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짐'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배우는 늘 제로값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조인성이 '밀수'를 통해 짧은 분량에도 굵은 존재감을 뽐냈다. "연기를 잘하는 것보다 창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조인성에게서는 '권 상사'와 같은 여유가 느껴졌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의 배우 조인성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 조인성은 사업가적인 면모와 악독한 기질로 밀수판을 접수한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 역을 맡았다.
조인성은 '모가디슈'에서 호흡을 맞춘 류승완 감독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그는 "'모가디슈'를 찍으면서 거의 거의 부부가 됐다"며 "솔직하게 말하자면, 더 이상 분량이 많으면 제가 출연할 수가 없었다. '무빙'이라는 드라마를 선택해놓은 상태였고, 3개월 정도 비어있는 상태에서 '모가디슈' 홍보를 하고 있었고, 분량이 많았으면 감독님이 저에게 제의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인성은 "언론 시사회 전에 기술 시사를 1년 전에 했는데 이번에는 또 새로운 마음으로 봤다. 영화가 경쾌해서 여름과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김혜수, 염정아 선배의 압도적인 연기와 박정민, 고민시의 사랑스러운 연기를 보면서 감탄했다"며 "제가 분량이 적기 떄문에 영화를 조금 더 즐기면서 봤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량이 적은 게 솔직하게 부담이 덜했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연기를 객관화하면서 볼 수 있다. 그동안 제가 찍은 영화는 제가 너무 많이 나오는데 자기 혐오가 생기게 된다. '조인성인가' 싶을 정도의 외모였는데, '밀수'처럼 멋있는 터치를 받아본 건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멋지게 해달라고 주문하지 않았다. 캐릭터에 몰입했는데 잘 만져주신 것 같다. 섹시하다는 반응도 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부족하다. 아직도 원숙미가 없는 것 같다"며 "아직 나는 어려서 다음에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영화의 후반부 하이라이트 액션신을 펼치는 조인성은 고충을 밝혔다. 그는 "제가 몸 상태가 안 좋았다. '모가디슈'가 끝난 후에 양쪽 무릎 수술을 했다. 부상이 있었던 게 아니었다. 병원에서 얘기하기로는 강력한 충격이 아니라 살다 보면 조금씩 찢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모가디슈' 제작사인 외유내강에는 피지컬 팀이 따로 있다. 그 팀에서 제 무릎 상태를 보고 병원을 소개해 주셨고, 한국에서 수술했기 때문에 감독님이 제 몸 상태를 잘 알고 계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밀수'는 배려를 받으면서 찍었다. 더 잘하고 싶었고, 감독님도 더 원하는 부분이 있으셨을 텐데 충족을 못 시켜주는 게 미안했다. 더 확장하지 못하고 저를 보호해 주셨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한 예상하지 못한 고충도 존재했다고. 조인성은 "장도리(박정민 분)를 비롯해 함께 싸우는 무리의 캐릭터가 강하니까 연기로 어떻게 이길지 모르겠더라. 웃음을 참는 게 너무 어려웠고,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했다"며 "저는 최대한 장도리와 반대되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정민과는) '더 킹'에서 잠깐 같이 했던 기억이 있는데 정민이의 풍성한 연기 덕분에 권 상사가 빛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특히 영화에서 주로 김혜수와 호흡을 맞추는 조인성은 특유의 '멜로 눈빛'을 보여주며 극 중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그는 "조춘자와 (로맨스는) 절대 노리고 한 게 아니다. 혜수 선배도 저도 멜로를 많이 했기 때문에 만났을 때 화학 작용이 일어난 것 같다. 노리고 찍은 건 아니었는데 많은 분들이 그렇게 봐주셨고, 캐릭터가 좀 더 풍성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극 중 비즈니스 관계였고, 서로 일을 하고, 만나다 보니까 비즈니스를 넘어선 인류애가 생긴 거라고 생각했다. 