023-08-01

배우 주지훈이 이슬람 모자를 쓰고 아랍어를 구사하는 꽤나 이국적이고 새로운 모습에 도전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미션 임파서블' 톰 크루즈 정도야 가능해 보일법한 폭풍 같은 카체이싱도 무아지경으로 보여준다. 주지훈이 이번엔 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으로 하정우와 코믹 액션 버디 무비를 선보인다.

"음식 등을 모로코에 컨테이너로 미리 보냈는데 그게 도중에 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한식이 공수되지 않았고, 그때 패닉에 빠졌어요. 저는 해외에 자주 나가는 직업을 갖고 있고 40살 넘게 한식을 찾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패닉을 겪고 한식을 찾게 됐어요. 김치와 김이 없는 게 어이가 없더라고요. 정우 형이 다행히 일주일 먼저 와서 김치와 사골을 만들어서 나눠줬어요. 대파를 사면 레몬그라스 느낌이 났는데 쉽지 않은 시기를 보냈어요. 간단한 영어조차도 거의 안 통했는데, 소고기를 모든 부위로 사서 장조림을 만들었어요. 촬영이 없으면 헬스밖에 할 게 없었는데 장조림을 손으로 일일이 찢어서 만들었죠. 새우도 중하 정도의 것으로 사서 하루종일 튀겼어요."

모로코에 '비공식작전'을 촬영하러 가서 서바이벌 외전 한 편 뚝딱 찍고 온 주지훈이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버디 액션 영화. 1987년에 벌어진 한국 외교관 납치 실화를 모티브로 삼아, '피랍'과 '21개월 뒤 생환' 사건을 영화화했다. 주지훈은 눈 먼 목돈을 만져보고자 민준과 동행한 사기꾼기질 다분한 생계형 택시 기사 판수 역을 맡았다.


-하정우와의 만남이 사실 예상 가능한 조합이란 반응도 있다.

▶영화를 두 번 봤는데, 그건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겠다. 결국은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로맨틱코미디, 액션 등 셰익스피어 이후로 장르는 계속돼왔다. 그 안의 미장센 등 어떤 것에 포커스를 맞춰서 잘 만들려고 했는지가 중요하겠다. 예전엔 웰메이드가 셀링포인트였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웰메이드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일까 생각하게 된다. 쇼츠, 유튜브에서 코미디도 많지 않냐. 그런 것도 방송국과 다르지만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냐. 관객분들의 선택지점이 되게 많아진 것 같다. 사람들이 자꾸 '비정상회담', '비비고작전'이라고 하더라.(웃음) 제목이 입에 잘 안 붙나보다.

-'비공식작전'이 개봉 하루 전이다. 기분이 어떤가.

▶예전에도 그런 것에 대해 부담감은 없었다. 하나하나 작품이 켜켜히 쌓여갈수록 무게감이 느껴진다. 경력도 쌓이고 관객분들도 만나고 인터뷰를 하고 많은 결과를 목도하게 되니까 쫄린다.(웃음) 손발이 덜덜덜 떨리고 걱정된다. 작품의 흥망성쇠도 신경쓰이지만 디테일, 퀄리티 안에서의 위트를 보여주는 작품이기 때문에 이런 걸 관객분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까 우려와 기대가 있다.

-예매율 등 작품의 성적을 찾아보는 편인가.

▶찾아보려고 하는데 전파가 안 맞아서 컴퓨터가 꺼져서 안 맞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 내가 그렇다. 최대한 할 수 있는 게 검색해 보는 것이다. 반응은 괜찮더라.


-택시운전자 역으로서 카체이싱 장면을 인상깊게 보여줬다.

▶톰 크루즈 몸값의 5분의 1도 안 되는데 '미션 임파서블'과 비교해 주시니 감사하다.(웃음) 요즘엔 지원도 잘 해주시고 안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액션팀과 전문팀이 도와주시는데 얼굴이 안 보이면 숨겨서 촬영하기도 하는데 보고 할 만하다 싶으면 촬영한다. 이번 촬영도 차 6대를 놓고 촬영했다. 자동차나 오토바이나 뒤에 타는 사람이 공포감을 많이 느끼는데 하 선생님께서 조심스러워졌다. 차가 막 드리프트를 2번이나 해서 쉽지 않은데 뒤에 있는 사람이 힘들었겠다. 드리프트를 내가 했는데 그게 되더라.(웃음) 3개월에 걸쳐서 3개 도시에서 15~20회차로 촬영했다. 6분 정도 되는 신인데, 그런 장면은 김성훈 감독님의 연출의 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시작 후 판수가 30분쯤 후에 등장한다. 등장 장면에서 어떻게 보이고 싶었나.

▶배우가 등장하는 순간에 드라마가 보여야 한다고들 한다.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와중에 한국사람이 보이는 장면이었다. 동물적으로 커보이려고 했고 옷도 화려하게 보이도록 입었다. 그 나라 사람들이 안 쓰는 모자도 오히려 썼다. 레바논과 어떤 나라의 관계가 안 좋아서 표현의 미묘한 차이에서 그 나라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더라. 그래서 감독님이 준비를 많이 했다. 판수는 어떻게 보면 삼청동에 있는 외국인이 한복을 입고 수제비를 먹으라고 하는 것과 같아 보일 수 있다.

