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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만 하고 나몰라라? BTS 출연 논의도 없었던 잼버리[★FOCUS]

  • 윤상근 기자
  • 2023-08-11


톱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RM 진 지민 제이홉 슈가 뷔 정국)을 정치권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한 건 이번 잼버리 이슈가 처음은 아니었다. 그리고 BTS를 언급하게 된 이유 대부분이 정치적 이유였다. 팬들 입장에서는 속이 터질 노릇이고, 팬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BTS를 소비해온 입장에서 결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BTS의 잼버리 K팝 콘서트 참여를 주장했다. 성일종 의원은 "전북 새만금에서 개최된 세계잼버리 대회는 준비 부족과 미숙한 운영으로 국격이 추락하는 행사였다. 집행에 책임이 있는 전북도는 물론이고 지원해야 하는 중앙정부까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라면서 BTS를 언급한 근거로 "이번 잼버리 대회에는 일본에서 개최됐던 대회보다 1만여 명이 많은 세계 청소년들이 참가했는데 이렇게 많은 청소년이 대한민국을 방문한 것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와 대한민국의 역동성과 창의성을 보기 위해 방문했을 것"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성일종 의원은 특히 "국방부는 11일 서울에서 있을 K팝 콘서트에 현재 군인 신분인 BTS가 모두 함께 참여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주시길 바란다. BTS와 함께 세계 청소년들이 담아가는 추억은 또 다른 대한민국의 자산이 될 것이다. 마지막까지 대한민국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국방부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들을 다시금 곱씹어봐도, 아무리 생각해도 성일종 의원이 역대급 파행으로 치닫은 잼버리 대회의 여러 상황들을 수습하기 위해 BTS를 이용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었다.

이후 문체부는 "BTS의 출연 문제는 정식으로 논의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애초에 출연 성사 가능성이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당연히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했었고 이후 성일종 의원도 스스로 "강제적으로 공연 하라는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꿈과 희망을 주는 BTS가 아닌가?"라는, 허무맹랑한 해명으로 자신의 발언을 뒤집었다.



이후 하이브는 11일 8억여원 상당의 방탄소년단 포토카드 세트 4만3000개를 공연 관람 대원 전원에게 무상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 잼버리 출연을 향한 암묵적 압박에 못이겨 울며 겨자먹기로 포토카드 기부를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씁쓸한 비판도 더해질 법했다.

이번 잼버리는 지난 6일 K팝 콘서트가 연기되기 직전까지도 여러 논란에 휩싸인 대회였다. 온열 환자 속출에 K바가지라는 오명까지 씌워진 낙후되고도 비정상적인 시설들, 야영 관련 전문가와는 거리가 먼 정부 기관 소속 인원들로 채워진 구성원들에 이전 대회와의 잘못된 통계 비교를 바탕으로 꾸려진 시스템, 1000억원대 예산 책정을 둘러싼 외유성 출장 의혹에 급기야 성범죄 논란 이후 어처구니 없는 해명까지 온통 엉망진창으로 가득했다.

여기에 얹어진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역시 대회 취지와는 사실 그렇게 관련이 있다고 볼수 있는지 의문점이 들기도 한다. K팝이 전 세계적인 스타를 배출할 정도로 인기를 끌며 모두가 주목하는 음악 장르로 거듭난 거야 부정할 수 없고, 국가적인 행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K팝이 가진 홍보 시너지를 잘 활용하는 것이 분명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명분을 내세울 순 있겠다만, 마치 K팝이 일당백이라도 된것 마냥 모든 문제점과 논란의 이슈들을 덮어버리면 된다는 극약처방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듯한 이번 당국의 행보는 두고두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BTS가 '21세기 비틀즈'라는 수식어를 얻고 글로벌 슈퍼스타로 거듭나며 세계를 놀라게 했을 때 느꼈던 환희와 희열은 대한민국 국민만이 가질 수 있었던 특권이었고 자랑스러운 타이틀이었다. 하지만 이 고유하고도 귀한 자산을 활용하는 것도 소중하게, 명분을 갖고 의미 있게 활용해야 하는데 이번 성일종 의원의 발언은 뭔가 K팝을 적재적소에 쓰면 뭐든 해결할 수 있는 무언가라고만 인지한 것 같은 뉘앙스의 발언으로서 여론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한편 잼버리 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었던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는 지난 6일 공연을 갑작스럽게 취소하고 11일로 연기한 과정에서 장소 변경을 두고 아무런 논의 없이 전북 월드컵경기장 개최 공지를 하루만에 다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으로 다시 변경하는 등 매끄럽지 못한 운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이번 전북 월드컵경기장 개최 공지로 인해 예정됐던 K리그 전북 현대의 경기 일정 변동은 물론 사실상의 통보나 다름없는 당국의 조치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거셌다.

실제로 전북 월드컵경기장에서의 일정이 변경된 이후 하루만에 서울로 바뀌었지만 전북 현대의 원래 홈 FA컵 경기와 K리그 경기를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갑자기 논의도 없이 결정을 내려버리는 바람에 공지가 또다시 바뀐다고 해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것. 경기 티켓도 환불하기까지 시간이 당연히 걸리고, 전북 현대 경기를 보기 위해 호텔 예약까지 다 해놓았던 전북 현대 경기 상대팀인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은 정말 말도 안되는 변경과 재변경에 허탈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축구계에서도, 특히 전북 팬들을 중심으로 어이없는 졸속행정을 향한 비난이 이어졌다.

여기에 예정된 일정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일정을 바꿔 다른 날 공연을 준비하는 것이 K팝 신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데도 이러한 업계 분위기를 모른 채 상의도 없이 밀어붙였다는 지적이다. K팝 또는 연예계, 그리고 스포츠를 향한 정치권의 안일한 생각과 인식은 꼭 바로잡혀야 할 것 같다.
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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