저는 권 상사 다운 애티튜드라고 생각했다. 또 김혜수 선배를 누가 안 지키겠냐"며 "보시는 분들에 따라 시각이 달라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밀수'를 촬영하며 김혜수와 염정아를 만난 것이 가장 행운이라는 조인성은 "김혜수 선배의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다. 이 작품을 안 했다면 김혜수, 염정아 선배님을 못 뵀을 거다. 그 사랑을 남들한테 뺏기고 싶지 않다"며 "항상 칭찬해 주시고, 또 응원해 주신다. 후배들은 그 사랑으로 꽃이 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꽃이 피기 위해서는 좋은 땅, 좋은 볕, 비가 있어야 한다. 염정아 선배님이 땅이었고, 김혜수 선배님은 태양이었고, 감독님이 비를 내려주신 것. 그래서 꽃이 핀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소 적은 분량의 조인성은 "제가 불리했던 건 '모가디슈' 홍보 중 시간이 비면 '밀수'를 촬영했다. 촬영장에 바로 적응하고, 내 몫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됐다. 제가 잘 못하면 민폐니까 잘 해내기 위해 더 집중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작품의 출연에 롤과 분량은 상관 없다고 밝혔다. 조인성은 "자유로워졌다. 작품이 재밌으면 얼마든지 출연이 가능하다. 단지 연기를 하는 게 중요한 거다. 작품마다 행간이 재밌으면 그 배역이 궁금해지는 것 같다. 역할이 크든 상관없다"며 "배우는 언제나 제로값에서 다시 시작한다. 한 작품 끝나고 또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다. 산 너머 산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 같다. 새 작품 들어가면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매번 한다. 할 수록 쉬워지는 게 아니라 매번 어려워진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욕심인 것 같기도 하다. 다만 활동을 오래 한 만큼 창피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43세의 조인성은 "아직 어리다"라며 "나이가 잘 든다는 것은 섣부른 판단인 것 같다. 원치 않더라도 늙어가는 거고, 나이가 들어서 좋은 건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는 거다. 그럼 화가 잘 안 난다. 인생의 사소한 경험이 나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의 배우 조인성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 조인성은 사업가적인 면모와 악독한 기질로 밀수판을 접수한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 역을 맡았다.
조인성은 '모가디슈'에서 호흡을 맞춘 류승완 감독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그는 "'모가디슈'를 찍으면서 거의 거의 부부가 됐다"며 "솔직하게 말하자면, 더 이상 분량이 많으면 제가 출연할 수가 없었다. '무빙'이라는 드라마를 선택해놓은 상태였고, 3개월 정도 비어있는 상태에서 '모가디슈' 홍보를 하고 있었고, 분량이 많았으면 감독님이 저에게 제의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인성은 "언론 시사회 전에 기술 시사를 1년 전에 했는데 이번에는 또 새로운 마음으로 봤다. 영화가 경쾌해서 여름과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김혜수, 염정아 선배의 압도적인 연기와 박정민, 고민시의 사랑스러운 연기를 보면서 감탄했다"며 "제가 분량이 적기 떄문에 영화를 조금 더 즐기면서 봤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량이 적은 게 솔직하게 부담이 덜했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연기를 객관화하면서 볼 수 있다. 그동안 제가 찍은 영화는 제가 너무 많이 나오는데 자기 혐오가 생기게 된다. '조인성인가' 싶을 정도의 외모였는데, '밀수'처럼 멋있는 터치를 받아본 건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멋지게 해달라고 주문하지 않았다. 캐릭터에 몰입했는데 잘 만져주신 것 같다. 섹시하다는 반응도 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부족하다. 아직도 원숙미가 없는 것 같다"며 "아직 나는 어려서 다음에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영화의 후반부 하이라이트 액션신을 펼치는 조인성은 고충을 밝혔다. 