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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순 "원정도박으로 파산→재기 성공..재혼 후 기러기 6년 차"[마이웨이] [종합]

  • 김나연 기자
  • 2023-09-11
코미디언 황기순이 과거 필리핀 원정도박을 후회하며 현재 일상을 공개했다.

10일 방송된 TV CHOSUN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황기순이 출연해 과거 원정도박 사건을 회상했다. 그는 "80년대 전성기 당시 한 달 수입 2000만 원~3000만 원 정도였다. 당시만 해도 엄청난 돈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황기순은 지난 1997년 필리핀 원정도박을 떠났고, 전재산을 잃었다. 아내에게 이혼까지 당한 황기순은 필리핀에서 2년여간 노숙자로 지내며 도피생활을 했다.

황기순은 도박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경조사에 가서 고스톱을 재미로 시작했다. 당시에는 돈을 잘 버니까 몇 십만 원은 작게 느껴졌다. 돈을 잃어도 재밌게 놀다가 집에 갔다.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 분위기가 되면 본전 생각이 나더라"라며 "도박이라고 단 한 번도 생각을 못 했다. 본전을 위해 계속했던 것. 그러다가 금전적 상황이 안 좋아졌고 돌파구로 카지노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30분 만에 8천불(약 1000만 원)을 잃었다. 처음에는 다음에 와서 꼭 이겨야겠다고 생각했고, 다섯 번 정도 갔을 때는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더라. 멈출 수가 없었다. 도박의 늪에 빠져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모든 게 끝난 것 같았고, 죽고 싶었다. 마닐라의 빈민가를 전전하면서 숨어 지냈다. 밥을 먹을 기회가 생기면 버텨야 하니까 입으로 쑤셔 넣었다. 김치라도 구해지면 찢어서 아껴 먹었다"면서 동료들의 응원에 힘을 얻었다고. 김정렬은 "동료로서 마음이 아팠다. 잘못될 수도 있으니까 살려보자는 마음으로 필리핀에 찾아갔다. 후배의 인간성을 알기 때문에 상하지 않는 반찬을 싸서 갔다"고 했고, 황기순은 "(주) 병진이 형이 봉투에다가 필리핀 돈을 넣어줬다. 봉투 겉면에 '죽지만 말고 살아 돌아와라'라고 써있었다. 모두가 나를 비난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희망이더라"라고 말했다.

원정도박 재판 당시 "무조건 앞만 보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는 황기순은 재기에 성공했다. 또한 그는 2005년 재혼해 2009년 득남했다. 현재는 기러기 아빠로 지내고 있다고.

황기순은 "중학교 2학년 아들의 학업 때문에 6년쨰 기러기 생활 중이다. 방학 때는 서로 왕래하며 지낸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는데 아내는 저를 믿어주고, 서로 이해하고 걱정해주니까 애정전선은 이상 없다"고 전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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