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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희 "양현석으로부터 보복 협박 듣고 두려움 컸다"

  • 서울고등법원=윤상근 기자
  • 2023-08-25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보복 협박 혐의 항소심 4번째 공판에서 한서희가 자신이 보복 협박을 받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는 25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대표와 YG 매니저 출신 김모씨에 대한 항소심 4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예정된 증인 2명 중 1명이 증인 신문 진행 시 방청객 퇴정을 요청했다고 알리고 "증인이 건강 상의 이유로 소송 관계인 이외의 인원이 있는 상태에서 증언을 하면 건강에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서 이를 받아들였다"라고 밝혔다. 다만 한서희에 대한 증인 신문은 예정대로 공개로 진행됐다.

이후 한서희는 증인 신문에서 "2014년 양현석과 술집에서 만났으며 2016년 8월 22일 마약 혐의로 체포됐다 석방됐다. 수사 과정에서 비아이와 대마를 흡입했고 LSD를 판매했으며 이에 대한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를 제출했고, 석방 이후 김씨에게 비아이와 관련된 수사 내용을 먼저 알린 이유는 김씨가 그런 일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기 때문에 알렸다. 이후 YG 사옥에서 양현석을 만났고 연예인 지망생 신분으로 YG 사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나를 김씨가 데리고 갔는데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YG 사옥으로 가는지 물어보자 웃음으로 대답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동해서 양현석을 만났다"라고 답했다.

한서희는 "양현석에게 혼날 것 같아서 무서웠고 두려웠고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양현석을 만났을 때 웃은 적이 없다. 만난 당시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양현석에게 줬고 내가 김씨에게 보낸 비아이와의 대화 내용 캡쳐를 김씨가 그 자리에서 양현석에게 보여줘서 양현석이 확인했다"라며 "양현석이 내용을 보면서 질문을 따로 하진 않았다. 나도 지금 재판을 4년 동안 받으면서 뇌리에 박힌 말들만 기억나는데 당시 내게 자초지종을 물어봤고 내용을 보고 나서 진술 번복을 해라. 너 여기서 죽여버리는 거 일도 아니라면서 그때부터 협박을 시작했다"라고 주장했다.

한서희는 "나는 내 XX가 경찰서에 가는 꼴도 보기 싫다고 말했다"라고도 밝히고 "번복하라고 거듭 말하며 너 하나 죽여버리는 건 일도 아니라며 변호사 선임도 해주겠다고도 말했다. 이 말을 정확히 했다"라고 강조했다. 한서희는 "디스패치와 이야기할 때는 사생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기자님들 앞에서 단어 선택을 고려했던 것 같고 경찰 조사를 하면서 화류계 이야기도 포렌식 조사를 하다 나온 거다. (디스패치 기자 앞에서는) 용어 선택 필터링을 했다. 화류계에서 일하는 것도 알리기 전이었고 망가뜨리겠다, 못 뜨게 한다 등의 표현은 경찰 조사 때 많은 기억을 끄집어내려고 진술이 추가가 됐는데 그 기억을 지우고 싶었고 당시 분위기를 전하려고 했고 이후 인터뷰 때는 억울한 부분을 밝히려는 게 컸다. 앙현석을 향한 처벌의 목적은 크지 않았던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한서희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고 싶은 마음인데 기자 앞에서는 모든 걸 이야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양현석으로부터 연예계 활동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고 지금도 대단하신 분이고 이런 분의 입에서 이 세계에서 나를 없애는 건 일도 아니라는 말이 가수의 꿈을 갖고 업소에서 일하는 상태에서 '나는 아무런 힘이 없는데 이 사람 말을 안 들으면 사달이 나겠구나'라는 두려움을 가졌다"라고 말했다.

한서희는 "이후 비아이와 따로 연락을 하진 않았다. 비아이가 2016년 8월 일본에 갔다는 사실을 재판을 받으면서 알게 됐다"라며 "일본 가서 약을 다 빼왔다 라는 말이 쓰인 내용을 처음 본다"라고도 말했다.

양현석은 지난 2016년 8월 당시 YG 소속 그룹 아이콘 멤버였던 비아이가 마약을 구매해 흡입했다는 혐의와 관련, 공익제보자 한서희를 회유·협박해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양현석은 자신이 한서희를 불러 '(연예계에서)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거듭 부인해왔지만 검찰은 1심 결심공판에서 "공포심을 유발하는 해악 고지를 한 것이 명백하다"라며 양현석 전 대표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2022년 12월 1심 재판부는 "보복 협박이나 강요죄로 처벌하려면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공포심으로 의사의 자유가 억압된 상태에서 번복이 이뤄져야 하는데 여러 사정을 종합하더라도 양현석 전 프로듀서의 발언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충분한 증명이 되지 않았다"면서 양 전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1심 재판부가 사실관계 인정과 법리 해석을 잘못했다"라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에서 검찰은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양현석이 YG 사옥에서 피해자를 만나 설득하거나 압박하는 언행을 했으며 이해 대해 소속사 관계자가 방조했다고 했다. 이 사건의 피고인들의 행위가 비난 받지 않을 수 없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아이콘 리더로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한빈(비아이)이 LSD 등 마약 범죄를 저질렀고, 피고인은 김한빈의 범죄를 무마하려 했다"라고 했다.



2번째 공판에서까지 변호인은 "허위 진술 요구는 없으며 위력 행사도 없다"라며 피고인의 혐의를 부인했다. 양현석 변호인은 또 "진술 내용을 보면 돈 요구 내용은 한서희가 하지 않았다. 녹음된 파일을 제출하겠다고 했고 검사가 한서희 휴대폰을 가져오려 했는데 없었다. 과연 녹음이 됐는지를 물었더니 '꼭 제출하겠다'라는 답만 하고 제출도 하지 않았다. 한서희 조서를 보면 무언가를 물어봤을 때 자꾸 다른 이야기를 했다. (진술을) 믿을 수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후 지난 6월 3번째 공판에서는 비아이 아버지가 증인으로 출석해 비아이의 2016년 8월 일본 출국 당시 상황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문에서 비아이 아버지는 "오디션 나왔던 여자와 교류가 있었는데 불미스런 일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이 형량 축소를 하기 위해 한빈이의 이름을 거론한 것 같다고 했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서울고등법원=윤상근 기자 |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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