-판수 역으로 불어와 아랍어까지 소화했다. 불어, 아랍어 어느 정도 공부했고, 어떤 특징이 있던가. 아랍어도 레바논의 아랍어를 썼던 건가.

▶거기 있는 현지 배우들조차 레바논의 아랍어를 배웠다. 아랍어는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다. 단어의 나열이 아니라 글자의 나열이다.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어나 중국어는 따라하기라도 하지만 아랍어는 아무리 들어도 모르겠더라. 이어폰을 껴놓고 계속 듣기만 했다. 모로코 언어 선생님이 배우라서 열정이 장난이 아니었다. 언어 코칭만 해야했는데 디렉션을 하더라. 감독님이 '저 분 디렉팅 하지 말라고 해주세요'라고 했다.


-모로코에서 5개월 정도 생활했는데 어떻게 보냈나.

▶음식 등을 컨테이너로 미리 보냈는데 그게 도중에 사라졌다고 하더라. 한식이 공수되지 않았다. 그때 패닉에 빠졌다. 나는 해외에 자주 나가는 직업을 갖고 있고 40살 넘게 한식을 찾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패닉을 겪고 한식을 찾게 됐다. 김치와 김이 없는 게 어이가 없더라. 정우 형이 다행히 일주일 먼저 와서 김치와 사골을 만들어서 나눠줬다. 대파를 사면 레몬그라스 느낌이 났는데 쉽지 않은 시기를 보냈다. 간단한 영어조차도 거의 안 통했는데, 소고기를 모든 부위로 사서 장조림을 만들었다. 촬영이 없으면 헬스밖에 할 게 없었는데 장조림을 손으로 일일이 찢어서 만들었다. 새우도 중하 정도의 것으로 사서 하루종일 튀겼다. 지금도 '그때 새우튀김 맛있었다'고 얘길한다. 음식은 MSG의 도움을 받으면 모든 음식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 사람들이 요즘 영화를 보면 '너네는 MSG를 많이 친다'고 할 수 있다.(웃음)

-하정우가 만든 음식은 어떤 편인가.

▶그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 나는 자극적인 걸 좋아한다.

-이번 영화에서 체중 증량한 모습도 보였다.

▶헬스장을 찾아서 갔다. 헬스장에 정말 동양인이 없었는데 우리 4명이서 헬스장을 찾아다니니 현지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봤다.


-하정우와 해외에서 함께 지내면서 어땠나.

▶정우형과는 미국, 동남아 등 이전에도 여행을 많이 다녔다. 나는 누구와도 여행이 잘 맞는 편이다. 정우형이 나한테 '지훈아 너는 여행 갔을 때 어떤 편이야? 누워있는 편이야? 다니는 편이야?'라고 물어서 내가 뭘 해도 괜찮다 했다. 다만 습관적으로 늦는 애들이 있는데 그건 너무 힘들다. 나는 동남아 갈 때 백팩을 매고 가는 편인데 어떤 애는 캐리어를 두 개씩 갖고 가더라. 드라마 '궁'에 같이 나온 최성준이 그러더라. 양말을 식탁 위에 올려놔서 내가 그러지 말라고 했더니 양말을 모자 속에 넣어서 식탁 위에 올려놓더라.(웃음)

-이번에 장기 해외촬영을 하면서 알게 된 '인간 하정우'의 새로운 모습은?

▶둘 중에 누가 더 웃기냐고들 물어보는데 정우형이 웃기는 포인트가 여기저기 셀링 포인트가 많다. 나는 유튜브 성향이다. 욕도 섞여있고 술 먹을 때 하는 '취권 스타일'의 개그다. 적절한 수위의 합의된 수준의 야한 개그도 하고. 나는 돈이 되는 곳에선 위트를 발휘하지 못한다.

-최근 배우 지망생 팬을 직접 만나 응원한 모습도 보여줬는데.

▶나는 주변에 좋은 선배님들이 많았다. 정우형과 '비공식작전' 개봉 전, 보름 전에 여행을 갔는데, 여행 첫날에 모자를 주우러 가다가 미끄러져서 팔에 흉터가 생겼다. 정우형이 내가 괜찮은지 체크하고 '지훈아 네가 ('비공식작전'에 대해) 액땜 다했다. 하와이가 정직한 땅인데 네가 하와이에 몸을 섞어서 액땜을 다한 거다'라고 말해주더라. 나도 답 없는 고민을 했고 불면증에 시달려서 지금도 잘 자진 못한다. 우리가 자책을 많이 하지 않냐. 요즘 친구들이 답이 없는 문제로 파고들면 불안증, 공황장애, 우울증 등 긍정적이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누가 보면 영 앤 리치인 사람도 마음에선 아파하더라. 그날도 내가 (배우 지망생) 얘기를 해주다가 자조적이 되더라. 같은 분야의 사람이 조언을 해주면 되게 힘이 되는데, 나도 '왜 이렇게 힘들지'라고 생각할 때 정우형, 우성이형이 '나도 힘들어'라고 말해주면 어떠한 공진단보다 힘이 되더라.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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