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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 이한별 "나나·고현정과 3인 1역, 현실감조차 없었죠" [★FULL인터뷰]

  • 최혜진 기자
  • 2023-09-01
신인 배우 이한별이 '인생작'을 만났다. 배우 나나, 고현정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주연 자리까지 꿰찼다. 초호화 라인업에 현실감조차 없었다고 하지만, 그는 정작 작품에서는 리얼한 연기를 펼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한별의 성공적인 첫발이다.

최근 이한별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극본, 연출 김용훈)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이한별, 나나, 고현정 분)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렸다. 극 중 김모미는 3인 1역으로 이한별, 나나, 고현정이 시기별로 연기했다.

특히 신예 이한별은 '마스크걸' 오디션에서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디션 합격 당시를 회상하던 이한별은 "그때 고현정 선배가 캐스팅돼 있던 상태였다. 오디션 합격 후 감격스럽다기보단 현실감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나나 선배도 캐스팅되면서 '정말 같은 역할을 하는 건가' 싶어서 걱정도 됐다"고 말했다.

김모미의 서사에 초반부를 맡아야 해 부담감도 컸다고 했다. 이한별은 "첫 부분이라 캐럭터의 서사를 잘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뒷부분은 시간이 압축되는 부분이 많아서 첫 부분이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누군가 내게 부담을 준 건 아니었다. 그냥 '해가 되지 말아야지' 하며 나 혼자만의 싸움을 벌였던 거 같다"고 털어놨다.

해당 작품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한별은 원작 속 김모미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이한별은 이러한 싱크로율에 대해 "스태프들이 만들어주신 부분이었다"며 제작진에게 공을 돌렸다.

실제 김모미는 수많은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이한별은 "처음에는 분장이 조금 달랐다. 첫 장면 찍으시고 감독님이 '웹툰의 모습처럼 보일 수 있는 분장을 넣었으면 좋겠다' 하셨다. 그래서 (메이크업을) 지우고, 또 지웠다. 대신 광대를 살리는 메이크업을 했다. 그렇게 현장에서 만들어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스스로는 '그렇게 닮았나' 싶었는데 완성된 모습을 보니 다들 너무 좋아하시더라. 내가 점점 못나질수록 좋아하셨다. 조명도 빼고 그랬다. '이게 괜찮은 건가' 싶었는데 점점 좋아해 주시니까 나도 동화가 돼서 신나게 했다. 싱크로율 부분은 (제작진에게) 맡기고 했다"고 전했다.

메이크업 관련된 일화도 털어놨다. 이한별은 "거의 민낯에 (광대에) 흑칠을 하는 메이크업만 더했다. 처음엔 각설이 같기도 했다. 정말 강했다. 눈썹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그건 나나 선배가 눈썹이 진하고 예뻐서 그걸 비슷하게 하려고 했다"며 "계속 흑칠 분장이 업그레이드됐다. 피부 메이크업은 거의 없었다. 핸섬스님(박근록 분) 만나러 가는 장면에서만 유일하게 뷰티 메이크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한별의 직업은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배우다. 자칫 못나 보이는 외형 표현이 부담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한별은 "작품을 할 수 있고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기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자신도 전형적인 미모의 배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필요한 곳, 나만 필요한 곳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배우로서 나를 알아봐 준 감독님을 만났고, 그렇게 기회를 얻었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그래서 미처 부담감을 느낄 새가 없이 그냥 신났다"고 밝혔다.
'마스크걸'은 이한별에게 큰 배움의 장이 됐다. 특히 '선배' 안재홍의 열연은 그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극중 안재홍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추남 주오남 역을 연기했다. 주오남은 거친 피부 결과 탈모를 지닌 인물이다. 안재홍은 특수분장으로 그의 외형을 완벽하게 표현해 화제를 모았다.

안재홍은 나나, 고현정과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 그는 성형 전 김모미를 연기한 이한별과 대부분의 촬영에 임했다. 이한별은 그런 안재홍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그는 "안재홍 선배를 처음 뵌 건 리딩 때였다. 그땐 내가 긴장을 하기도 하고 선배가 모자를 쓰고 계시기도 했다. 이후 주오남이란 캐릭터로 만나고, 그 모습을 계속 보니 분장이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가 안재홍 선배가 먼저 퇴근을 하신 적이 있다. 분장을 지우고 인사를 하시는데 알아보지 못했다. '감독님 아는 분인가' 싶었다. 보니까 머리숱이 빽빽했다"고 설명했다.