그는 "제가 몸 상태가 안 좋았다. '모가디슈'가 끝난 후에 양쪽 무릎 수술을 했다. 부상이 있었던 게 아니었다. 병원에서 얘기하기로는 강력한 충격이 아니라 살다 보면 조금씩 찢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모가디슈' 제작사인 외유내강에는 피지컬 팀이 따로 있다. 그 팀에서 제 무릎 상태를 보고 병원을 소개해 주셨고, 한국에서 수술했기 때문에 감독님이 제 몸 상태를 잘 알고 계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밀수'는 배려를 받으면서 찍었다. 더 잘하고 싶었고, 감독님도 더 원하는 부분이 있으셨을 텐데 충족을 못 시켜주는 게 미안했다. 더 확장하지 못하고 저를 보호해 주셨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한 예상하지 못한 고충도 존재했다고. 조인성은 "장도리(박정민 분)를 비롯해 함께 싸우는 무리의 캐릭터가 강하니까 연기로 어떻게 이길지 모르겠더라. 웃음을 참는 게 너무 어려웠고,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했다"며 "저는 최대한 장도리와 반대되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정민과는) '더 킹'에서 잠깐 같이 했던 기억이 있는데 정민이의 풍성한 연기 덕분에 권 상사가 빛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특히 영화에서 주로 김혜수와 호흡을 맞추는 조인성은 특유의 '멜로 눈빛'을 보여주며 극 중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그는 "조춘자와 (로맨스는) 절대 노리고 한 게 아니다. 혜수 선배도 저도 멜로를 많이 했기 때문에 만났을 때 화학 작용이 일어난 것 같다. 노리고 찍은 건 아니었는데 많은 분들이 그렇게 봐주셨고, 캐릭터가 좀 더 풍성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극 중 비즈니스 관계였고, 서로 일을 하고, 만나다 보니까 비즈니스를 넘어선 인류애가 생긴 거라고 생각했다. 저는 권 상사 다운 애티튜드라고 생각했다. 또 김혜수 선배를 누가 안 지키겠냐"며 "보시는 분들에 따라 시각이 달라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밀수'를 촬영하며 김혜수와 염정아를 만난 것이 가장 행운이라는 조인성은 "김혜수 선배의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다. 이 작품을 안 했다면 김혜수, 염정아 선배님을 못 뵀을 거다. 그 사랑을 남들한테 뺏기고 싶지 않다"며 "항상 칭찬해 주시고, 또 응원해 주신다. 후배들은 그 사랑으로 꽃이 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꽃이 피기 위해서는 좋은 땅, 좋은 볕, 비가 있어야 한다. 염정아 선배님이 땅이었고, 김혜수 선배님은 태양이었고, 감독님이 비를 내려주신 것. 그래서 꽃이 핀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소 적은 분량의 조인성은 "제가 불리했던 건 '모가디슈' 홍보 중 시간이 비면 '밀수'를 촬영했다. 촬영장에 바로 적응하고, 내 몫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됐다. 제가 잘 못하면 민폐니까 잘 해내기 위해 더 집중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작품의 출연에 롤과 분량은 상관 없다고 밝혔다. 조인성은 "자유로워졌다. 작품이 재밌으면 얼마든지 출연이 가능하다. 단지 연기를 하는 게 중요한 거다. 작품마다 행간이 재밌으면 그 배역이 궁금해지는 것 같다. 역할이 크든 상관없다"며 "배우는 언제나 제로값에서 다시 시작한다. 한 작품 끝나고 또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다. 산 너머 산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 같다. 새 작품 들어가면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매번 한다. 할 수록 쉬워지는 게 아니라 매번 어려워진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욕심인 것 같기도 하다. 다만 활동을 오래 한 만큼 창피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43세의 조인성은 "아직 어리다"라며 "나이가 잘 든다는 것은 섣부른 판단인 것 같다. 원치 않더라도 늙어가는 거고, 나이가 들어서 좋은 건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는 거다. 그럼 화가 잘 안 난다. 인생의 사소한 경험이 나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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