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ARTIST AWARDS News Photo Content

News

골든타임 지났다..피프티 피프티가 맞이하게 될것들[윤상근의 맥락]

  • 윤상근 기자
  • 2023-08-19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키나 새나 시오 아란)는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다.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 심리로 진행된 전속계약 분쟁 관련 비공개 조정기일을 통해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측에게 추후 만남을 갖고 조정 의사를 논의할 것을 권유했지만 아란 새나 모친이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을 대신해 어트랙트 관계자와 마주한 자리를 통해 조정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멤버들이 변호인을 통해 함께 가거나, 잘 헤어지는 결론 중에 잘 헤어지는 것을 선택하고 협의할 의사를 내비쳤다는 점은 더욱 이들의 어트랙트와의 결별 의지가 확고했음을 알수 있는 대목이다. 어트랙트 역시 이를 인지한 상황이다.

이후 피프티 피프티는 17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을 통해 "어트랙트 주식회사 대표이사 전홍준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형사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강남경찰서에 접수했다"라고 전했다.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 6월 법률 대리인을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후 2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의 이러한 분위기는 여러모로 충격적이다. 빌보드 핫100 차트인과 영국 오피셜 톱100 차트 최고 순위 등극 등 짧은 기간 내에 이룩했던 놀라웠던 성과는 이제 신기루처럼 사라진 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여지조차 없애버린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오랜 기간 피프티 피프티를 준비하며 멋지게 성공하면서 꽃길을 가나 싶었던 전홍준 대표에게도 업계 커리어에 있어서 치명적인 데미지다.

피프티 피프티는 법무법인(유) 바른을 통해 6월 19일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고 이후 어트랙트는 6월 23일 멤버의 건강 악화로 인한 수술 치료를 공지하며 "외부 세력이 멤버 강탈을 시도했다"라는 주장과 함께 6월 26일 워너뮤직코리아에 내용증명을 발송한데 이어 멤버 강탈의 배후로 더기버스 대표이자 'Cupid'를 프로듀싱했던 안성일 작곡가 등 3명을 지목, 이들을 상대로 업무 상 배임 및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 적지 않은 파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멤버들은 "어트랙트가 계약을 위반하고 신뢰관계 파괴를 야기했다. 어트랙트는 계약위반 사항에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면서 '외부 세력에 의한 강탈 시도'라며 멤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고 멤버의 수술 사유를 당사자 협의도 없이 임의로 공개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어트랙트가 투명하지 않은 정산, 활동이 어려운 건강 상태를 밝혔음에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자 했다. 어떠한 외부 개입 없이 4인의 멤버가 한마음으로 주체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멤버들의 변호인은 이어진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첫 심문기일에서도 (어트랙트의) 정산 관련 수익 항목 누락과 신체 정신적 관리 소홀 등의 위반, 연예관리 물적 자원 능력 부족을 지적했다.

반면 어트랙트 변호인은 피프티 피프티 변호인의 정산 의무 불이행 주장 등에 대해 "중대한 오해가 있거나 왜곡의 설명이 있다"라고 반박하고 "스타크루이엔티와 멤버들이 계약을 했고 이후 어트랙트를 따로 설립해서 멤버들의 전속계약을 이어갔다. 채권자도 동의를 했다. 회사는 영업양도가 된 거다. 거래 구조에 대해 대표의 배임 운운은 지나친 상상"이라고 맞서면서도 충분한 대화를 통해 화해를 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번 피프티 피프티 사태는 여러 비하인드와 억측 등을 낳은 가운데 이번 조정 의사가 없다는 의견서를 통해 사실상 골든타임을 지나치게 됐다. 조정회부를 밟으며 극적인 합의 가능성도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멤버들의 의지도 확고했다. 멤버들은 "저희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오해와 비난 속에서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참담함을 느끼며 하루하루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저희는 반드시 밝혀내야 하는 진실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투명하게 밝혀지면 팬 여러분들께서도 저희를 이해하고 더 크게 응원해 주시리라고 굳게 믿고 있다"라며 "소속사와의 관계에서 잘못된 방식으로 강요돼 왔던 일들이 바로잡히길 원하고 있다. 잘못된 의혹과 오해에 따른 과도한 비난을 거둬달라"라고 덧붙였다.

