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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유' 엄태화 감독 "이병헌 새 얼굴 발견, 모니터 뚫어질 듯 봤죠"[인터뷰③]

  • 김나연 기자
  • 2023-08-08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이 이병헌의 연기에 감탄했다고 밝혔다.

8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의 연출을 맡은 엄태화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영화 '가려진 시간'으로 54회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엄태화 감독이 7년 만의 신작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선보인다.

엄태화 감독은 연출부 막내로 일했던 영화 '쓰리, 몬스터'(2004) 이후 이병헌과 재회하게 됐다. 그는 "'쓰리, 몬스터' 때 제가 붐마이크를 거꾸로 드는 실수를 했고, 한 31번째 테이크에 어렵게 오케이가 났다. 당시 기억이 생생하다"라며 "당시 파주에 있는 세트장에서 촬영했는데, 이번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같은 세트장에서 찍었다. 18년 만에 재회한 건데 기분이 이상하더라. 재밌는 인연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병헌이 연기한 영탁이라는 인물에 대해 "원래는 좀 더 스트레이트한 인물이었다. 속내를 숨기고, 초반부터 빌런의 향기를 풍기는 인물이었는데 이병헌 배우를 만나면서 얘기하다가 변화를 줬다. 같이 바꾸기 시작했는데 이미 시나리오가 거의 완성된 상태였기 때문에 많이 고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영탁의 연기 톤이 어리바리하기도 하고, 주눅들어있기도 하면서 후반부에는 광기에 미쳐 날뛰어야 하는데 잘 연결될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며 "촬영 중간에 영탁의 표정 변화로 그가 뭔가를 결심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싶어서 새롭게 추가했는데 그 장면을 찍는 순간 '이건 됐다' 싶었다. 안면 근육을 움직이는 연기를 하시는데 에너지가 어마어마했다. 대사 한마디 없이 얼굴로만 사람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 감독은 "그 외에도 많았는데 이 인물이 광기로 가득 찼던 장면에서는 제가 모니터 바로 앞까지 가서 빠져들듯이 보고 있더라. 그 어떤 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선배님의 얼굴이 보였다. 선배님 또한 그 장면을 보고 '나도 처음 보는 얼굴인데?'라고 하셨다"고 자신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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