안재홍은 작품에서 명대사도 탄생시켰다. 극중 주오남은 상상 속에서 김모미에게 고백을 했다. 직장 동료들이 모두 바라보는 상황에서 '아이시떼루'(일본어로 '사랑합니다')를 크게 외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한별은 "내가 가장 가까이서 '아이시떼루' 연기를 직관했다. 당시 현장에서 모두가 동시에 빵 터졌다. 모두가 '이거다' 생각했다. 놀라긴 했는데 '주오남이니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어 아이디어를 안재홍 선배가 많이 내셨다"며 "'아이시떼루'는 딱 듣고 이게 명배우의 애드리브인가 생각을 했다. 그때가 굉장히 초반 촬영이었고, 상상 속의 키스신이 몰려 있던 회차의 날이었는데 분위기도 많이 풀어졌다. 여러모로 좋은 방식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한별은 나나, 고현정을 향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세 사람은 김모미의 다른 시기를 연기했다. 이에 한 장면에서 등장하진 못했지만, 정말 하나인 듯한 '케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세 사람은 지난달 16일 '마스크걸' 제작발표회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한별은 "예고편에서도 나는 마스크 쓴 모습이 나왔다. 그래서 제작발표회가 처음으로 많은 분들이 날 볼 수 있는 날이었다. 내겐 처음이라 굉장히 떨렸고 어떻게 진행되는 상황인지를 몰랐어서 많이 긴장했다. 그때 감독님과 선배들이 긴장을 풀어주시려고 뒤에서 많이 도와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고현정 선배는 무대에 올라갔을 때 중간에 서게 해주셨다. 또 나나 선배도 내가 처음이라 떨릴 거 알아서 손도 꼭 잡아주셨다. 계속 옆에서 '잘하네' 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처음 올라갔을 땐 너무 떨렸는데 선배들도 올라온 후에 (긴장감이) 많이 풀렸던 거 같다. 그때 너무 감사했다. 선배들도 '나도 아직도 떨리는데 너는 얼마나 떨리겠니' 하면서 챙겨주셨다. 그날 일정이 정신이 없어서 그때 말씀을 못 드렸는데 덕분에 마음이 많이 풀려서 무사히 그날을 마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한별은 '마스크걸'로 본격 연예계에 데뷔했다. 데뷔작이 히트작이 된 셈. 그러나 화면 속 자기 모습이 아직 익숙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내가 출연하는) 1, 2부는 못 볼 거 같아서 3부부터 봤다. 선배들이 나오는 걸 너무 재밌게 본 후 1, 2부를 봤다. 아무래도 내가 나오는 첫 작품이고, 많은 분들이 함께 보는 작품이 처음이어서 뒤 회차를 볼 때처럼 볼 수는 없게 되더라. 잘 못 봐서 멈춰 가면서 봤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실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보여서 아쉽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도 나오고 나서 많은 분들이 작품을 좋아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 선배들께도 연락이 와서 '축하하고 잘 봤다'고 해주셨다. 사실 1, 2부 감상을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객관적으로 보긴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한별은 일부러 시청자들의 반응은 찾아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사실 (공개) 첫날에는 궁금해서 반응을 봤는데 이런저런 얘기가 있었다. 다 좋은 반응일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봤지만, 열 개 중에 하나만 그런 게(안 좋은 반응) 있으면 어쩔 수 없이 그게 마음에 남더라. 그런 게 보일 때마다 혼자 집에서 가라앉는 느낌이 들어서 안 찾아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작품 관련) 반응이 많이 나오니까 주변에서 좋은 반응을 보내주셨다. 감독님도 좋은 기사, 반응 등을 캡처해서 보내주셨다. 배우 염혜란 선배님도 다른 분들이 잘 봤다는 내용을 전해주셨다. 덕분에 좋은 것들을 많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저라는 배우가 있고, 이렇게 연기를 하는 배우가 있다는 걸 보여 줄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보고 싶은, 또 기대가 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저는 항상 많은 작품들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작품들을 기분 좋게 보며 또 인생을 버텨왔거든요. 저도 오래 연기하면서 많은 분들께 기다림과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
최혜진 기자 |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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