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어벤져스, 500억 대작 '무빙'이 여름을 더 뜨겁게 달군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디즈니+ 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극본 강풀, 연출 박인제, 박윤서)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박인제 감독과 강풀 작가를 비롯해 배우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김성균, 김희원,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이 참석했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다. 원작 웹툰 '무빙'의 강풀 작가와 '킹덤' 시즌2 박인제 감독을 비롯해 '오징어 게임', '파친코' 등에 참여한 제작진이 만들어 낸 웰메이드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박인제 감독은 "1년 전에 크랭크업을 했다. 1년 동안 하루도 안 빼놓고 CG 회사에서 컨펌, 편집을 해 이 자리까지 왔다. 사실 약간 슬픈 감정이 생긴다. 수많은 스태프, 배우들과 다시 보면 내가 부족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공개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관객 분들이 여태까지 보지 못한 20부작의 이야기가 이어지기 때문에 기대하셔도 즐기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무빙'은 500억 원 이상의 대한민국 드라마 사상 최고 제작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박인제 감독은 "이 부분은 디즈니 회계팀이나 제작팀에서 정확히 알고 있을 것 같다. 저는 만드는 입장이지 않나.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강풀 작가는 "만감이 교차한다"며 "내가 의지할 분들이 있고, 글을 쓰면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보고 연기하는 배우들이 있지 않나. 이 작품에만 3년을 매달렸는데, 기분이 이상하고 고마운 감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원래 계획은 12부나 16부였는데 제가 20부가 맞겠다고 했다. 만화를 그려보니까 이야기라는 게 사건도 중요하지만 인물도 중요하더라. 볼거리가 많은 드라마인데 모든 등장인물의 서사를 그려 보고 싶어서 20부로 썼다. 20부 안에 세 개의 시리즈가 있다"고 전했다.

류승룡은 어떤 상처도 금세 회복하는 무한 재생 능력을 가진 장주원 역을 맡았다. 한효주는 과거 안기부 요원이었던 이미현 역, 조인성은 최고의 블랙요원 김두식 역으로 변신했다.

류승룡은 "장주원은 무한 재생 능력을 가졌지만 고통은 고스란히 느끼는 인물"이라며 "삶의 방향성을 잃고 무의미하게 살다가 지희라는 인물을 만나고 딸 희수가 생기며 삶의 목적이 생긴다"고 인물에 대해 설명했다.

'무빙'의 거대한 스케일도 강조했다. 류승룡은 "영화적인 퀄리티는 당연하고 러닝타임만 봐도 영화 약 10편 정도"라며 "제작비도 영화처럼 찍었다. 배우들도 '어벤져스'처럼, 어마어마한 스태프들이 한 마음으로 신나게, 치열하게 찍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미현 역의 한효주는 "(이미현은) 월등한 오감의 소유자"라며 "잘 보이고 잘 들리고, 후각도 잘 느낀다. 최연소 안기부 요원이 됐는데 제가 맡은 임무가 저의 남편 김두식(조인성 분)을 감시하는 거였다. 그러다 사랑에 빠지게 되고 저희 아들(이정하 분)을 낳게 된다"고 캐릭터 관계성을 전했다.

이어 "이미현이라는 인물은 아들의 엄마로서의 모습, 사랑을 하게 되는 20대 요원으로서의 모습, 여러가지 서사를 보여줘야 하는 인물이라 저에겐 큰 도전이었다. 부담감 때문에 체하고 잠도 잘 못 잤다"고 말했다.

조인성은 "김두식은 안기부 최고의 블랙요원"이라며 "저는 '무빙'에서 과거 미현(한효주 분)의 서사에 등장한다. 미현과 어떻게 만났고, 만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 둘의 멜로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도 "더 많은 얘기를 들려드리고 싶지만 1급 비밀이라서 여기까지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차태현은 전기 능력자이자 시내버스 운전사 전계도 역을, 김성균은 아들과 아내만 생각하는 이재만 역을, 김희원은 극 중 정원고의 체육 교사 최일만 역을 연기했다.

