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황기순이 과거 필리핀 원정도박 이후 삶을 고백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TV조선 시사교양 프로그램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황기순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황기순은 과거 원정도박 사건을 떠올리며 "30분 만에 잃은 돈이 8000불(한화 약 1000만원)이다. 처음에 돈 잃었을 때는 꼭 이겨야지 했다. 다섯 번 정도 갔을 땐 '이러면 안 되는데' 이 생각을 했다. 근데 행동은 자연스럽게 비행기에 탑승하고 멈출 수가 없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뉴스에 나왔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에 오후 다섯 시 정도면 낮이지 않나. 갑자기 장막이 내려오듯이 뭔가 내려오는 느낌이더라. 몸이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그럼 난 끝이네. 죽어야겠네, 어떻게 죽지' 생각했다. 근데 현실에선 배가 고프더라. 버텨야 하니까 무엇이든 입에 넣었다. 김치 같은 거 구해지면 무생채처럼 찢어서 아껴 먹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어머니도 누군가에게 해줄 수 있는 답은 없지 않나. 그냥 머리 조아리고 죄인이 됐다. 나 대신. '엄마가 다 손가락질 받아줄 테니 죽지만 말고 살아야 한다'라고 했다"라고 얘기했다.

황기순의 누나는 "딸이 '엄마 삼촌이 뉴스에 나오는데 어떡하냐'고 하더라. 엄마는 모르시니까 TV 끄라고 했다. 내일 아침 신문도 없애버리라고 했다. 3일 뒤에 지인 통해서 알게 됐다. 집에 와보니 누워 계셨다. 방송국에서도 집까지 찾아왔다. '방송 나가는 건 좋지만 인터뷰 안 한다. 마음에 상처 있는 사람들 더 마음에 상처 주지 마세요'라고 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때 엄마가 내 나이다. 힘든 건 이루 말할 수 없다. 내색도 못 했다. 새벽에 일어나니 엄마가 안 계시더라. 나중에 비닐 봉지를 가져오더라. 담배꽁초를 다 주어 온 거다. 담배꽁초를 하나씩 주울 때마다 죄가 없어지겠다고 생각하면서 돌아오는 날까지 주웠다. 쌀자루 5개를 모은 거 같다"라고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