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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피프티 피프티 편, 감성팔이로 끝났다 [★밤TV]

  • 이승훈 기자
  • 2023-08-19
"재능있는 아티스트가 신뢰할 수 있는 제작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피프티 피프티 사태 편의 엔딩 멘트다. 도대체 '그알'은 무엇을 말하려고 했던 걸까.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SBS '그알'은 걸 그룹 피프티 피프티와 소속사 어트랙트, 더기버스의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둘러싼 진실 공방을 파헤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전 세계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감성팔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심지어 피프티 피프티 사태의 쟁점인 중요한 정보는 모두 누락됐고, 일부 시청자들은 "피프티 피프티 편파 방송이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프로그램에 대한 혹평이 빗발쳤고, 자정이 넘은 시간임에도 접속이 지연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그알'은 피프티 피프티 멤버 가족을 시작으로 소속사 어트랙트와 더기버스 측을 모두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피프티 피프티의 사태가 발생한 이유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양측의 의견도 모두 귀담아 들었다.

사실 여기까지는 수많은 보도를 통해 대중들도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다. '그알'은 사회, 종교, 미제사건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 탐사하는 저널리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을 기대했다.

예를 들면,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이 독자적인 활동을 위해 한국어 팀명과 활동명에 대한 개별 상표권 출원을 신청한 사실, 잘못된 부분을 확인하고 정정 조치하겠다고 밝혔으나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의 학력·이력 위조 사건 등은 '그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더기버스 총괄 이사는 "업무 메일을 삭제하고 상의 없이 저작권을 취득하는 등 멤버들의 소송 제기에 영향을 끼쳤다는 어트랙트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묻자 "공식적인 입장을 내가 대변할 수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진짜로 내가 무슨 말을 하든지 다 와전될 것이기 때문에"라며 알 수 없는 대답을 내뱉었다.


당초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기버스 안 대표가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터뷰 당일 그는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쓸어도 이가 너무 아프다. 오늘 아침에 계속 피가 났다"라며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이에 '그알' 측은 안 대표의 건강 회복 이후 인터뷰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총괄 이사는 "안 대표와 계속 애기를 나눠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현재 상태로는 어려운 것 같다. 치아도 치아인데 심리적으로 인터뷰를 하기까지가 어려운 것 같다"라고 밝혔다. 결국 더기버스 측의 명확한 입장은 방송에서 제외됐다.

또한 피프티 피프티가 '배신돌'과 '통수돌'로 낙인 찍혔다는 기사 내용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동정심을 유발하는 뉘앙스를 풍기는가 하면, 아이돌 데뷔 전 연습생이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다이어트 문제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소속사 내 CCTV 설치로 감시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청자들의 혼돈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그알'은 "피프티 피프티가 세 번째 피해자다", "현재는 학교 계단과 엘리베이터 청소를 하고 있다"는 전직 연예 기획사 대표이자 두 번째 피해자인 박 대표와의 인터뷰도 진행했지만, 갈수록 논조가 흐려지는 보도 내용으로 피프티 피프티 사태 취재는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던 양측의 녹취록에 대한 내용도 누락됐다.

결국 이날 '그알'이 밝혀낸 것이라곤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를 만든 스웨덴 작곡가들의 데모 버전, 그리고 원곡 가사와 다른 단어는 단 세 개 뿐이라는 점 밖에 없었다.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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