이제 다음 스텝은 가처분 신청의 최종 결론으로 향하게 될것 같다. 조정이 불발된 경우 법원은 총 3가지 결론 중 하나를 선택한다. 멤버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인용과 어트랙트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기각, 그리고 강제조정이다. 다만 강제조정의 경우 양측의 이의신청이 14일 이내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강제조정 판결이 나오더라도 멤버들의 이의신청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 역시 재판 장기화를 피할 수 없게 되지만 변호인은 "이 역시 염두에 두고 있다"고도 했다.

어떻게 보면 강제조정 또는 기각 판결은 어트랙트에게는 그나마 유리한 판결일 수도 있다. 다시 한번 멤버들과의 합의를 도출할 기회를 얻게 되는 건데 이 결과가 나오게 하려면 멤버들의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어트랙트는 현재 멤버들의 결별 이유에 대해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를 지목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근거들이 재판부의 기각 판결에 어떻게 영향을 주게 될지가 관건이지만 결코 쉬운 싸움이 아니다.

더욱 안타까운 부분은 어트랙트가 현재로선 멤버들과의 결별 이후도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어쩔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나도 멤버들이 고개를 돌릴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한 가운데 인용이 나와도, 기각이 나와도 회사 손해에 대한 배상 관련 소송은 자의든 타의든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인용 결정이 나게 될 경우 멤버들은 일단 어트랙트와의 계약 관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고, 다시 이의제기를 한다 해도 만만치 않은 소송들을 거쳐야 한다.

그간 스타들과 소속사 간 계약 해지 과정을 봤을 때 첫 번째 소송 결과 이후의 소송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어떻게 버티느냐에 대한 싸움이었고, 대중은 이미 이에 대한 피로도가 쌓여있는 과정에서 관심도도 사라져갔다. 최근의 사례로는 지난 17일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민사 소송에서 승소한 이달의 소녀 츄가 있다. 이번 소송에서의 승소로 츄는 사실상 완전히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와의 법적 싸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피프티 피프티 역시 츄처럼 전속계약 부존재 확인 소송까지 진행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지금 피프티 피프티가 진행하고 있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계약의 효력을 말 그대로 정지시키는 것이고, 부존재 확인은 아예 계약 무효화의 의미가 더 크다. 츄처럼 아예 계약 무효화를 시키게 되면 어트랙트가 피프티 피프티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방법은 더욱 사라지게 된다.

바른 이동훈 변호사는 스타뉴스에 "만약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물론 항고도 하겠지만 기각으로 인해 전속계약이 존속되더라도 멤버들에게 활동을 강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단지 활동 거부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될 거고 아마 손해배상으로 책임을 지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프티 피프티의 결별 의지 이유에 대해서는 "전홍준 대표라는 범법 행위를 저지른 범죄자가 있기 때문이다. 법인 자산이라든지 재원들이 유출되는 부분들을 믿을 수 없다. 멤버들은 범법행위하는 대표와 함께 할수 없다는 취지"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와 함께 이동훈 변호사는 "이번 가처분 신청과 함께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본안 소송을 제기하는 것 역시 생각하고 있다"라며 "이번 전홍준 대표 고발과 관련해 새롭게 인지한 내용들을 담아 의견서를 제출하기 위해 새 심문기일도 열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동훈 변호사는 멤버들의 근황에 대한 질문에 "일단 소송 이후 활동에 대해서는 아직 막연한 상황"이라고 운을 떼고 "부모님들이 법인 설립한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새 소속사로 들어간다고 해도 지금으로선 마땅히 손을 내미는 소속사도 없다. 멤버들의 활동 의욕 의지는 강하지만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막연하고 구체적인 건 없다"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어쨌든 피프티 피프티의 이번 소송도 끝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누가 미소를 짓게 될지, 아니면 양측 모두 미소를 짓지 못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윤상근 기자 | sgyoon@
Go to Top
2019 Asia Artist Awards

투표 준비중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