차태현은 "전계도는 원작에는 없는 새로운 인물"이라며 "전기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제게 큰 능력은 안 주셔서 정전기 정도의 능력밖에 없는 대신 배터리나 건전지를 들게 되면 전기가 나오는 캐릭터다. 극 중 EBS에 나오는 '번개맨'이라는 캐릭터를 맡는 인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제가 나오는 부분은 아주 무겁지 않은 부분도 없지 않아 있기 때문에 '무빙'을 보실 때 색다르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마음만 먹으면 오늘 전기 다 나간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차태현은 버스기사 역할을 위해 새롭게 면허도 취득해야 했다. 그는 "강풀 작가님이 제가 나온 학교, 학과를 배경으로 (글을) 쓰셨더라. 역할에 도움이 되도록 잘 써주셔서 상상을 많이 할 것은 없었다. 그리고 번개맨 역할을 해야 되다 보니 공연의 일부를 배우고, 버스 운전 면허를 따야 했다.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한효주와 조인성의 로맨스 케미스트리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효주는 "저는 (조)인성 오빠와 어렸을 때 광고 촬영장에서 본 적이 있긴 하지만 한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무빙'이 처음이다. (조인성이) 배려심이 깊고 세심해서 도움을많이 받았다"고 조인성을 치켜세웠다.

이어 "자연스러운 연기를 이끌어주고, 변주하는 연기 호흡이 촬영장에서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는 힘이었다. 더 의지하게 됐다"고 조인성에 대한 깊은 신뢰를 표했다.

조인성은 역시 "한효주와 호흡이 좋았다. 앞으로 10년이 더 기대되는 배우 아닌가 싶다. 한국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야 할 배우다. 현장의 모습을 보면 한국에 있기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효주를 극찬했다.

이정하는 김봉석 역, 고윤정은 장희수 역, 김도훈은 이강훈 역을 맡아 1~7화 에피소드에서 중요한 활약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대한민국 곳곳에 숨어 있는 초능력자들을 찾아 제거하는 의문의 존재 프랭크 역은 류승범이 맡아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극 중 조인성, 한효주가 각각 연기하는 두식, 미현 사이에서 태어나 비행능력, 오감능력을 물려받은 김봉석 역의 이정하는 체중을 30kg 증량한 것에 대해 "힘들었다기보다는 먹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고 해맑게 말했다.

또한 "하루라도 빨리 봉석이가 되고 싶었는데, 점점 살이 찌면서 그 모습이 보이니까 즐겁게 증량했던 것 같다. 증량할 때는 몸이 무거워진 게 있어서 걱정이 됐는데 감량을 하다 보니 가벼워졌다. 또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니 건강해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인성, 한효주의 아들이 된 것에 대해 "가문의 영광"이라며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며 자랐던 사람인데 선배님과 호흡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감격의 순간이었다. 잘 해야겠다는 욕심이 커서 긴장 속에 촬영했는데 선배님들이 분위기를 풀어주셔서 감사하고 많이 배웠다"고 선배들에 대한 존경심을 내비쳤다.

고윤정은 "민폐를 끼치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면서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잘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촬영에 임했다. 감사하게도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고 선배들에게 고마움을 내비쳤다.

특히 고윤정은 류승룡과 부녀관계를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류승룡은 "저에게서는 초능력만 물려받고 (외모는) 엄마에게 물려받아서 다행이다"고 입담을 발휘해 폭소를 유발했다.

이강훈 역의 김도훈은 "아버지(김성균 분)에게 괴력과 초인적 스피드를 물려받았는데 능력을 숨기고 고등학교 반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라며 "잘 해야된다는 부담감과 걱정이 컸다"고 털어놨다.

한편 '무빙'은 오는 9일 디즈니+에서 전 세계 동시 7개 에피소드 공개 후 매주 2개 에피소드를 공개할 예정이다. 총 20부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